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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차명진 제명 안시키고 탈당 권유… 김종인 "한심하다" 불만, '중도 사퇴' 드롭하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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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차명진 제명 안시키고 탈당 권유… 김종인 "한심하다" 불만, '중도 사퇴' 드롭하나?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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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아직도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 미래통합당은 10일 오전 당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정기용)을 열어 4·15 총선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후보 제명을 확정했다. 하지만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선 제명처리를 하지 않고 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

 

제명이 엄벌의 의지를 담은 상징적 조치임에도 탈당권유라는 애매하고 느슨한 징계를 내놓은 것이다. 김대호 후보에 이어 또 한명의 제명 처리자가 나올 경우 당 지도부 책임론이 더 거세지고 부담이 커질 것을 의식해 탈당권유로 톤다운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중앙윤리위는 이른바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차 후보에 대해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하여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탈당권유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요구했던 '제명'보다 한단계 낮은 징계다. 당규에 따르면 탈당권유를 받은 당원이 10일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명된다. 10일의 기한이 있기에 사실상 4·15 총선 완주는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 후보는 윤리위 처분과 관련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 다행히 제명은 면했다"며 "통합당 후보로 선거 완주할 수 있게 됐다. 부천병을 확 다 바꿔버리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당 지도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당내에서는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일단 '모셔온 대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부터 탈당권유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10일 ‘세월호 막말’ 논란을 빚은 차명진 후보에게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를 결정하자 “한심하다”고 반응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총선을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그 사람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역 유권자께서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제명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결정한 사안을 당 윤리위가 '감히' 거절한 셈이 되자 격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도포기'를 선언하고 드롭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김 위원장이 총선 사령탑의 령이 서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리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막말 발런에 대해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여기에다 차명진 후보에 대해 당 윤리위가 탈당 권유라는 결정을 내려 김 위원장은 '한심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중도 퇴진 시그널은 9일 이미 한차례 나왔다. 

 

그는 이날 차명진(경기 부천병)·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 등의 ‘막말 릴레이’에 여론이 싸늘하게 얼어붙자 선거 총책임자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정치권은 엉뚱한 것에 대해 먼저 반응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면서도 “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당 지도부로서는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과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막상 들어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당이 더 X판이다. 정말 못해먹겠다'라는 공개발언에 더 충격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의 삼고초려에 마지못해 합류한 듯한 인상을 줘서 초반부터 선거 분위기가 그리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이런 것이 실제로 김 위원장의 '본심' 토로로 증명이 된 셈이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합류 불과 며칠 만에 '모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과성명을 발표할 때 언급한 것이다.


 

패배를 앞둔 패장의 변명을 미리 들을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보다는 통합당의 현재 당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합지졸이었음을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표 시절 영입됐을 때만 해도 강력한 대권주자 아래 당도 똘똘 뭉쳐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황교안 대표가 수준미달의 대권주자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후보들도 각자도생 모드로 접어들어 선거 분위기도 모래알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사과’ ‘죄송’ ‘송구’ 표현을 4차례 사용했고, 3차례 허리를 숙였다. 선거에 본능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김 위원장은 막말이 터지자 이는 해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칼같이 자르고 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막말 당사자인 두 사람 모두 수도권 후보이고,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인 만큼 적극 대처한 것이다. 

 

하지만 차 후보는 ‘막말 프레임’이라고 반발하며 선거운동을 이어나갈 태세다. 여기에 당 윤리위가 '탈당 권유'라는 김 위원장의 결정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면서 본인은 마음이 크게 상한 상황이다. 

현재 당내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8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선 막말로 수도권 판세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 한 후보는 “초박빙 지역에서는 깃털 하나만 얹어도 목숨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데 차명진 막말은 대형 악재”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런 가운데 당 윤리위가 탈당 권유 결정을 내리면서 김 위원장의 불만은 폭발했고 '중도 포기'같은 초강수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종인 위원장은 진작 드롭을 원했겠지만, 마지막 정치인생 평가를 '도망갔다'는 오물로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총괄선대위원장은 '단칼에 잘라라' 하고 윤리위는 '그냥 조용히 나가라' 하고, 미래통합당의 선거분위기가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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