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통합당 30대 후보들의 쓴소리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 놓고… 반문만 외치다 폭망" 본문

정치

통합당 30대 후보들의 쓴소리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 놓고… 반문만 외치다 폭망"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18. 01:51







728x90
반응형

(왼쪽부터)이준석, 조성은, 김재섭, 박진호, 이윤정

 

미래통합당의 30대 청년들이 참패의 원인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조선일보는 보수신문임에도 이례적으로 통합당의 30대 총선 후보들의 패배 원인 분석과 쓴소리를 보도했다. 30대 청년후보들은 "통합당은 2016~2018년 대통령 탄핵, 선거 3연속 패배 등 네 차례나 국민의 경고를 받고도 권위주의적 당 문화, 구시대적 계파 싸움, 특권적 사고방식을 전혀 청산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4·15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 눈에 조국 전 장관이 '악당'이었다면 우리 당은 '괴물' 또는 '쓰레기'였던 것 같다" "극우 세력과 '영남 중심주의'와도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통합당 수도권 낙선자들은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그 당은 '반 문재인' 말고 뭐가 있냐"는 싸늘한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이준석(35·서울 노원병) 후보는 "통합당은 선거 기간 내내 '보수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가 무엇인지 청사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며 "보수를 승리로 이끌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성장' 같은 시대정신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재섭(33·서울 도봉갑) 후보도 "당에서 자꾸 '민주당이 이기면 사회주의로 간다' '시장 자유주의를 지키자'는 말을 반복했는데, 전혀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이윤정(33·경기 의왕·과천) 예비후보는 "이제 유권자는 무능해 보이는 야당에 절대 표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조성은(32)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문재인 좌파 독재'라는 구호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성은 부위원장은 "보수 가치는 입헌주의, 법치주의에서 나온다"며 "그런데 지난해 12월 태극기 세력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모습은 대다수 국민 눈에 그저 혐오스러웠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병역 면제를 받은 당대표가 '보수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도 난센스처럼 비쳤다"고 했다. 이윤정 후보는 "보수를 내세우며 탐욕과 사익을 채우는 분이 너무 많다. 그럴 거면 그냥 사업을 하시라"고 했다. 이들은 '영남' '5060 남성' '법조인' 등 당 주류에 대해서도 "일반 대중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n번방 호기심'(황교안) 같은 발언이 끊이질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청년들은 "황교안 전 대표가 전광훈 목사, 태극기 세력, 극우 유튜버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중도층 표심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정당 대표가 종교계와 그렇게 밀착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그뿐 아니라 유튜버들에게 끌려다니는 이런 수준의 정당은 이제 안 된다"고 했다. 김재섭 후보는 "태극기 세력이 자꾸 문제 삼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역시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적 판단이 완료된 문제"라며 "헌법 수호, 법치가 핵심 가치인 보수 정당이 태극기 눈치를 보며 탄핵에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건 비겁하다"고 했다. 박진호(30·경기 김포갑) 후보도 "극우 세력을 껴안으려다가 표로 심판받지 않았느냐"고 했다.


 

선거 막바지 '세월호 막말'에 대해 조성은 부위원장은 "당이 극우 세력의 항의 때문에 해당 후보를 제명조차 못 하는 모습에 제 주변 중도층은 '통합당은 그냥 폐기 처분 하자' '그냥 민주당을 보수 정당 시키자'는 반응이었다"고 했다. 이른바 '막말 의원'들이 대거 낙선한 데 대해서도 "국민이 수준 미달의 '불량 제품'을 분리수거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윤정 후보는 "당헌·당규 및 당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꿔서라도 '목소리 큰 극단 세력'으로 인해 민심의 외면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에 출마했던 이준석·김재섭·박진호 후보는 40% 내외를 득표했으나 낙선했다. 이들은 "영남 등 자기 지역구에 뿌리가 있는 '현역'들에 비해 청년들은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했다. 김재섭 후보도 "열정이 있다고 험지로 보내는 게 청년을 위한 배려냐"며 "지역 기반이 없는 곳에 보내면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 얼마나 살아 돌아올 수 있겠냐"고 했다. "황교안 전 대표와 당내 기득권 세력은 보수 정당의 후진을 양성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황 전 대표에 의해 이미 확정된 공천을 번복당했던 이윤정 예비후보는 "(친황 등) 당내 주류가 공천을 뒤집는 모습에 중도층 표심이 돌아섰다"며 "황 전 대표 등 지도부는 원칙·상식·합리 없는 공천으로 자초한 패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 의식이나 죄의식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박진호 후보는 "청년들이 당의 주도권을 쥐고 세대·인물·철학을 완전히 바꿔야만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이윤정 후보도 "밀레니얼(1980~1990년대생) 세대가 획기적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4050의 조력을 받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이미 선거 지형이 바뀌었고, 보수는 아무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을 해도 40%를 못 넘는다"고 했다.

 

 

30대 청년 후보들의 쓴소리 요체는 미래통합당의 눈높이가 시대정신과는 너무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대·인물·철학 모두 바꾸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선 당이 아예 소멸할 것"이라며 "중도층은 이미 민주당을 '보수당'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꼰대당' '영남당' 지적은 너무 많이 해서 이젠 입이 아플 정도지만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노땅 현역'들은 영남 등 안락한 지역구에서 모두 당선되고, 청년들은 모조리 수도권 험지로 보냈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청년 벨트'에 출마한 신인들은 모두 낙선했다.

이들은 "2020년의 유권자들은 과거 진보·보수, 좌파·우파 이념이 아니라 '상식'과 '합리'가 기준"이라며 "통합당이 1970~1980년대 반공·이념 스타일로 외친 '문재인 좌파 독재'는 전혀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대다수 수도권·중도·청년 유권자는 조국 전 법무장관 같은 '내로남불 운동권'을 분명히 싫어했지만, 통합당의 각종 막말을 보면서는 '혐오'와 '역겨움'까지 느꼈다"며 "그러한 추태를 용인하고 심지어 '투쟁'이라고 장려하는 통합당 모습에 결국 '정권 심판'이 아닌 '야당 심판'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통합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미 심판받았는데도 '탄핵 총리'였던 황교안 전 대표를 내세웠다. 이후 친황으로 전향한 친박이 당권을 장악했다. 청년들은 "이 때문에 수도권 선거에서 '수권 대안 정당'은커녕, '정상 정치 집단' 자격도 없다는 심판을 받은 것"이라며 "당내 주류인 영남 의원들은 아직도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의 다음 대선 승리 가능성도 상당히 희박한 편이다. 그들에게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이번 참패를 세대교체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감하게 청년 정치인들을 영입하고 또 교육을 시켜야 한다. 21대에 당선된 후보들도 대부분 과거의 틀에 얽매인 기득권층이다. 30대 청년 후보들이 선거 현장에서 느낀 미래통합당의 적나라한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너무도 급격하게 변화한 시대정신을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하지만 바로 세대교체의 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그나마 작은 희망이라도 생겨나게 된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