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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성기노 칼럼] 조국은 어쩌다 비호감이 돼가나 본문

최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6·3 평택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과 각종 클립에서 소비되는 그의 이미지는 호감이라기보다 비호감에 가깝다. 단순한 인상비평으로 치부하기엔, 그가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라는 점에서 이 변화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조국 정치의 분수령은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이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고 구속됐던 그는, 출소 직후 곧바로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하지만 형기의 3분의 1 정도만 치르고 나온 이 조기 사면은 처음부터 ‘특혜’ 논란을 낳았다. 조국은 형식적 사과를 반복했지만 여전히 검찰 권력의 희생양이라는 피해자 서사를 놓지 않았고 사면을 ‘정치적 부활의 신호탄’으로 적극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사면 뒤 바로 정치에 뛰어든 조국의 ‘조급증’은 과거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대응과는 사뭇 대비된다. 김경수는 문재인 정부 말 사면 가능성이 거론될 때조차 ‘정권이 나를 구제해주는 그림’을 거부했고 다음 정권에서 뒤늦게 사면된 뒤에도 정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반면 조국은 사면 직후 곧바로 신당을 창당하고 광폭 행보에 나섰고 국민 10명 중 6명은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같은 ‘사면’이 한쪽에선 책임의 완결로, 다른 한쪽에선 특권의 향유로 읽힌 셈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국은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서울대 법대 교수, ‘개혁의 아이콘’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외모·화법까지 포함한 이미지 자산을 두루 갖춘 정치인이다.
그러나 출감 이후 그는 스스로를 ‘이미지 과잉형 정치인’에서 정책과 행정 리더십을 갖춘 현장형 정치인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검찰개혁과 내란척결이라는 거대 담론을 앞세웠지만 정당 운영과, 정책 개발 특히 당내 성비위 사건의 안일한 대응 등에서 신뢰받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평택을 출마를 둘러싼 이른바 ‘간보기’ 논란도 조국의 성과중심형 정치인으로의 전환 실패를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다. 결단보다 손익 계산이 앞섰고 평택시를 ‘평택군’으로 칭하는 등 지역 사정에도 밝지 못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평택을 선택 이유를 ‘평택이 내란 심판의 최전선’이라는 과장된 프레임으로 덮으려 했다는 인식은 그에 대한 냉소와 피로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정치의 언어는 거대한데 정책과 실행 능력, 콘텐츠는 비어 있다는 비판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조국은 1990년대 ‘스타 정치인’ 박찬종의 궤적과 겹친다. 사법·행정·회계사를 모두 패스한 고시 3관왕, 인권 변호사, ‘미스터 클린’ 이미지로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던 박찬종은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현실 권력으로 전환할 정치력과 조직력, 행정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채 급락했다. 도덕성과 개혁 이미지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한 사례였다.
조국 역시 도덕성과 개혁의 상징으로 정치적 자산을 축적했지만 가족 입시 비리와 당내 성비위 논란에 대한 미온적 대응으로 ‘내로남불’ 이미지만 강화했고, 그 미심쩍음을 해소하지 못한 채 곧바로 평택을 재보궐 선거에 뛰어들었다. 신선함과 개혁을 내세웠던 정치적 상징은 위기 국면에서 스스로를 구해줄 무기가 아니라 가장 취약한 공격 지점으로 바뀌었다.
박찬종이 말은 있었지만 삶과 구조를 바꾸지 못한 정치인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조국도 도덕과 개혁을 말하지만 구체적 제도 변화와 생활 정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담론형 정치인이라는 평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노인회 방문 연출 논란, 성비위 외면과 피해자 호소에 대한 침묵, 사소한 해명에서 반복되는 어색한 말 돌리기 등은 이 비호감의 구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 영상과 SNS가 지배하는 시대, 작은 위선과 어색한 몸짓 하나가 전체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환경 속에서 조국의 특권 의식과 대중의 엄격한 기준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국 대표의 평택을 출마에 대해 ‘좋게 본다’는 비율은 28%, ‘좋지 않게 본다’는 38%로 부정적 반응이 더 높았다(전화면접조사,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조국의 비호감은 ‘한순간의 인상’이 아니라 사면 이후의 기회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선택들이 적층한 자업자득 결과다. 마치 ‘잘난 나를 국민이 마다할 리 없다’는 전제를 깔고 움직이는 듯한 나르시시즘적 자기 확신이, 대중의 눈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유리성에 사는 왕자님의 자만으로 읽히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특혜성 사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도덕성과 개혁 이미지를 생활 정치와 정책 성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아직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치는 결국 타인의 평가를 견디는 일이다. 그 평가를 설득하지 못하는 순간 어떤 화려한 서사와 이미지도 민심의 냉혹한 기준을 넘어설 수 없다.
*이 글은 2026년 4월 24일자 투데이신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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