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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정치학에서 ‘계파(faction)’는 정당 내부에서 특정 지도자나 이념·정책,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결집해 공동의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는 집단을 말한다. 한국 정치의 계파는 특히 이념이나 정책 못지않게 특정 정치지도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인적 결사체 성격이 강하다. 친박·친이·친문·친명이라는 익숙한 이름들이 하나같이 노선이 아니라 대권주자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기자들에게 계파는 정치의 이면을 읽어내는 일종의 암호해독기다. 발언의 뜻이 모호할 때 계파라는 코드를 대보면 뜻밖에 풀린다. 물론 그 프레임에 갇혀 본질을 놓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시대와 진영의 계파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의외로 닮은 습성과 작동 방식이 발견된다. 이에 계량적 분석에 따른 실증 연구가 아니라 취재 과정에서 체득..
작고한 김민기(1951~2024)는 ‘봉우리’에서 성공을 물었다. 그 노랫말 중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라는 부분이 있다.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의 한 젊은 정치인을 보면서 이 가사를 떠올렸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그의 기습 기자회견 소식에 기자들은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보며 소통관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요지는 분명했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것, 언론이 이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인사권자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 자신을 지명했을 것이라는 것 등등. 반쯤 높은 톤에 당당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완강함이 느껴졌다. 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지명했다. 1990년생, 만 36세.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헌정 사상 최연소 국무위원이 된다. 소수정당 대표를 국무위원으로 발탁한 것 역시 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파격에는 그만큼의 논란도 따라붙고 있다. 특히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를 던지는 문제가 그의 장관직 직행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회법 29조는 국회의원 겸직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면서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예외로 둔다. 지역구든 비례든 구분하지 않으니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문제는 관례다. 비례대표가 입각하면 의원직을 내놓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고 공직선거법 200조 2항에 따라 사퇴해도 같은 당 다음 순위 후보가 승계하니 당의 의석이 사라지지도 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