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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누구? '성추행 사죄'하며 전격 사퇴하자 여권 충격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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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며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며 흐느꼈다.

그는 "3전 4기로 어렵게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시민을 위해 시정을 잘 해내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시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시장권한 대행 등을 역임하며 부산시 행정을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또 한국해양대 총장, 세계해사대학 이사, 세계해사대학총장협의회 의장, (사)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등을 역임한 해양수산분야 전문가다. 해양도시를 추구하는 부산의 발전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오 시장은 부산시장에만 4번 도전했다. 첫 도전은 2004년. 당시 부산시장 권한대행이던 오 시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나 APEC 정상회담 부산 유치를 조건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약속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APEC정상회담의 제주도 개최를 내정했으나, 오 시장의 적극적 행보로 부산 유치가 결정됐다.

오 시장은 노 전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린우리당으로 부산시장에 출마, 34만3110표(득표율 37.7%)를 받아 56만6700표(62.3%)를 기록한 당시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에 패했다.

두 번째 도전은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2006년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부산시장에 나설 여당후보가 없어 선거에 도전, 패배를 맛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지역 상임선대위원장 시절의 오거돈 부산시장. 


세 번째 도전은 2014년 지방선거였다. 상대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

오 시장은 김영춘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다. 보수텃밭 부산에서 보수정당 외 다른 정당 소속으로 민심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과는 친박 마케팅을 펼친 서병수 후보가 50.65%를 기록, 49.43%를 받은 무소속 오 전 장관은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3번째 패배 이후 동명대 총장을 하며 정계은퇴 수순을 밟던 오 시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지역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부산지역을 누비며 선거를 이끌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승리를 이끌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단수 공천을 받은 오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형성, 4번째 도전만에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 선거기간 동안 30년 동안 지방권력을 독점해온 보수정당의 문제점을 겨냥하고, 변화 적임자로 자신을 내세웠다. 또 떨어지는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동북아 해양수도'를 강조, 해양전문가로서의 강점을 내세웠다.

계속된 도전 끝에 부산시를 이끈 수장이 됐지만, 약 2년 만에 '성추행'이란 불명예스러운 일을 스스로 인정하며 부산시청을 떠나게 됐다.

 

어제(22일) 오후까지 신공항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았던 오 시장은, 최측근들에게만 알린 채 23일 오전 사퇴 기자회견을 통보했다. 오 시장은 시장 집무실에서 한 여성 공무원과 면담하다가 해당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오 시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거돈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본 여성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번 사건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고 말했다.

여성 A 씨는 23일 오후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는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입니다. 어느 사람들과 월급날과 휴가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며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번 사건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 업무시간 처음으로 오 시장 수행비서 호출을 받았고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에 가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오 시장 기자회견문 일부 문구에도 유감을 표했다. A 씨는 "그것에서 발생한 일에 경중을 따질 수 없고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며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등 표현으로 제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이번 사건과 총선 시기를 연관 지어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정치권 어떠한 외압과 회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 피해자를 지원했던 부산성폭력상담소는 23일 “사퇴는 끝이 아니다. 성평등한 부산의 시작”이라며 2차 가해 예방과 부산시의 체계적인 대응책 수립을 강조했다. 상담소는 “부산시는 피해자를 적극 보호해 피해자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서둘러 부산시에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성평등 교육을 통한 조직문화와 인식개선에 나서야 한다. 성폭력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담소는 오 시장이 당선 전 내세웠던 성평등 공약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상담소는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은 오 전 시장이 당선 이후 성희롱·성폭력 전담팀 구성을 미뤘던 모습이나, 지난 2018년 회식 때 여성 노동자들을 양 옆에 앉힌 보도자료 등에서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며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이를 성찰하지 않는 태도는 언제든 성폭력 사건으로 불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거돈(맨 위 오른쪽 두 번째) 부산시장이 지난 2018년 11월 14일 부산시청 및 산하 사업소 용역 노동자들과 함께 회식하는 모습.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 회식 자리에서 양옆에 여성 근로자들을 앉게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당시 용역업체 직원들과 간담회 및 회식을 가졌는데, 회식장소의 자리 배치가 논란이 됐다. 회식 자리에 동석한 사람 대부분이 남성이었지만 오 시장의 양옆과 맞은편에는 젊은 여성들이 앉아있었다. 이를 두고 일부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남성 중심의 회식 문화가 드러난 장면’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오 시장은 11월16일 자신의 SNS에 ‘다시는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정규직 전환에 기대와 희망을 품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자며 다짐하는 밝은 분위기였기에, 저를 포함해 그 자리에 동석했던 직원들도 이러한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사퇴함에 따라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으로 이끌게 됐다.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시청에 입성한 정무 라인도 일괄 사퇴할 예정이다. 오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에 치러질 예정이어서, 부산시정은 1년간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안팎에서는 차기 부산시장 후보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영춘 의원, 미래통합당에서 김세연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성추행 파문이 총선 전에 불거졌으면 집권여당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거돈 시장은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연가를 냈고, 15일 총선 당일에도 비공개 투표를 한데 이어 최근까지 외부일정을 일절 중단해와 그동안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총선 전에 일어났다면 그동안 선거 때문에 성추문 사실을 특정세력이나 인물이 누르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권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오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도 오랜 친분을 이어온 점에 비추어 그 불똥이 여당으로도 튈까 우려하고 있다. 안희정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는 미투 사건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에 오 시장이 전격 사퇴함으로써 그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총선 압승으로 분위기를 타던 집권여당은 어기구 의원이 유권자에게 'X자식이네' 욕설을 한 뒤 사과하는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오거돈 부산시장은 성추행으로 사퇴를 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여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3년 6개월의 징역형 유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민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유독 성추행 사건에 자주 퇴진하는 것도 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거대여당에 쏠린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일부 인사들의 돌출행동으로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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