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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성기노 칼럼] 총선 막판 최대변수로 떠오른 한동훈과 이재명 본문
4.10 22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3월 28일 0시를 기해 스타트를 끊었다. 투표일을 13일 앞둔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총선 한달여 전만 해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명횡사’ 공천 파동으로 정권심판론이 잠시 주춤 하는 듯했으나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윤석열 정권 실정에 대한 민심의 분노 표출이 표심의 큰 물줄기를 잡아나가는 형국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해 잠시 여의도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 공약이었다. 국회 세종시 이전은 이미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써먹은 식상한 재료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 추산비용 4조원에 위헌논란 등으로 국민의힘이 반대를 했던 국회의사당 이전을 뜬금없이 던졌다.
‘생각 없이’ 일단 옮겼다가 지금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청와대 이전은 그렇다 치고 선거가 닥치자 또 막 던지고 있는 여당 ‘대표’에 국민들은 불안감을 넘어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월 5일에도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가 지금은 감감무소식이다. 툭 하면 '떴다방' 식 공약을 던져놓고 허세만 떨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과 같은 큰 선거 경험이 전무한 한동훈 위원장이 최근의 여당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나름 비장의 카드를 꺼냈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위원장이 아무리 정치초보라고 해도 일정 수준의 정무적 판단능력만 있는 사람이라면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 정도의 ‘떴다방’ 수준 공약을 총선과 같은 큰 선거에서 먹힐 것이라며 버젓이 들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위원장은 꽉 막힌 열세 흐름을 뚫기 위해 좌충우돌 뛰어다니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헛공약’을 남발하며 정치 초보의 불안감만 더 증폭시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국민의힘 공식 ‘선거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후 3개월이 넘어서고 있지만 한동훈만의 뚜렷한 리더십이나 정치력, 비전 제시 능력 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쌓아올린 지지율마저 까먹으며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 돼가고 있다. ‘정치인’ 한동훈의 잠재력이나 확장성, 발전 가능성은 퇴색되고 보수여당을 책임지는 데 뚜렷한 한계만 노정시켰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연히 한동훈 위원장의 허송세월 3개월은 국민의힘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집권 직후부터 부정평가가 높게 나오는 상황이 무려 2년여동안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뇌리에는 ‘정권심판’에 대한 본능적인 표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에도 한 위원장은 그 ‘울분’과 ‘분노’를 풀어줄만한 ‘해원의 리더십’을 속 시원히 보여주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총선 뒤 미국 유학 등으로 ‘출구전략’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총선 판에서 완전히 밑천이 드러난 한동훈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전혀 의미 있는 반전 카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셀카 연기’에만 빠져 있는 한동훈 위원장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패배를 뻔히 예상하면서도 앉아서 ‘희망회로’만 열심히 돌리다 폭망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치른 총선 가운데 이번처럼 전략도 없이 무턱대고 허공에 주먹질만 해대는 선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많다. 총선 판에서 중심을 잡고 총괄적인 구도와 흐름을 잡는 사령탑이 없으니 후보들이 전부 흩어져 각개전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총선 전략 주요 관계자들이 구체적인 예상 의석 수치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 선거 운동의 가장 큰 문제는 한동훈 위원장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총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있다는 것이다. 날마다 한 위원장 워딩만 릴리스 되니 금방 식상해지고 신선함이 퇴색한 ‘헌동훈’의 ‘투머치토크’에 국민들의 피로감만 커지고 있다. 여당의 스피커를 다변화해야 하는데 당내 대권주자들이 전부 제 살기 바빠 지역구에 ‘올인’하다 보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여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동안 흐트러진 대열을 재정비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만한 절체절명의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하지만 한동훈의 ‘무능’ 공백을 메울 만한 ‘즉시 전력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 여당 총선 폭망론만 굳혀주는 형국이 돼 가고 있다.
여당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이라는 깜짝 카드로 크게 재미를 보았고 이번 총선에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동훈’이라는 제 2의 검사 카드를 띄우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갈수록 능력 한계치를 드러내며 이렇다 할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동훈과 달리 야당인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너무 ‘유능하고’ 앞서 나가서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일부 친명계 핵심 측근들과 똘똘 뭉쳐 향후 조금이라도 ‘반기’를 들 만한 정적들을 공천 과정에서 모두 제거해내는 근성과 뚝심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비명횡사’ 후유증으로 한때 당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윤석열’이라는 ‘든든한 보약’을 먹고 다시 기사회생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다시 ‘탄핵 200석’ 이야기가 뿜뿜 나오는 것을 보면 이재명 대표만큼 대통령과 여당 운이 좋은 지도자도 없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한 말이 아닌 것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때부터 안고 있던 ‘사법 리스크’와 함께 정치적 센스가 너무 앞선 나머지 여과 없이 함부로 내뱉는 ‘험한 말’들이 민주당 최대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총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던 지난 3월 8일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2찍’ 발언을 필두로 ‘중국에 셰셰’ ‘강원서도’ ‘계모 의붓아버지’ ‘파탄 난 아르헨티나’ 등의 험한 말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냈다가 당 내부에서조차 ‘당 대표가 선거의 가장 큰 리스크’라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대선에서 이미 국민적 평가를 받은 바 있는 ‘기본 소득 시리즈’를 난데없이 다시 들고 나와 당 전략 관계자들마저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물가를 잡아야 하니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가구당 10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는데 물가인상 촉발과 ‘매표성 포퓰리즘’이라는 맹폭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물가 대책 관련 ‘대파 875원’ 발언만큼 ‘보여주기 식 선심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런데 민주당 일각에서 가장 우려하는 이재명 리스크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발언들이다. 이재명 대표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3년은 너무 길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에 자극을 받았는지 유세 과정에서 ‘윤석열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슬쩍슬쩍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말 그대로 몽골기병식의 치고 빠지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오로지 윤석열 한 사람만 팬다’는 단순‘무식’한 선거 전략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은 민주당처럼 거대야당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벤처정당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단타’에 해당한다.
하지만 향후 집권을 꿈꾸고 있는, 엄연한 제1야당의 대표가 합법적으로 뽑은 대통령을 ‘선거 매표용’으로 탄핵을 남발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이재명 대표가 ‘대안 없이 일단 끌어내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은 공당의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주요 기제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 대표의 탄핵 시사 발언들이 총선압승을 예상하는 현재의 우세한 판세에 중도층의 거부감과 보수층의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고작’ 비례대표정당인 조국혁신당과 ‘윤석열 탄핵 경쟁’ 뻘밭에 뛰어드는 순간, ‘그 나물에 그 밥’에 거대야당을 그냥 비벼 넣는 ‘자폭’행위다.
국민의힘은 ‘천둥벌거숭이’ 한동훈 위원장의 ‘자뻑’ 리더십에 총선을 관통하는 이렇다 할 승부수 하나 던지지 못하고 ‘어찌 되겠지’ 전략만 시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세한 판세에 혹해 재판도 설렁설렁 받으며 ‘대통령 끌어 내리자’로 신난 이재명 대표의 ‘자아도취 리더십’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정책경쟁은 아예 사라지고 여야 지도자들의 승자독식 욕망만 이글거리는 22대 총선은 누가 이기든 투표 다음날부터 또 으르렁거리는 소리만 들려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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