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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모자살인 사건’ 남편 1심 무기징역…"영화 진범과 사건 처리 경과 유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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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모자살인 사건’ 남편 1심 무기징역…"영화 진범과 사건 처리 경과 유사"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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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이른바 '관악구 모자(母子) 살인사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증거는 없지만, 사망한 모자의 위(胃)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추정이 신빙성 높다고 보고, 제3자 범인 가능성을 배척하며 남편이 범행을 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도예가 조모(42)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해 8월2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에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다세대 주택의 안방 침대에서 아내 A(42)씨를 살해하고, 옆에 누워있던 6살 아들까지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편으로 다뤄졌다.

조사 결과 공방에서 주로 생활하던 조씨는 범행 당일 오후 8시56분께 집을 찾았고, 다음날 오전 1시35분께 집에서 나와 공방으로 떠났다. 이후 A씨의 부친이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방문했다가 범행 현장을 발견해 신고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사망시간'이었다. 검찰은 조씨가 집에서 머문 약 4시간30분 동안 A씨와 6살 아들이 사망했고,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는 점을 종합해 조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에서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고, 주변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이에 A씨와 6살 아들의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입증이 관건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6살 아들은 오후 8시께 집에서 스파게티와 닭곰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사망 후 A씨와 6살 아들의 위에서는 각각 토마토와 양파 등의 내용물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법의학자들은 이를 통해 식사 후 4시간 정도 경과한 다음날 0시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선 재판부는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시간 범위를 추정한 결과 조씨의 범행이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범행 도구는 물론 흔적이 이례적으로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치밀한 범행"이라며 "법의학적으로 사망 추정시각 범위가 조씨와 함께 있을 때 살해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의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최종 식사시간 후 (범행이) 6시간 이내 범위이고, 이는 신뢰도가 높다"며 "마지막 식사 내용물이 확정된 상태이고, 망인 두 명의 부검결과 유사한 소화정도를 보인 점은 쉽게 배척하기 어려운 신빙성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만약 오후 7시30분~오후 9시 전까지 최종 식사를 마쳤다면 조씨가 아닌 제3자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씨가 다음날 오전 1시35분에 집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식사를 오후 9시에 마쳤다고 보면 사망 추정시각 6시간 범위를 계산했을 때 1시간30분 정도의 제3자의 범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제 문제가 되는 1시간30분 동안 후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빌라에서 15m 떨어진 담을 넘어 이동해야 하는데 별도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람이 없고, 위 동선을 지나면 흙을 밟고 옷과 신발이 젖을 수밖에 없는데 족적이나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배척했다.

또 조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경제적 지원 중단 후 조씨는 A씨에게 강한 분노의 감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씨는 내연녀와 불륜 관계를 유지했고, 피해자들이 없어지면 경제적 이익이 돌아오고 자유로운 교외활동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극단적 성격이 더 해져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조씨가 사건 후 영화 '진범'을 다운받아 시청한 것을 지적하며 "칼이 범행 도구였고 혈흔을 닦은 옷을 진범이 숨겨버려 체포되지 않게 됐으며, 죽은 피해자 얼굴을 수건으로 덮고 현장을 떠난 점 등이 이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망 추정 시각이 대부분 조씨와 함께 있는 동안이고, 그 외 제3자 범인 정황은 추상적 가능성에 그친다"며 "조씨 성격과 범행 당시 갈등 상황에 비춰 인정할 수 있는 범행동기, 간접사실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유죄 증명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조씨는 6살 아들을 무참히 살해해 참혹하기 이를 데 없고 결과는 끔찍했다"면서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유족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조씨는 공판 진술에서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의 유족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탄원서도 많이 냈는데, 그것을 재판부가 많이 받아주고 인정해 줘서 감사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솔직히 유족 입장에서는 어떤 형벌이 나오더라도 만족할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이어 "공판 과정에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다가 사형이 구형되자 처음 운 것을 보고 정말 용서가 되지 않았다"며 "어린이와 연약한 여자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에 대해 정말 강력히 처벌하는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조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최후변론에서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은 최소한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악한 모습이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재범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요청한 전자발찌 20년 부착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기징역이 선고된 뒤 유족은 조씨를 향해 "너가 그렇게 만들었는데 왜 째려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사망 시각과 함께 직접증거가 없어 자칫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상존했다. 하지만 남편 조씨 외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고 남편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도 재판부 판결대로 다른 범인이 존재할 가능성은 '추상적인 정황'에 불과하다고 봤다. 직접증거는 없지만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정황증거를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다른 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면 정황상 유력한 용의자가 범인이라는 것이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편 조씨는 지난달 최후변론에서 “저도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들을 잃은 피해자로 누구보다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아빠”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인과 자식마저도 칼로 잔인하게 죽인 뒤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눈물까지 흘린 남편 조씨의 극악무도한 행태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죽는 날까지 참회하고 살아가라며 무죄징역을 선고했다. 조씨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지만,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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