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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김종인 비대위' 강행…조경태 "스스로 운명 개척해야" 강력 반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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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김종인 비대위' 강행…조경태 "스스로 운명 개척해야" 강력 반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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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일부 당내 반발에도 '김종인 비대위'를 강행한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 직을 수락했고 이를 28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키로 했다.

외부 인사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기보다 자체 힘으로 혁신하자는 목소리도 여전해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장에게 당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공식 요청을 드렸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심 대행은 "비대위원장 의결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28일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28일로 예정됐던) 당선인 총회는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되면 '김종인 비대위'가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무기한'으로 인식돼 문제가 됐던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행은 "당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하면 그런 거(비상상황 종료) 아니겠느냐"며 "(임기에 대해) 8월 말, 12월 말, 내년 3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등 여러 의견이 있지만 합리적 선에서 판단해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데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과 당선인을 상대로 한 전수 전화 여론조사 당시 '김종인 비대위'가 과반 의견이 아니었다는 주장에도 해명했다.

심 대행은 "A(김종인 비대위)냐 B(조기 전당대회)냐, A·B 다 싫다,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과반이 나올 수가 없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염두에 두고 1표라도 더 많은 쪽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여론조사를 결정한 의원총회에서) 말했고 그 점에 다들 양해를 해주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결정이 난항을 겪어온 것은 당내 반발 때문이다. 전날 송언석·정점식·김성원·이만희·박성중·이양수·곽상도·추경호·성일종 의원 등 통합당 재선의원 15명은 격론 끝에 '김종인 비대위'를 사실상 지지하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외부 인사에게 맡기지 말고 자체 힘으로 내부에서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강하다. 김태흠, 조경태, 정진석 의원 등 중진들은 물론 낙선한 김선동 의원,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서 당선된 조해진 당선인,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영우 의원 등 당내 각계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토론이나 당선인 총회 없이 전화 조사만으로 사실상 '무기한 전권'을 휘두르게 될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을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당내 영향력이 적잖은 유승민 의원도 전날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비대위, 비대위원장, 전당대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합당 구성원이 다 모여 교황을 선출할 때처럼 한두 달이 걸리더라도 당의 새로운 노선·가치·자세·태도·인물에 대해 합의를 해야 한다"며 "그것부터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한다고 해 금방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 단답형으로 비대위 찬반을 묻는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과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은 '추대'가 아니라 '선임'으로 결정된다.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된다고 해도 권한과 기한을 놓고 이견이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를 밟은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를 마치고 나와 "김종인 체제가 들어서도 권한과 기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당선자 총회를 열어서 21대 국회에서 활동할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왜 안 밟는지 이해가 안 된다. 28일에 전국위원회를 열게 아니라 당선자 대회를 열어서 좀 더 의견 수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고 있다. 



9~10월에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조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인데 늦어도 9월이나 10월에는 정상적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며 "지금 비대위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자칫하면 비대위가 또 나중에 더 큰 분란과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부 인사 비대위'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에는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인식도 담겨 있다.

조 의원도 이날 "그동안 8번 비대위를 열었는데 성공한 사례는 당내 인사 딱 1번이었다고 한다"며 "비대위가 꼭 능사는 아니다. 우리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통합당은 과거 10년 동안에만 2011년 '박근혜 비대위'를 시작으로 이번이 5번째 비대위 체제를 맞게 됐다. 하지만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비대위 이후 치러진 첫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심재철 권한대행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탈락한 심 권한대행은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비록 당 대표의 궐위로 임시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비대위는 21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야망은 킹메이커가 아니라 킹이었다는 게 지난 2017년 셀프 대선출마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이번 비대위 체제에서도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신이 직접 나서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심 권한대행이야 5월말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떠날 사람이다.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비대위 체제를 추진하지 않아도 된다. 유승민 의원 주장처럼 몇 달이 걸려도 당내의 충분한 토의와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비대위 체제부터 출범시키는 것은 옷에다 몸을 꿰 맞추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심 권한대행은 자신이 '대표'라는 것을 앞세워 월권을 하고 있다.

 

더구나 심 권한대행은 '무기한'으로 인식돼 문제가 됐던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버렸다. 어떤 시기도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이 문제가 끝없는 권력갈등의 촉매가 될 것이다. 선거에서 낙선해 5월 이후 실업자가 되는 심재철 권한대행은 무책임하게 자신의 '대행'직을 남용해 당에다 분란의 씨앗만 뿌리고 있다. 이 결정에 대해 그는 어떤 정치적 책임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기분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비대위원장 직에 그리 관심이 없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던 김 전 위원장이 못 이기는 척 비대위원장직을 서둘러 받은 것도 의문이다. 갈수록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자,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던 기존 계획을 접고 서둘러 중재안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일단 비대위원장으로 입성한 뒤 반란군들을 진압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창당 이래 최악의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라운드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대위원장도 당내 만장일치 수준의 찬성이 있어야 화합과 공감대, 동력이 생기게 된다. 민심도 응원을 해주면 미래통합당의 재기는 더 빠르게 올 수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자신이 선거를 총지휘했음에도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참패한 선거의 수장 모습을 어색하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이미지 관리를 하며 그는 이번 총선 패배에서 마치 남의 일처럼 책임론에서도 비껴나가고 있다. 노회한 김 전 위원장의 정치행보는 당당하지 못하고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민심마저도 김종인 체제에 대해 조롱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선택이 고작 이것이었느냐는 지적도 많다.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는 낡은 인물로, 더군다나 절반 가까운 당 구성원들이 반대를 하고 있는 김종인 체제가 쉽게 굴러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제안을 덥석 받은 것은 몇달이라도 보수야당을 접수해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의원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는 심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래통합당은 김 전 위원장이 2012년 입성했을 때의 새누리당이 아니다. 당 구성원들도 변했고, 당 문화도 바뀌었고, 무엇보다 민심과 시대정신이 많이 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옛날 생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미래통합당은 옛날의 새누리당이 아니다. 당시에는 박근혜라느 확실한 대권주자가 김종인의 위상을 보증해 주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그의 지위를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김종인이 왜 남의 집에서 주인 행세를 하는가'라는 반감만 커질 뿐이다. 

 

더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이 대권주자를 키운답시고 세를 확장할 경우, 미래통합당에는 혁신과 쇄신의 기회는 날아가버린다. 벌써부터 대선 권력투쟁에 빠져 날이 샐 수도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억지로 출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미래통합당에 필요한 것은 반성과 쇄신이지 대권 권력투쟁이 아니다. 여론에 조롱당하고 있는 김종인 체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미래통합당과 인연이 별로 없어 더불어민주당과 이름마저도 헷갈려 하는 김종인에게 비대위 체제는 그냥 놀이터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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