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문재인 대통령 '좀스럽다' 표현 정치 공방 격화...추가 메시지 낼까? 본문

정치

문재인 대통령 '좀스럽다' 표현 정치 공방 격화...추가 메시지 낼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3. 15. 14:59







728x90
반응형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야당의 경남 양산 사저 부지 관련 의혹제기에 ‘좀스럽다’는 등 다분히 감정적인 표현으로 격하게 반응한 것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한 톤으로 비판한 배경에는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주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문 대통령이 직접 발언할 무대가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문 대통령이 추가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당을 겨냥해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영석·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등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의 형질변경 절차가 완료됐고 향후 사저가 완공돼 준공검사를 통과하면 현재 ‘전’(田)으로 돼 있는 지목이 ‘대지’로 바뀌며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문 대통령 부부가 농지를 매입할 때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하는 등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썼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야권 자료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 형질이 기존 ‘전(田)’에서 ‘대지’로 바뀌게 됐다며 이를 ‘특혜’라고 보도했는데, 이에 문 대통령이 공개 반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좀스럽다’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강한 톤으로 야권을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의 만류했음에도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 관련 의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 의혹, 검경수사권 조정 등까지 모두 엮일 수 있는 이슈로 인식하고 문 대통령이 크게 분노했다는 분석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아방궁’ 트라우마도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연일 LH 의혹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지시하고 있을 정도로 이번 이슈를 ‘정권을 뒤흔들’ 악재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1일 투기의혹 1차 조사결과가 나온 하루 뒤 문 대통령이 “어제 LH 투기 의혹 1차 조사결과는 시작일 뿐이다.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 본인이 토지 비리와 연관됐을 수 있다는 의혹은 전체 수사 자체의 신뢰성에 치명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사저 의혹은 문재인 정권의 ‘상징’과도 같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검찰의 손발을 묶어 현 정권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 하게 됐다는 비난으로 이어지기 쉬워서다. 노 전 대통령이 ‘아방궁’ 사저 논란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역린’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로, 이슈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점이다. 야권은 당장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대통령의 진노에 국민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국민에 대한 겁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처남의 투기 의혹과 LH 투기, 특별감찰관까지 거론했다. 상황이 이렇게 꼬여가자 이번주 문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사저 관련 입장표명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강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는 신중하고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문 대통령이 갑자기 왜 감정적인 대응을 했는지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LH 사태로 여권이 수세 국면에 처해있는 마당에 문 대통령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며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여권 내부의 일반적 반응은 4·7 재·보궐 선거 등 향후 정치일정과 함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강공책’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감정적인 대응으로 정치적 파장만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SNS 글이 참모들의 ‘대응 자제’ 의견에도 불구하고 낸 것으로 알려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야권의 ‘아방궁 사저 논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분노가 ‘트라우마’식으로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 내부에서는 “왜 지금 대통령이 직접 나섰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여권 관계자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의 글을 놓고 “여러모로 봐서 문 대통령 답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문 대통령은 야권의 의혹 제기가 통상적인 정치 공세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주말 사이 SNS를 통해 문 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서며 여야 공방전이 가열됐다. 민주당 친문계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야권의 공세로 부동산 문제가 과도하게 해석되는 분위기가 있다”며 “LH 사태가 ‘정권 비리’는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들인 윤건영 고민정 의원 등이 잇따라 문 대통령 표현 공방에 '실드'를 치며 적극적인 보호에 나선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LH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 건’ 격인 ‘부동산 민심’을 건드린 뇌관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위기감과 대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내년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4·7 재·보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수세에 몰린 여권으로선 ‘더 밀리면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한 터다.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국민들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고 경찰의 수사도 초반인 상태라는 점에서 더 이상의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한 메시지’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노무현 트라우마’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할 때 적극적으로 맞섰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야권의 공세에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문 대통령은 2011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절반은 사저고, 절반은 경호동인데 ‘아방궁’이라고 한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전직 대통령 예우에 신경을 써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여권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글이 ‘전략적인 착오’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자신의 사저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에 직접 뛰어든 것은 앞뒤를 보지 않는 감정적 대처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정제된 표현과 대응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자칫 야당을 향한 문 대통령의 역공은 중도·무당층 표심이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 등을 앞두고 부동산 정쟁이 격화돼 ‘지지층 갈라치기’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당 관계자는 “선거가 코 앞인 상황이라 현재로선 부동산 민심을 건드릴 만한 얘기들은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민심을 달래는 쪽으로 대처해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가 들어설 부지가 철문으로 가로 막혀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야권의 무책임하고 '비열한' 문제제기에 가족들까지 분노해 그 감정을 그대로 대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파급력이 큰 SNS를 통해 직접 격앙된 감정을 그대로 노출할 만큼 화가 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배경에 가족들의 분노도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이번 '좀스럽다' 표현은 문 대통령이 그 파괴력과 후유증을 알면서도 '내질렀다'는 점에서 야권의 일방적인 정치공세에는 무관용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의 철옹성같은 지지율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민심을 거스르는 역린을 펼침으로써 앞으로 이 문제의 종착역이 어디에 다다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시계제로의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