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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과연 ‘이준석 신당’을 창당할까. 이 물음은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신당이 창당되면 보수진영의 세력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이준석 연합군’으로 간신히 승리했는데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 세력이 떨어져 나간다면 상당한 전력 누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준석 신당 출현에 대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준석 신당이 민주당 이탈 세력까지 일부 ‘흡수’하는 광범위한 중도신당을 지향할 경우 진보진영의 ‘반 이재명 세력’ 일부가 민주당 지지 궤도에서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전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단순한 신당 창당 논의뿐 아니라 민주당 이탈 세력까지 규합한 ..
지금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인요한’입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위원장은 연일 메가톤급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중 ‘압권’은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입니다. 인 위원장이 다분히 논란이 될 만한 중대한 사안인 영남 물갈이론을 ‘굳이’ 혁신위 출범과 함께 제1 의제로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사자들의 반발이 뻔히 예상되고 그것이 혁신위의 초반 착근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인 위원장은 만사 제쳐두고 ‘영남 영감님’들부터 건드렸습니다. 인 위원장이 김기현 주호영 등 ‘영남 스타’들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수도권 출마를 사실상 종용한 것은 그 자체로 강렬한 정치적 메시지로 읽힙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의 ‘영남권 중진 물갈이’는 자신이 소신껏 만들어낸 ..
여의도에 ‘벽안의 외국인’이 등장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자신이 물러나는 대신 ‘개혁의 대리인’으로 인요한(영어명 John Linton) 혁신위원장을 내세웠다. 그런데 한국말도 잘 못 할 것 같은(전남 순천 토박이(출생은 전주)인 그는 전라도 사투리를 기가 막히게 쓴다고 한다) 외국인이 갑자기 왜 정치판에 나타났느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치 구력’은 초급이 아니다. 그는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당선 이후 대통령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아 여의도 정치판을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 후에도 보수정당의 혁신위원장 하마평에도 자주 올랐을 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고,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 폭..
참으로 의아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사과와 반성의 수사를 쏟아내는 것이. 그동안 윤 대통령은 ‘이념’이라는 두꺼운 갑옷을 입고 ‘누가 뭐래도 내 갈 길 간다’며 자신감과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런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크게 느낀 바가 있었는지 민생과 현장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윤 대통령의 국정 방향 급선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진보 언론인들마저 ‘대통령이 달라졌어요’라고 반기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말은 국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며 이번 ‘반성’을 큰 폭의 방향 전환을 하는 예고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성한용).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윤 대통령이 그간 견지해 온 국정과 이념..
더불어민주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했다. 당시 진교훈 후보의 표정은 밝았지만 홍익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표정관리’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의 보궐선거 공식 반응은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맞는 말이다. 사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실수’할 때 떨어지는 떡고물만 야금야금 받아먹는 ‘반사이익 전문 정당’이라는 비판 때문에 선거에 이기고도 마음대로 웃지도 못할 만큼 민심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뒤 보궐선거까지 승리하게 되면서 ‘이만하면 총선 승리는 떼 논 당상’이라는 낙관론 바이러스가 스멀스멀 퍼지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에게 보궐선거 승리는 총선 승리 ..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 ‘뻔한’ 수습책을 내놨습니다. 압권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15일 한밤의 의총이었습니다. 선거 패배 이틀 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이드라인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장에서 정말 말 잘 듣는 모범생답게 ‘차분하게’ 수습하는 모양새를 기가 막히게 연출했습니다. 의원들이 4시간 넘게 격론을 벌여 내린 결론은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더욱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웅 의원은 “우리가 강서구청장 선거를 단결을 안 해서 졌느냐. 단결을 너무 잘 해서 진 것 같은데”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인데 용산의 ‘지혜로운 변화’ 오더를 ‘단결’로 받들어 모시는 놀라운 충정을 시전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정치권에서는 15%포인트 이상 격차(최종 개표 결과는 진교훈 56.5%,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 39.4%로 17.1%포인트 차이)가 커질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일방독주와 불통에 대한 중도층이 결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의 민심이 강하게 작동했음을 보여주었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연전연승하던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패했다. 강서구가 민주당 강세지역에다 구청장 선거이긴 하지만 집권세력의 ‘독주’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까지 그 파급력이 ‘증폭’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현 상황을 자초했고 국민의힘이 남일 ..
이스라엘에 전면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략’을 보면서 먼 나라 이야기라 우리에게는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50년 만에 최악의 기습 침공을 받은 그 배경을 보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전쟁 발발 직후 현지에서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의 분열 야기와 정치 실종이 하마스의 도발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윗’ 하마스가 ‘골리앗’ 이스라엘을 대범하게 침공한 배경에는 양측 간의 해묵은 갈등과 하마스의 헤게모니 장악도 그 이유이지만 국내 정치의 분열에 따른 ‘자멸적인 요인’도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에 출범한 제 37대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 민족주의와 유대교 근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두 번째 사례로, 35년 만에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은 야당이 대법원장에 대해 ‘정치적 비토’를 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 후보자의 흠결이 워낙 많아 사법부의 전반적인 정서가 상당히 부정적이었고 그런 법조계 기류를 야당이 임명동의안 표결에 적극 반영한, 양측의 ‘합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부결로 이균용 후보자는 그동안 쌓은 법조계 경력도 한순간에 무너지며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번 부결이 이균용 후보자의 자업자득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이 후보..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대결 조장과 갈라치기 ‘기세’에 눌려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용산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총선은 치러야 하기에 최소한의 ‘중도정당’ 냄새는 풍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기현 대표가 고육지책으로 영입한 첫 번째 중도 확장 ‘통합’ 인사가 바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입니다(조 의원은 비례대표 신분이라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합당 전 겉은 여전히 시대전환, 속은 국민의힘이다). 조정훈 의원은 극한의 진영대결을 노정하고 있는 21대 국회에서 한때 합리적인 대안 제시와 가치지향적인 정치인으로 호평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하필 ‘민주당 출신 의원’을 첫 번째 영입 인사로 선정해 선거 전 ‘철새 1호’를 당의 외연 확장 간판으로 내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