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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취임해 2월 13일이면 50일째가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과 저조한 지지율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검사 출신 한동훈 위원장에게 자신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맡겼습니다. 당내에 3선 이상의 중진들이 즐비함에도 큰 선거 때마다 외부에서, 그것도 평생을 유죄냐 무죄냐의 이분법적 사고를 해오던 검사 출신들만 데려와 ‘우리 금배지 좀 달게 해주세요’라고 읍소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여당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정치를 얼마나 한심하게 해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럼에도 한동훈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컨벤션 효과와 ‘뉴페이스’ 전략으로 반짝인기를 얻으며 지지율도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동훈이라는 실제 정치인에..
거대 양당 체제를 깨기 위해 합종연횡을 엿보던 제3지대 정당과 신당 추진 세력들이 설 연휴 첫날인 2월 9일 전격 통합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 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은 이날 ‘같은 버스’를 타고 총선 종착역에 도착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설 명절 밥상에 어떻게 해서든 제3지대 정당 이슈를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과 급박함 때문에 그동안의 주도권 기 싸움을 뒤로 물리고 일단 ‘개문발차’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합의 전날 밤까지도 통합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던 4개 세력은 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합동 귀성 인사를 진행한 뒤 이원욱 의원실에 다시 모여 협상을 계속한 끝에 오후에 합당을 전격 발표했을 만큼 통합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하..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지도력은 ‘보스 리더십’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호탕한 성격에 화려한 언변으로 어딜 가든 좌중을 압도하며 주목을 받습니다. 참모들을 일단 임명하면 웬만해선 교체하지 않고 밀어줍니다.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두려워하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독려합니다. 아랫사람 입장에서는 신이 나서 일할 법도 합니다. 지난 2022년 4월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옛날에 트루먼 대통령이 자기 책상에 써놓은 팻말이 ‘The Buck Stops Here’였다.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모든 책임은 나한테 귀속된다는 뜻”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경구’를 굳이 인용한 것은 바로 자신이 앞으로 책임감 강한 지도자로 남고 싶다는 대 국민 약속이자 일종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9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대표는 4월 총선과 관련해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매우 어려운 선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목표는 1당이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를 올린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총선 목표는 실제 득표 가능한 수치라기보다 선거 승리를 위한 사기진작용 ‘정치 메시지’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이 대표가 선거제 개정 등에 대해 보인 반개혁적인 행보와 쇄신 지체, 공천 잡음 등으로 ‘언감생심’ 150석 이상 의석을 호언장담하는 건 무리수라는 시각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핵심 이슈였던 선거제 개정을 끝내 결단하지 않고 ‘전 당원 투표’의 장막 뒤로 숨어버렸다. 그동안 민주당은 정치적 이..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70여 일을 앞두고도 여전히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정치 국면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고 정권심판론이 지원론을 앞서고 있어 야당에 유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정치적 호재의 과실을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그동안 민주당이 그동안 누렸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동반 실정(失政)’의 반사이익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출범 한 달을 맞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며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1월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차 권력 전쟁이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총선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측이 사전조율한 ‘약속 대련’인지, 아니면 실제로 한 위원장의 ‘월권’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극대노 하면서 실제로 나가라고 요구했지만 한 위원장이 버티며 파문이 확산하자 용산이 서둘러 뚜껑을 닫아버린 ‘실전’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순발력 있게 ‘약속 대련 프레임’을 퍼뜨렸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더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장면을 공개적으로 연출해 권력갈등이 일어난 것처럼 ‘연출’한 뒤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를 이제 사과하느냐 마느냐 문제로 축소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이 대표의 약속 대련에 동조하는 사..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째 되는 날인 지난 1월 21일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당 공식 입장문에서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아무리 총선이 중차대한 정치 이벤트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대통령 권력과 집권당 권력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것은 역대 정권 그 어느 곳에서도 노정되지 않았던, 일종의 ‘대사변’입니다. 먼저 이관섭 비서실장이 서울 모처에서 한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는 이야기가 여권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또한 ‘친윤계’ 의원들 몇몇도 이관섭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새벽 2시 신평 변호사의 ‘나의 때가 지났다’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좋아요’를 남겼던 일이 알려져 정가에 작은 화제가 됐다. 신 변호사는 이 글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남겼지만 국정 최고 지도자가 한 ‘장삼이사’의 SNS에 몸소 ‘좋아요’를 날려주신 것에 감읍했는지 “(윤 대통령이 ‘좋아요’를) 누른 시간을 보니까 새벽 2시더라. 윤 대통령이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그때까지 안 자고 이것을 보시는가 싶으니 내가 참 할 말이 없다”는 따뜻한 화답을 남겼다. 이 ‘가십’을 좋게 보자면 윤 대통령이 그 바쁜 국사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가 한때 자신이 ‘정치 멘토’로 삼았던 신 변호사의 사소한 글 하나까지 챙기는 따뜻한 인..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현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이 당무 복귀를 앞둔 이재명 대표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어 신속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사건이 현 부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총선을 앞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성희롱 논란의 구렁텅이 속으로 함께 몰아넣고 있습니다. 사실 현 부원장은 그동안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대표의 장외 스피커 역할을 충실히 해온 만큼 총선을 앞두고 깨끗하게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 대표의 당무 복귀와 쇄신 의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 부원장은 그것과 정반대의 부적절한 대응 행태를 보여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국 운영이 계속되면서 정치 실종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에 즉각 거부권을 행사해 자신의 가족에게 ‘면죄부’를 주는, 권력의 부당한 사유화를 드러냈다. 또한 대통령실과 내각 출신 최측근 인사들에게 대거 총선 공천장을 줄 준비를 하면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대통령의 ‘거수기’로 만들려고 한다. 먼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그 명분이나 방어논리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의 허물에 대해서만 관대하고 법치적용에도 예외를 주장하는 것은 권력을 오로지 내 편의대로 쓰겠다는 몰염치하고 뻔뻔한 행위다. 국회 다수당에서 발의한 법안, 그것도 대통령 부인의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이니 ‘위헌적 요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