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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의원, 필리버스터 최장기록 깬 ‘철의 여인’ 등극...그는 누구인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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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의원, 필리버스터 최장기록 깬 ‘철의 여인’ 등극...그는 누구인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12. 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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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12월 12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록을 세웠다. 애초 공수처 개정안 통과와 별 관련이 없는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이라 야당의 무익하고 의미없는 정치공세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국민의힘은 윤희숙 의원의 '한방'으로 일단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을 한 셈이다. 

12월 11일 오후 3시 30분 조금 넘어 연단에 오른 윤 의원은 익일 오전 4시 12분까지 총 12시간 47분 동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입법에 반대하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2016년 테러방지법 입법 반대토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이 세운 12시간 31분이었다. 윤 의원은 프랑스의 정치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외국인으로서 미국 사회를 바라봤던 내용의 책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으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개혁입법 강행을 비판했다.

최장 기록에 윤 의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국민들의 관심도 뜨거워지자, 동료 초선 의원들은 일제히 윤 의원에 찬사를 보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의 12시간 47분짜리 무료특강’였다며 윤 의원의 국회 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박 의원은 “12시간을 넘는 길이도 길이지만 내용의 깊이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까지 정말 세계최고였다”면서 “한국 최고 경제학자의 12시간 넘는 깊이있는 강의를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생방송으로 보았고,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께 전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임차인이란) 5분 발언으로 유명한 윤희숙 의원은 원래 장거리 마라토너라기 보다는 단거리 스프린터”라며 “짧은 촌철살인의 핵심을 찌르는 연설이 전공”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욱 의원은 “윤 의원이 단순히 시간만 끈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우리 민주주의가 나아갈 바를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혔다”고 칭찬했다.

최형두 의원도 “필리버스터 수준을 바꿔놨다”며 “단락마다 편집해서 특강 교재로 쓸 수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윤희숙 의원은 1970년 2월 7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땄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KDI 한국 개발연구원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으로 근무했고 국민경제자문회가 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또한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윤 의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의 제자이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이 교수의 조교로 활동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윤 의원은 노동, 소득,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연구를 해왔다. 이외에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교육부 규제완화위원회 위원회 위원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KDI 한 관계자는 "노동, 재정, 소득, 복지, 중산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경력을 쌓은 분"이라며 "여자 박사들 중 부장까지 승진한 몇 안 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특히 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을 거쳐 재정과 복지 분야 통으로 분류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윤 의원은 지난 2016년 '재정책무성 강화를 통한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재정 책무성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예산 편성 과정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각 분야의 정책 입안ㆍ예산 편성ㆍ집행 과정에서 관료와 민간 등 이해관계자의 영향력 구조를 거치면서 최적의 의사결정으로부터 빗나가게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국가 재정의 배분 결정이 최적의 경로를 밟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는 효과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DI에서는 윤 의원을 '정책통 명강사'라고 부른다. 노동, 소득, 재정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업무 이해도가 빠르고, 입담이 훌륭해 KDI 언론인 정책 과정 강의에서도 인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KDI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한 직원은 "정부 정책에 대해 논리가 뒷받침되면서 비판을 하되 꼭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으셨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당선 전 '정책의 배신'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후 상임위원회와 노동분야 전문가 간담회 등을 잇따라 주재하면서 정책통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천국제공항 사태, 불공정 뒤의 진실'이라는 주제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문제점을 다루는 토론회를 직접 주최하기도 했다.

앞으로 윤 의원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거시경제를 다루는 기관을 감사하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기재위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이 통과되자 "심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민주당이 정부와 화기애애 덕담하며 통과시킨 내용이 그대로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7월 "나는 임차인"이라는 국회 5분 연설을 통해 정치인 '입봉'을 근사하게 했다.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윤 의원의 재산은 12억787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동네 서울 서초구 지역의원 치고는 재산이 그리 많지 않은 게 눈길을 끈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직자윤리법 제10조제1항에 따라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5월 말까지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파트(3억3000만원), 세종시 아름동 아파트(2억1700만원),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전세임차권(7억원) 등 2주택을 소유했다.


하지만 그 뒤 세종시 집을 매도해 현재 1주택자가 된 상태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세종시 집을 팔았다.
 지난 7월초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다주택자는 기재위 활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을 때 곧장 집을 내놨다"며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자동차(707만원), 예금(5억6384만원), 증권(2080만원), 채무(-5억6000만원) 등을 포함 총 12억787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한편 야당의 필리버스터 공세는 12월을 꼬박 채울 가능성이 높아 민생법안이 산적한 국회 회기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공수처 개정안 통과는 민주당의 수적 우세로 통과가 예견됐음에도 이에 대한 공세에 집착하는 것도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로 꼽힌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필리버스터가 중단될 만큼 현 상황은 방역비상상황이다. 이런 위기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 의원들은 '아무말 대잔치'까지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도 높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이 초반 관심끌기 성공에 고무돼 필리버스터를 무한정 연장할 의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계속 올라가는 만큼 특정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의 반짝 주목으로 정국의 주도권이 다시 넘어올 리도 없다. 이 마당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이명박 전 정권 실정에 대한 사과를 13일에 한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뭔가 지도부와 초선, 중진들이 제각각 따로 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단일대오로 덤벼도 거대여당에 중과부적이다.

 

국지적으로 터져나오는 야당의 정치공세는 여당의 조롱과 무관심 빌미만 줄 뿐이다. 윤 의원이 민주당이 세운 최장기록을 깬 것만으로 야성기질을 확인하는 선에서 필리버스터는 중단해야 한다. 당장 코로나19로 싸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계속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나마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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