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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내년 총선을 4개월여 남겨 두고 여당 국민의힘이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여당의 오매불망 희망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의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이미 레임덕은 시작됐고 더 이상 ‘윤석열 만능 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많은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는 김기현 대표는 ‘시기가 되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무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여권의 총선 정치를 좌우하는 윤석열-김기현 쌍두마차가 레임덕과 무능론으로 헤매다 보니 국민의힘은 당연히 선장을 잃고 망망대해를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됐다. 총선 승리의 목적지가 눈에 빤히 보이는데도 그곳까지 배를 이끌고 갈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당이 혼란에 빠져 ..
정치는 원칙과 상황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외줄 타기와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자나 깨나 ‘정의와 자유, 공정, 평등’ 같은 민주주의 ‘원칙’을 외치고 다니지만 그런 절대 선의 가치는 상황과 이념과 진영의 ‘스리쿠션’을 맞으면서 본래의 뜻이 왜곡되고 변주돼 같은 편의 이익과 편의에 맞게 자의적으로 재해석되곤 합니다. 정치인들은 항상 원칙을 입에 달고 살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돌변하여 그 원칙을 깔아뭉개고 말을 바꿉니다. ‘내가 있고 원칙이 있는 것이지 나도 없는데 무슨 얼어 죽을 원칙 따위를 지키란 말이냐’는 여의도의 경험칙은 지금도 정치인들이 말 바꾸기를 식은 죽 먹기로 하는 자기 합리화의 근거가 되곤 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11월 28일 이재..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 참패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실망하고 속이 많이 상했다. 한국이 역대 국제대회 유치전에서 29표(전체 165표)밖에 얻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 많은 국민들이 화가 나고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29표는 받을 수 있을 건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부처 장관들, 그 바쁘다는 재계 총수들까지 총출동해 1년여동안 200여개국을 훑으며 박박 긁어모은 표가 고작 29개라니...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한 지 6일 만인 지난해 5월 1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전략회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취임 후 1년 7개월간 미국 영국 프랑스 폴란드 일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12개국을 방문..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 사이에 ‘권력 쟁투’의 ‘대환장 파티’가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권이 출범한 지 아직 2년이 안 됐는데도 벌써부터 집권당 핵심 세력들이 대통령의 명령을 ‘전혀’ 들어먹지 않고 반항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입니다. 지난 10월 31일 자 칼럼(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승리 ‘차도지계’)에서 윤 대통령이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그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내세워 차기 총선 물갈이를 위해 ‘윤핵관’들을 치려고 ‘차도지계’를 이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쓴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어찌 된 일인지 한창 짱짱하게 권력의 매운맛을 보여줘야 할 ‘2년 차’ 윤 대통령의 칼날이 아직 그렇게 날이 서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요한 위원장이 혁신위 출범하자..
최근 더불어민주당 관련 뉴스가 국민들을 감동시킨 적은 거의 없다. 이준석 한동훈 등 보수진영의 ‘광대’들이 여론을 휘젓는 사이 민주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고요한 당에서 그들만의 안락함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들려오는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이 설친다’ 발언은 ‘야성’을 잃어버리고 그들만의 ‘권력 놀음’에 빠져 있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슬픈 에피소드로 받아들여진다. 최 전 의원이 민주당 내 대표적인 ‘윤석열 탄핵강경파’에 속하는 민형배 김용민 의원과 함께 자리를 해 분위기 업 차원에서 ‘오버’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월 민주당 의원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연일 언론의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7일 동대구역에서 펼쳐진 한 장관의 사진 촬영 ‘소동’은 한 편의 잘 짜인 각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총선은 국민 삶에 중요하다”며 “평소 대구 시민들을 깊이 존경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최고의 립 서비스를 날리며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중의 ‘대구검찰청 퍼포먼스’를 연상시킵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전날인 2021년 3월 3일 대구지방검찰청을 찾았을 때 시민들이 몰려들어 꽃다발을 주고 열렬히 환영했던 것이 화제가 된 후 정치판으로 직행했던 장면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정치 ..
그리스 아테네에서 전철을 타고 아크로폴리스 역에 내리면 웅장한 언덕과 성채가 나타난다. 고대 그리스의 유적들이 즐비한 이 곳에는 기원전 600년에 만들어진 인류 최초의 극장 디오니소스의 흔적도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 인들은 이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연극을 최초로 공연했다. 당시 고대 그리스 국가는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비극을 소재로 한 연극을 가장 많이 올렸다. 그리스 권력자들은 신화 속 영웅이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져 고통 받는 모습을 더욱 비극적으로 그려 인간은 누구도 교만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되며 신과 운명 앞에서 겸손할 것을 사람들에게 은근히 바랐다. 고대 그리스는 비극 공연을 통해 아테네 시민들에게 지금의 현실과 체제가 최상이라는 허상을 끊임없이 ‘주입’하려 했다. 사람들은 비극을 통해 눈..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유치하고 도를 넘은 말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월 9일 한 장관을 향해 ‘건방진 놈, 어린놈’ 등의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장관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며 송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또 이를 받아 “단언컨대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이라고 두 사람의 전투에 끼어들었습니다. 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후진’ 말싸움입니다. 또한 지난 11월 9일에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장관을 ‘같잖아서’라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민형배 의원이 ‘맛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쏘아붙였고, 국회에서 한때 한동훈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1월 7일 김어준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 ‘총선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법률적 해명)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느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비법률적 방식’을 내년 총선 출마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틀 뒤인 11월 9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자신의 신간 ‘디케의 눈물’ 사인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 문 전 대통령이 깜짝 ‘출연’했고,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 장면도 보란 듯이 연출했다. 조 전 장관은 ‘김어준-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미장센’을 이용해 자신..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합니다. ‘옆 동네’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과 ‘이준석 신당’ 등의 정치 이슈에 ‘김포 서울 편입’과 ‘공매도 금지’ 등의 정책 이슈로 연일 바람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1당인 민주당의 지금 모습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침잠 모드입니다. 오직 윤석열 대통령의 ‘똥볼’ 하나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내년 총선 200석 압승설까지 당내에 스멀스멀 번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당내에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탄희 의원은 지난 11월 1일 “내년 총선에 우리 당의 최대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기반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거다. 소위 말해서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최대한 내리는 거다”고 자신 있게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