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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고 욕심 커진 김종인 "전권 달라"...홍준표 "그럴바엔 헤쳐 모여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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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고 욕심 커진 김종인 "전권 달라"...홍준표 "그럴바엔 헤쳐 모여라"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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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당권을 놓고 풀베팅에 나서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당에 기한 없는 전권을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당이 총선 참패 뒤 이렇다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종인 체제 현실론이 설득력을 얻고는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이 2022년 대선까지 자신에게 맡겨줄 것을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로까지 발전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의 비대위 구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1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 후 당선돼 통합당 복귀를 노리고 있는 홍 전 대표는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날 통합당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결정을 현역, 21대 당선인을 상대로 한 전화조사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결정 방식에 항의하는 등 내홍이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다. 선대위 구성 자체를 거부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한 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무제한 임기와 전권을 요구한 데 반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아무리 당이 망가 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가 아니냐”며 “그럴 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홍 전 대표는 “최소한의 자존심 마져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거듭 당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홍 전 대표 지적대로 김 전 위원장의 조건부로 비대위원장을 수락하겠다는 태도는 당내 상당한 반발을 낳고 있다. 현역 김영우 의원은 “조선시대도 아니고 반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위원장 자신도 이번 주 초 “거론하는 것도 불쾌하다”며 통합당 제의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인 것을 무색케 하는 결정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후 “그런 당은 관심없다”며 통합당에서 일을 하는데 심한 불쾌감을 보인 지 이틀도 안돼 조건부 수락 뜻을 밝혀, 신뢰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 전 위원장의 이런 오만하고 기회주의적인 행보에 대해 당 내부에서 계속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인은 "전권을 주고 무제한적 활동 기간을 보장해 달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 자체는 21대 국회 통합당 의원들 모두에게 '내가 결정하면 당신들은 두말없이 따라와야 한다'는 표현처럼 들린다"며 "발상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조 당선인은 23일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이처럼 밝히며 "어떻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이 있을 수 있고, 어떻게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당선인은 ""21대 총선 당선자 84명은 이를(김 비대위원장 요구 수용을) 우리 스스로 개혁할 능력도 없는 정치적 무능력자, 정치적 금치산자라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비대위원장은) 심지어 비상계엄령이 선포되면 국가도 헌법이 정지된다는 말을 했다"며 "임기도 시작되지 않은 초선들은 당의 패배에 직접 책임도 없다.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김종인 비대위는 현역 의원들이 시작 단계에서부터 개혁 주체에서 배제되고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결국 비대위가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아도 좋은 말잔치에 그치고 실행이 담보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어 "비대위를 하더라도 전당대회 준비에 충실하며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재철 권한대행은 23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무기한 임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 임기와 관련해) 7, 8월 갖고는 곤란하지 않으냐"면서 "김 전 위원장과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심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전권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전권이 아니라 대표 권한이고, 무기한이 아니지 않은가"라고도 덧붙였다.
 
심 권한대행의 이 같은 발언은 전당대회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갖고 김 전 위원장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내 일각에 '김종인 카드'에 대한 반감이 있는 만큼 '김종인 비대위'의 활동 기간을 줄여 이들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신이 독단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영입을 처리하려는 것처럼 비쳐진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여차 하면 없었던 일로 할 수도 있다는 패를 김 전 위원장에게 보여준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뒤 깨끗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며 일단 비대위 체제에 선을 긋고 기다리는 모양새를 취했다. 밑밥을 던져놓고 당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에서, 특히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이 당의 중론을 취합하지도 않고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 제안을 하는 바람에 일이 결정적으로 꼬여 갔다. 심 대행이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을 주변에 의사를 묻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하면서 김 전 위원장의 기세를 살려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당 안팎에서는 '심재철 대행이 선거에는 졌지만 5선의 원내대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무리한 일을 혼자 독단적으로 처리하다 이런 사단이 났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당에서 조르고, 김 전 위원장이 그 요구를 받아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김 전 위원장의 욕심도 점차 커졌다. 

 

애초 기한 없는 전권을 달라는 것이 비대위원장 수락의 선결조건은 아니었지만 김 전 위원장이 볼  때 미래통합당이 자신 외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극도의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다. 심 대행은 또한 토론도 한번 하지 않고 무턱대고 의원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도 초등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한 미성숙한 해결책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기한 없는 당권 요구와 종국에는 대선 주자 킹메이커까지 하겠다고 미리 못을 박는 것은 향후 전개될 정치상황을 아예 무시하고 무조건 백지수표를 내놓으라는 협박에 가까운 처사다. 어차피 미래통합당은 2022년 대선이 난망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내부의 자정노력과 체질개선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자체 경쟁력과 노하우를 쌓아나가는 게 더욱 중요하다.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이 향후 어떻게 당을 수습하고 쇄신해 나갈 것인지, 그에게 당권을 줄 경우 당이 급속도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태다. 그의 비대위원장직을 반대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이들이 김 전 위원장 체제를 끊임 없이 흔들 경우 당은 쇄신은커녕 '그래서 통합당은 안되는 것이다'라는 여론의 강력한 저항을 받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통합형 리더도 아니다. 그에게 의원들이 치받을 경우 그도 똑같이 치받고 나갈 상황이 전개된다. 누가 봐도 당의반성과 수습을 유연하게 이끌어갈 리더가 아니다.


 

이 모든 사단이 심재철 권한대행의 마지막 자기과시욕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조경태 의원이 '올바른 해석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심 권한대행이 당의 가장 중대한 사안을 자신의 권한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 또한 흑심을 숨기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말로 당을 안심시킨 뒤 말을 바꾸고 비대위원장직을 그저 먹으려고 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오갈 데 없는 상황을 악용해 자신의 잇속만을 채우려 하고 있다. 그가 어떤 비전으로 어떻게 당을 쇄신해 나갈 것인지, 누가 그의 능력을 장담한단 말인가. 

 

더구나 그는 이미 수차례 비대위원장 직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자리를 걷어차버린 적이 있다. 자신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면 그는 언제든 '여기는 내 자리가 아니다'라며 떠날 사람이다. 더구나 한줌도 안 되는 비대위원장 권력 때문에 처참하게 무너진 미래통합당과 밀당을 하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의 노욕이 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이제는 자리를 비켜주는 게 보수야당을 위한 김 전 위원장의 마지막 헌신일 것이다. 

 

아무리 미래통합당이 처참하게 깨진 보수야당이긴 하지만 완고하고 독단적인 노정객 한 사람을 통해 총선의 참패를 퉁 치려 하는 것은 그를 지지해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해도 좋다는 각오로 스스로 일어서서 걸음마를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자존심을 가지고 결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보수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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