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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칼럼] 윤석열의 ‘무능 리더십’이 낳은 국민의힘 총선 폭망론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12. 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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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2월 22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전북 군산시 군산공설시장 한 음식점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12월 6일에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찾아 '떡볶이 먹방'을 보여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4개월여 남겨 두고 여당 국민의힘이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여당의 오매불망 희망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의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이미 레임덕은 시작됐고 더 이상 ‘윤석열 만능 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많은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는 김기현 대표는 ‘시기가 되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무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여권의 총선 정치를 좌우하는 윤석열-김기현 쌍두마차가 레임덕과 무능론으로 헤매다 보니 국민의힘은 당연히 선장을 잃고 망망대해를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됐다. 총선 승리의 목적지가 눈에 빤히 보이는데도 그곳까지 배를 이끌고 갈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당이 혼란에 빠져 있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정작 그 위기를 헤쳐 나갈 사람도,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여당의 위기상황은 국민의힘 내부의 보고서를 통해서도 그 강도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보고서가 지난 8일 공개되자 당에서는 난리가 났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황교안 대표)은 서울에서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 용산 등 8석을 확보했는데 내년 총선은 이보다 더 적게 나온다는 것이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이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 조직국의 선거판세 예상보고서는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조직국은 그동안 축적된 각종 여론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에서 구축한 각종 선거관련 지표와 판세를 종합 분석하는데 여의도연구원에 비견되는 신뢰도와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 조직국이 여론조사 수치와 지지율 등의 정량평가 비중보다 당에 대한 신뢰도와 여론관심 등의 정성평가를 더 엄정하게 반영한 결과가 이 정도인데 앞으로 후보가 확정되고 정량평가까지 더해지면 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에 대해 한 언론과의 인티뷰에서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이다. 정량적 분석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쁘다.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다 참조했을 때 지금 우세를 확신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4곳 정도”라며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0월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앞 광장에서 김태우 후보 당선을 위한 막바지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규 사무총장, 나경원 전 의원, 김 대표, 김 후보,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울 고작 6곳 당선 예상’의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이만희 사무총장은 “별반 근거 없는 것으로 초안을 작성했기 때문에 지금 재작성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에서 원하는 대로 ‘정무적 마사지’를 해서 다시 보고서를 작성해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역대 보수정당 최악의 지도부였던 21대 총선 황교안 대표 체제보다도 수준과 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지금 국민의힘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몇 가지만 짚어본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의 정국 장악 ‘단독 드리블’이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끝이 나면서 ‘대선 승리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됐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집권세력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윤 대통령의 그립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무능한’ 김기현 대표를 ‘핫바지’로 당에 앉힌 이후 집권세력에는 ‘윤석열’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그동안 근근이 버티던 ‘윤석열 만능주의’와 그 ‘신화’가 무너졌고 이는 곧바로 레임덕을 초래했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인위적인 물갈이를 시도했지만 윤핵관들은 콧방귀를 뀌며 무시했고 별다른 대안이 없는 윤 대통령도 김기현 대표의 ‘몽니’를 일단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윤석열 유일주의’의 둑이 무너지면서 여권의 권력 핵분열도 시작됐다. 결국 김기현 대표 체제는 연말을 전후해 완전 붕괴되고 총선에 나설 후보들은 ‘윤석열’ 브랜드를 버리고 지역구에서 각개전투로 생환해야 할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붕괴될 조짐을 보인 데에는 그간 쌓인 실정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특히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는 윤 대통령 지도력에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에게 보인 긍정적 지지율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외교 안보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엑스포 유치 실패는 그동안 힘겹게 쌓아 올린 한미일 3자 동맹의 외교성과마저 깎아 먹는 집권 이후 최악의 ‘똥볼’이었다. 윤 대통령에게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외교 안보 영역에서마저도 국민들이 이번에 완전히 신뢰를 접었다는, 그 실망의 시그널이 내년 총선에서 저항과 심판의 표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 

 

특히 윤 대통령이 엑스포 부산 유치 참패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희석시키기 위해 대기업 총수들을 부산 깡통시장에 ‘집합’시켜 떡볶기 먹방을 시전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2년 간 국정철학인 ‘쌍팔년도 보여주기 식 전시행정’을 그대로 드러낸 참담한 민낯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을 오로지 대통령의 위신과 체면을 살리기 위한 ‘병풍’으로 전락시켜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만든 것은 한국의 정치경제 수준이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중수부 선배인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내정한 것을 두고도 당에서는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인사는 대통령 국정운영의 양날의 칼이다. 좋게 쓰면 여론에 감동과 희망을 주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대통령 입맛에 맞는 ‘꽉 막힌’ 인사를 할 경우 민심의 이반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부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 한국 대표단이 11월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말로는 “국민은 무조건 옳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런 국민에 대한 ‘충심’은 인사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말로만 옳은 소리를 해놓고 정작 행동은 전혀 그것에 부합하지 않고 엉뚱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만큼 국민을 얕잡아보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도 국민들이 기억해 두었다가 내년 총선에서 분노의 표심으로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현재 여권 안팎에서는 또한 용산 대통령실의 ‘정무 라인’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에는 의정 경험이 전무한 한오섭 전 국정상황실장이 임명됐고 그 아래 정무비서관 역시 당 사무처 출신인 차순오 전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실장이 발탁됐다.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비서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많은 다선 의원들과 난다 긴다 하는 후보들간의 거중조정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때로는 ‘반 위협’으로 후보들을 주저앉혀야 하고 때로는 험지 출마를 강권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 정무라인은 국회의원 경험도 전혀 없고 오로지 ‘보고서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전쟁보다 더 치열한 공천 격투기장에 뛰어들어 전사들을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며 ‘선수’들을 골라내야 하는데 그들이 과연 그런 ‘실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을 한번 경험해 봤지만 이는 순전히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의 선거 노하우에 그냥 ‘묻어간’ 것일 뿐 자신이 직접 전략을 짜고 진두지휘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아직도 대선 승리 학습효과에 도취돼 내년 총선을 너무 쉽게 보고 덤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니 대통령실 정무라인도 의정경험과 정무적 조정능력이 탁월한 ‘공천 전략 전문가’를 기용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의 지시를 군소리 없이 고분고분 잘 따를 만한 ‘심부름꾼’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방문해 기업인들과 떡볶이를 맛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 불발 뒤 처음 부산을 찾아 지원책을 약속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주)LG 대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대통령실 제공)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폭망할 것이라는 예상은 순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과 무능에서 나온 것이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아무런 성과 없이 조기 해산한 것은 윤 대통령의 무능하고 오만한 리더십이 나은 당연한 결과일 뿐 총선 패배 예상의 적절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10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그 어떤 구체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수습책도 내놓지 못하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그림자 뒤로 숨어서 요리조리 책임론을 피해 다녔던 김기현 대표 또한 내년 총선 패배 예상의 직접 책임자가 될 수 없다. 그것 또한 사람 볼 줄 모르고 오로지 ‘딸랑거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기현이라는 인물에 속아 넘어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숙한 ‘선구안’이 문제일 뿐이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결과 기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의 격차가 16%포인트 차로 올해 최고치까지 벌어졌다. 12월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기대’ 조사에서 ‘여당 다수 당선’ 35%, ‘야당 다수 당선’ 51%로 1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10∼11월 연속 감소했던 양론 격차가 12월 들어 크게 벌어진 것이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조사가 이뤄진 시기는 ‘인요한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론’이 강하게 불던 때였다. 

내년 총선에서의 국민의힘 참패론은 더 이상 호사가들의 철 지난 레퍼토리가 아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한 인사와 무능한 국가 운영, 외화내빈 무실적 외교 참사, 비전도 없이 ‘이것저것 건드려 보는’ 즉흥적 리더십이 낳은 총체적 난국의 구체적 결과물일 뿐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 하락하면서 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추락하고 그나마 유능한 보수세력 인재들도 여당에 등을 돌려 더욱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악순환의 무한루프로 빠져들고 있다. 내년 총선보다 대통령 임기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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