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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김종인 “대학생 1인당 100만원 특별재난장학금 지원” 주장에 "현금으로 표 구걸" 비난 쇄도 본문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정부는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00만 원씩 지급하길 바란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명분이든 대대적으로 국가 예산을 만들어 투입하고 있는데, 대학생 지원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소득이 급감하고 있을 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 보태겠다는 대학생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교육부 예산을 활용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대학·대학원생들에게 특별히 100만 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소요 재원 규모와 조달 방안 등을 묻자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전체 인원을 합해 200만 명 정도라 보고 100만 원 씩 지급하면 2조 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하면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선거가 급박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현금을 남발하면서 표를 구걸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래통합당은 애초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에 대해 반대를 했지만 그 뒤 1인당 50만원 지급으로 말을 바꾸었다. 국가의 중대사를 면밀하게 검토를 한 뒤 결정을 해도 모자라는데, 그것을 손바닥 뒤집 듯 뒤집어 버리는 행태에 대해 불신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김종인 위원장이 '현금 살포' 공약을 내걸었다. 젊은층에 제대로 다가가지 못해 '꼰대 정당'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통합당이 이번에는 현금으로 젊은이들을 매수하려는 것이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선거 분위기가 침체되고 열세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뒤집기 위해 무조건 현금 살포같은 달콤한 말로 표를 유혹하는 것은 신뢰받는 제1야당의 모습이 아니다.
더구나 통합당은 재원 마련마저도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으로 해결하면 된다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 것이냐가 지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현안의 핵심은 대충 비켜가면서 오로지 '내 지르기식'의 무책임한 공약 발표로 선거판을 만회해보겠다는 얄팍한 꼼수에 불과할 뿐이다.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치며 경제 전문가임을 자임하는 김종인 위원장마저 포퓰리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막판 이전투구식의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회심의 한수로 던진 대학생 지원금 1백만원은 선거 패배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경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라 경제사정은 뒷전이고 오로지 표 모으기에만 경도돼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김 위원장은 평소 신중한 성향상 '현금 살포' 등의 말초적이고 포풀리즘적인 공약은 잘 내걸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만큼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편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9일 차명진(경기 부천병)·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의 '막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다.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차 후보 제명에 대한 당 일각의 '신중론'에 "제명한다고 발표했으면 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어딨나"라고 선을 그었다.
황교안 대표도 김 후보와 차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전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최고위의 제명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면서 '완주' 의지를 밝혔다. 차 후보도 "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않고 또다시 '막말 프레임'을 씌워 매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끝까지 완주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선거기간 내내 미래통합당의 골칫거리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들이 하루 빨리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춰주는 것을 원하는데 여진의 수습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사과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주도해 이뤄졌는데 당 안팎에서는 당 대표가 정식으로 사과를 하지 않아 모양새가 어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교안 대표가 잇단 말 실수로 지적을 받자 당내에서 의도적으로 그를 공개석상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이 만약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황 대표의 퇴진은 명약관화한 것이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 김종인 임시 체제로 당분간 갈 수도 있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내 대선주자급들이 생환해 돌아온다면 치열한 당권 투쟁도 전개될 수 있다.
미래통합당의 선거는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역대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는 야당이 선전을 하는 게 일종의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선거를 이끌 만한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었던 데다가 큰 선거를 오랫동안 경험했던 중진들이 대거 탈락하고 배제되면서 전략 수립도 중지를 모으지 못한 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역대 최악의 선거운동 터널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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