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차명진 제명 결정...김상희 후보 '선거 현수막 OOO' 또다른 막말이 결정적

경기 부천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1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제명하기로 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통합당 선대위 핵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차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페이스북에 상대 당 후보의 현수막 2개와 자신의 현수막 1개가 걸린 것을 지칭하면서 다시 토론회에서 문제가 됐던 단어 ‘○○○’를 사용하며 물의를 계속 빚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 후보의 해당 행위를 더는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에 특단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통합당 대표실 핵심 관계자 역시 “차 후보 관련 논란으로 전체 선거 판세가 흔들린다는 각 지역 후보들의 SOS가 쏟아지고 있다”며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를 통해 제명 절차를 밟기로 하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방송 직전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공직 후보자 입에서 나왔다고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즉각 제명 조치하라고 당에 지시했었다.

 

그러나 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는 10일 오전 ‘세월호 텐트 문란 행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차 후보는 탈당하지 않았고, 계속 통합당 후보로 뛰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윤리위 결정은 한심한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공동 선대위원장도 “한심하다”고 했다. 당 윤리위가 선대위원장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당 안팎에선 “통합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차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 현수막 '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의 현수막이 자신의 현수막 위아래로 배치된 사진을 게시하면서 "○○○이 막말이라며? 자기가 먼저 나서서 ○○○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 아! 난 ○○○ 진짜 싫다니까"라는 글을 올려 다시 논란을 빚었다. 해당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상희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넘어선 명예훼손이자 성희롱”이라며 차 후보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명진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현수막 OOO 관련 글. 문제가 되자 바로 삭제가 됐지만 김상희 후보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사건이 커지고 있다. 

 

차 후보에 대한 제명 결정은 윤리위에서 탈당 권유 결정이 내려진 뒤 차 후보가 선거 완주를 선언하며 분위기가 업 됐을 때 터져나왔다. 차 후보의 '막말, 실언'은 정치권에서도 이름이 나 있다. 그는 통합당이 그를 완전히 제명결정하지 않고 탈당 권유로 느슨하게 징계를 하자 이를 자신 발언에 대한 면죄부로 해석하고 세월호 텐트 막말을 더 떠벌리고 다녔다. 유세장에서도 계속 세월호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에 담지도 못할 '현수막 OOO' 표현까지 써서 글을 올렸다가 바로 삭제했다. 통합당의 제명 결정은 이 페이스북 글의 막말이 결정적이었다. 세월호 텐트 막말은 팩트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그가 선거 표를 위해 그럴 수도 있지만 이번 현수막 OOO 논란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평소 그의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문란한 표현의 극치였다. 세월호 텐트 막말에서 멈췄더라면 그의 완주 가능성도 컸지만, 그는 제발로 그런 가능성마저 차버린 셈이 됐다. 그만큼 현수막 OOO 막말의 데미지는 컸다. 

 

통합당도 차 후보의 막무가내식 선거운동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다. 수도권 다른 후보들까지 차 후보의 막말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통합당=막말' 분위기가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차 후보는 전국에서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다며 자신이 세월호 진실 규명의 투사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텐트 막말을 능가하는 또 다른 몰상식한 막말을 쏟아내 결국 통합당 차원에서 제명을 결정한 것이다. 총선 막판에 터져나온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은 수도권 선거 전반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주말 사이에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30~40대 지지층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당 지도부는 판단하고 있다. 차명진 후보 막말로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로지 차명진 후보 본인의 금배지 욕구에만 매몰돼 터져나온 역대 선거 최악의 해프닝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차 후보에 대한 제명 해프닝은 황교안 대표의 '나몰라'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준 예다. 그는 애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제명 결정에 대해 '윤리위가 탈당 권유를 했고 후보가 아니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일단락됐다'라고 봤다. 하지만 주말에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더 나빠졌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애초 황 대표가 파문 확산의 가능성을 완전히 잘랐으면 이런 실책은 없었을 것이다. 형세판단을 못해도 너무 못한 미숙한 결정이었다. 차 후보 파문은 황교안 대표가 그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가 패배로 끝난다면 차명진 막말 논란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정쩡한 대응으로 그 단초를 제공한 황교안 대표가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가 백중세로 끝난다고 해도 이 문제는 당 차원에서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미래통합당 총선의 전체 판이 걸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지 않고 미숙하게 대응한 황 대표의 탄핵감에 해당한다. 부정적인 이슈를 단호하게 처리하지 않고 '대충 수습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하다 결국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간 황교안 대표의 최대 패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