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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은 ‘안티 문재인’과 ‘안티 김정은’의 양 날개로 난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4. 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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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통령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주자들의 여론조사는 한 마디로 널뛰기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어본다면, 510일 문재인 후보가 아마 청와대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역대 네 차례 대선에선 후보등록(415) 직전 여론조사(한국갤럽 기준)에서 1위를 차지했던 후보가 예외 없이 모두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각종 조사에서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청와대 입성은 떼논 당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 등 최근의 여론조사 적중률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막판 변수에 따라 대역전극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널뛰기양상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문재인의 독주양상이 심했지만 후보등록 전인 48,9일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한때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KBS-연합뉴스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 다자구도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제의 여론조사는 안철수 후보가 양자대결이 아닌 5자대결에서도 처음으로 문재인 후보를 꺾는 것으로 나타나 큰 관심을 끌었다. 안 후보와 문 후보 지지율은 각각 36.8%32.7%였다. 전국 19세 이상 2,011명을 대상으로 했고, .무선전화면접 비율이 46, 응답률 15.3% 등 여느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사였다.

 

하지만 김재광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교수가 지난 4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샘플링(표본 추출)이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앞선 조사에 비해 규모가 크게 축소되는 등 조사 대상자 선정이 완전 무작위로 이뤄지지 않아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여론조사심의위는 411일 여론조사 기관인 코리아리서치 측에 KBS-연합뉴스 의뢰로 8, 9일 진행한 여론조사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조사결과는 기존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 결과와 상당히 배치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상당히 주목을 받았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의 추이를 반영하고는 있지만, 이처럼 그 추이와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가 네거티브 검증과 TV토론회 등에 의해 일시적이지만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응답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지금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가 곧 선거의 희비로 직결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의 여론조사 표본은 새로운 응답층이 아닌 기존 표본층이 그대로 유지되고 응답하고 있기 때문에 그날 그날의 주자들 실수나 강점이 빠르게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여론의 심연에 있는 바닥 민심은 어디로 갈지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특정주자에 대한 지지를 굳힌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변에 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려는 성향도 강하고 여론조사에도 적극 응하는 일종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층은 다르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도 소극적이다. 대선은 총선과 달리 바람과 구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론조사는 일종의 온도계와 같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날씨를 반영하는 온도계다. 그리고 그 평균을 낸 게 문재인 대세론이다. 지금까지 문재인 후보가 따뜻한 봄날을 보내고 있지만 59일 갑자기 안풍이 불 수도 있다. 대선은 확률의 싸움이 아니라 여론조사 지표로 설명할 수 없는 바람의 싸움이다. 지금 안철수 후보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이 바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여론조사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와 다를 수 있다는 경계령이 떨어진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격차를 벌리는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착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은 추미애 대표에게 이런 분위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본부장은 현장 민심 분위기는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것처럼 그리 압도적이지 않고, 유세 분위기도 지역마다 다르다. 선거 막판까지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 지지를 밝히지 않는 샤이(shy) 안철수층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도 유권자들이 마지막까지 선택을 망설인다면, 상대적으로 무난해 보이는 안철수 후보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4·13 총선 직전까지 당시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는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던 여론조사가 빗나갔던 사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총선과 대선이 새누리당=문재인등식으로 치환될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론조사 넘어 존재하는 바람의 변수는 무엇일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안티 문재인층의 선택이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세론 대 문재인 불가론의 싸움이다. 선거를 관통하는 기저에는 문재인은 되면 안 된다는 다분히 감정적인 요소가 짙게 깔려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해도 문재인은 찍지 않을 것이다. 그 감정적 앙금은 문재인을 둘러싼 비선실세의 패권적 행태에 대한 적개심과 두려움이 녹아 있다. 노무현 정권 때 드러났던 양극화 심화 등 일부 정책의 실패에 대한 심판의식도 들어 있다. 역대 대통령과 특정 계파가 정권 재창출을 했던 전력이 없는, 변화에 대한 갈망도 숨어 있다. 대선의 표심은 항상 새로움과 변화에 대한 주문이었다.

 

이런 요소들이 안티 문재인층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표심은 적극적일 가능성이 있다. 그냥 문재인이 싫어서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선거는 표로 말한다. 여론조사로 기분은 낼 수 있지만, 투표장까지 그들을 데려가지는 못한다. 안티 문재인 층은 이번 대선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투표 행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점이 현재의 여론조사에서는 누락돼 있는, 대선 바람의 시원이다.

 

 

두 번째는 북한 문제다. 이번 대선에서 바람이 강하게 분다면 그 중 하나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될 것으로 본다. 3대 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차치하더라도 김정은의 노골적인 전쟁 협박 전술에 대해 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거나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그것이 대선 주자의 낙점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남북관계가 역대 최악이다. 그 책임이 바로 김정은 정권에 있다면 그에 호의적인후보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질 수 있다. 역대 대선에서 북풍은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만큼은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전쟁 위험이 높아지고 있고, 김정은 3대 세습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과는 대화 국면은 지났고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선의 바람으로 나타날 수 있다. 김정은에 대한 적대감이 바람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선거전 초반 북한에 가장 먼저 갈 것이다라는 전략에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조로 바뀐 것도 바로 이런 민심의 풍향에 반응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안티 김정은감정이 예상보다 노골적이고 깊다는 점을 민주당이 인식했기 때문에 선거 전략도 강력한 안보로 좌표이동 한 셈이다.

 

이번 대선은 안티 문재인안티 김정은의 양 날개로 날고 있다. 과연 그 기착지는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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