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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칼럼] 한동훈과 민주당의 ‘막가파 전쟁’ 결말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11. 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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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유치하고 도를 넘은 말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월 9일 한 장관을 향해 ‘건방진 놈, 어린놈’ 등의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장관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며 송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또 이를 받아 “단언컨대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이라고 두 사람의 전투에 끼어들었습니다. 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후진’ 말싸움입니다. 

또한 지난 11월 9일에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장관을 ‘같잖아서’라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민형배 의원이 ‘맛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쏘아붙였고, 국회에서 한때 한동훈 장관과 함께 ‘톰과 제리’ 역할을 했던 최강욱 전 의원도 지난해 8월 법사위에서 “그따위 태도를 하면···”이라거나 올해 8월 “그러니까 깐죽거린다는 소릴 맨날 듣는 거다”라며 조롱했습니다. 

일국의 장관 정도에게 이처럼 야당의 저주와 조롱이 집중적으로 장기간 가해진 적이 일찍이 있었나 싶습니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한동훈 공격에 대한 공통점은 그의 답변 ‘태도’와 ‘자세’를 ‘유교적으로’ 꾸짖곤 한다는 것입니다. 장관의 ‘품성론’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감정적이고 비꼬는 ‘언어 린치’에 대해 한 장관 또한 한 번도 지지 않고 끝까지 같은 수위로 응수를 해 양측의 설전은 언제나 찜찜하고 지저분하게 끝이 납니다. 

국민은 민생에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는 한동훈과 민주당의 ‘저질 배설’에 짜증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그럼에도 양측의 감정싸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장관이 차세대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에 이어 2위의 아성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유력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끊임없이 그를 ‘두드려 패야’ 합니다. 한 장관 또한 국무위원의 ‘정도’를 한참 벗어난 채 국민의힘을 대표해서 야당과 싸우는, 보수의 ‘대권 전사’ 역할을 보란 듯이 시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민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을 살살 긁는다고 해서 당에 무슨 실익이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 듭니다. 민주당은 얄팍한 송곳 언사로 ‘한 장관을 기분 나쁘게 했다’며 자위할지 모르지만 지난해부터 그렇게 흔들어 대도 한 장관은 차세대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에 이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5월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이제 좀 민주당 의원들도 한 장관에 대한 ‘지적질’ 전략을 바꾸는 게 어떨까요. 지금 민주당 내에서 ‘말빨’로 한동훈 장관을 제압할 의원도 잘 보이지 않는데 왜 자꾸 초등학생 수준의 말꼬리 잡기나 하고 있을까요. 왜 어설프게 한 장관을 툭툭 건드리기만 하며 그에게 돗자리를 깔아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민주당에서는 “그렇다고 저렇게 오만하고 건방진 장관을 그대로 놔둬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오겠지요. 하지만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유치한 말싸움으로 그 아까운 ‘국정운영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는 것도 공직자의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이제는 정말 최악의 정치 수준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 의원들이 ‘한동훈 깨기 전략’을 좀 바꿨으면 합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시비를 걸어오면 철저하게 ‘비례적 대응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감정적인 인신공격에는 반드시 그 비슷한 수위와 비율로 되갚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의 정책 추진 실패나 인사 검증 실패 등의 질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문재인 정권의 ‘실패 사례’를 내세워 논리적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국무위원이라면 국회의원들을 상대할 때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한 장관은 그런 위축된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하게 역공을 취하곤 합니다. 여기에 말려든 민주당 의원들은 자중하지 못하고 감정적인 설전에 휘말리고 맙니다. 그렇게 해서 본전도 못 찾고 한 장관에게 ‘욕’만 들어먹고 유야무야 자리를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장관을 눌러서 제압하려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미 문재인 정권 때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집요하게 시도하다 집권 5년 만에 찍어내기 되치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민주당은 또다시 우둔하게 한동훈 장관을 밀어 올려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에게 방사능 측정기 관련 지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은 아직 날이 서지 않은 대장간의 무딘 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옆 동네 엄한 사람들이 주인을 대신해서 계속 내려치니 더 날카롭게 날이 서는 중입니다. 남의 집 좋은 일을 꾸역꾸역 하고 있는 민주당이 미련스럽게 보입니다. 지난해부터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향해 “감정적 대응은 피하고 설득력 있게 허를 찔러야 한다”는 대응 전략을 수도 없이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동훈’이라는 그들의 생존을 위한 ‘먹잇감’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잊을 만하면 ‘한동훈’을 호출해 욕을 퍼붓는 것은 그들을 지지해 주는 강성지지층들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용’이란 지적도 많습니다.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을 곳은 강성지지층밖에 없으니 그들이 좋아할 만한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공격을 한 장관에게 퍼부어 자기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당 의원들도 보좌관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해가며 한 장관의 정책 실패를 따지기보다 시원하게 ‘욕’ 한번 지르는 게 지지층의 환호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난한 길을 가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 장관 또한 연일 언론에 도배가 되는 자신의 ‘대권 퍼포먼스’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민주당 의원들과 한동훈 장관은 ‘윤석열-이재명 조합’처럼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하면서 서로의 정치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은 없고 공허한 ‘관종 정치’만 남게 됩니다. 민주당이 ‘한동훈’만 언급하면 지지층이 들썩거리고 반응을 보이니 그 ‘마약’을 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민주당이 다음 대선을 위해서라도 한 장관을 두드려 패기만 하는 ‘미련한 전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 등의 온갖 허물과 약점에도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은 2027년 대선만 되면 모든 시련이 끝나 집권할 것이란 환상과 기대 때문입니다. ‘대권주자 지지율 2위’인 한 장관 한 사람만 패면 ‘이재명 대통령 가도’의 지뢰가 모두 제거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9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장관을 '같잖아서'라며 비아냥거렸다. 사진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홍 원내대표(오른쪽)가 박주민 의원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동훈에 대한 ‘저질 공세’보다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비전과 능력을 갖췄다는 시그널을 끊임없이 발신하는 게 더 시급합니다. 결국 여야의 대권 승부는 양측 간의 말싸움이 아니라 ‘국민’들에 의해 판가름이 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 장관의 대권주자 지지율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가 잘 나서라기보다 민주당의 ‘제압 방식’에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한 장관의 업무수행 능력과 그 결과를 꼼꼼하게 따지고 분석해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그 대안을 계속 내놓아야 합니다. 

한 장관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농락하며 대응하는 것도 그들의 ‘송곳’이 전혀 아프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존에 제기된 내용을 ‘재창조’해서 돌려막기로 질의를 한다든지, 철저하게 발로 뛰고 발굴해 낸 ‘현장 질의’가 아닌 다분히 ‘왜 똑바로 못하느냐’는 식의 수박 겉핥기 질의를 반복하는 이상 그들은 한 장관에게 한낱 만만한 ‘먹잇감’으로 비칠 뿐입니다.


 

특히 한 장관은 그런 ‘낡아빠진’ 민주당 수장이 됐음에도 완전히 새로운 혁신정당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재명 대표 또한 만만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한 장관에 대한 야당의 오만한 대응 방식에도 불만이 있지만 민주당의 관성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위력에 의한 제압’ 방식에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한 장관의 차세대 주자 2위의 결과가 보수층의 전폭적인 ‘응답’에 의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오만하고 퇴행적인 ‘여당 체질’이 바뀌지 않는 한 그들은 다음 대선에서 한동훈이라는 정치신인에게 또다시 먹힐지도 모릅니다. 그런 ‘후진’ 결말을 맞이해야 하는 국민들이 불쌍할 따름입니다. 

 

(여성경제신문 11월 14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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