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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 글 화제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11. 2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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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한 서울대생이 올린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미안합니다' 글이 장안의 화제다.

이 네티즌은 "두 집 살림 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것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 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또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이야기했다는 걸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다"면서 "최순실 따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한 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이어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 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면서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것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것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다"면서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것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다"면서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것 보니 그 때 그 정도로 끝낸 것은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현재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과 반감이 서서히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실망은 문재인 정권 집권세력 사람들의 오만 때문이다. 집권여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뒤 기고만장해져 상임위원장 싹쓸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무공천 당헌 파기, 가덕도 신공항 파문, 추미애의 윤석열 찍어내기 등의 잇단 일방독주에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발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재의 민주당이 야당일 때 대여투쟁을 하며 주장했던 것들을 그들이 집권하면서 손바닥 뒤집듯 모두 뒤집는 '내로남불'의 안면몰수 정국운영도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아직은 민주당이 총선 압승의 동력으로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지만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지금과 같은 일방독주 정국운영은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이니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자만심에 휩싸여 있다. 대선도 현재의 야권 난맥상을 볼 때 자신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트러블메이커 추미애 장관의 칼춤을 방관하거나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이 변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벗겨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오만방자한 정국운영을 계속할 경우, '차라리 이명박 박근혜 집권 때가 나았다'는 말이 장안을 삽시간에 장악할 수도 있다. 권불십년, 선한 권력은 없다. 여당이 언제까지 '착한 남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우산 속에서 안전하게 버틸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하나하나 공감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권력은 썩고 오만해지고 나태해지고 부패해지면서 조금씩 무너지게 된다. 권력의 법칙이다.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며 민주당 의원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겠지만, 현재와 같은 독단적인 정국운영이 계속될 경우 반드시 그 역풍을 맞을 것이다. 20년 집권의 뜻이 이뤄진다면 별 걱정 하지 않겠지만, 그 근거 없는 자만의 둑이 무너지는 순간, 서울대 게시판의 글이 앞날을 예견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될 수도 있다.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정치세력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낮다고 해도, 탄핵당한 정권과 비교해 오히려 더 퇴보했다는 평가가 공감대를 얻게 된다면 문재인 정권의 추락과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생색내는 자리에서는 자화자찬을 하며 큰소리를 치다가도 민감하고 불리한 이슈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고 침묵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렇게 되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로운 대권주자를 모색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올 수 있다. '문재인 2.0'으로 2022년 대선을 치르기에는 '문재인'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너무 식상해졌고, 또 무능력하고 역동성을 잃었다는 내부로부터의 각성과 배신이 분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대 게시판의 이 글이 포털로 퍼지며 큰 화제를 모으자 다른 의견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온 것에 대해 서울대를 비난하는 등 엉뚱한 방향으로 논란이 확전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이 글에 반발하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이 글이 기사화되면서 대형 포털에 격론장이 벌어졌다. 관련 기사에 "역쉬 서울대 어른들이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찬성 2363 비추천 644)는 댓글이 달리는 한편 "그 좋은 머리로 생각하는 방식이 참으로 ㅉㅉㅉ"(찬성 2241 비추천 1945)하는 댓글도 달렸다. 서울대는 80년대 학생운동의 본거지이자 투쟁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 운동의 주도권도 다양화되고 분산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울대'는 권력에 저항하는 지식인의 산실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다만 지금은 예전의 학생운동 전통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서울대 게시판의 글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대가 더 이상 지식인과 지성을 대변하는 메아리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또한 이 글의 몇몇 부분은 논리적이고 논거를 갖춘 주장이라기보다 다분히 감정적이고 '인상비평' 성격의 비난 위주인 내용도 있다. 그래서 필자도 서울대 게시판의 글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을 하며 이 글을 올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이 극에 달해 있고, 여권의 일방독주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이런 글이 나온 그 배경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권력이 겸손해지지 않고 오만해지면 그 자체로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한 것이다. 정치가 통합보다 편가르기로만 일관한다면 오로지 권력쟁취와 그 유지에만 매몰된 그들만의 부패한 권력이 된다.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오만과 독식을 겸손과 양보, 인내로 타협해나가는 정치의 본령을 그 누구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과 현 집권세력이 다시 복원하지 않는다면 서울대 게시판의 '선동적'인 글에 동조하는 국민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 분열과 갈등조장, 대립으로만 정국을 운영할 수는 없다.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 정치다. 고리타분하지만, 옛 고사로 글을 맺는다. 

 

공자(孔子)와 같은 시대의 노(魯)나라 재상으로 계강자(季康子)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막강한 권력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논어'에는 공자와 계강자가 정치를 놓고 나눴던 대화가 여러 차례 나온다. ‘정치란 무엇이냐’는 계강자의 물음에 대해 공자의 첫 대답은 “정치란 곧 올바름이다(政者, 正也)”라는 것이었다. 공자는 “당신이 백성을 정도로 이끈다면, 누가 감히 정도를 걷지 않겠느냐(子帥以正, 孰敢不正)”라고 그 뜻을 설명했다. ‘올바름’이야말로 정치의 제일 덕목이라는 충고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올바름을 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자의적으로 해석된다면 그것은 올바름이 아니라 승자의 오만과 탐욕일 뿐이다. 


 

■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미안합니다` 글 전문 ■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서울 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짓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 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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