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이낙연의 선택은?...'당권 도전' vs '대권 직행' 갈림길에서... 본문

정치

이낙연의 선택은?...'당권 도전' vs '대권 직행' 갈림길에서...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5. 20. 10:49







728x90
반응형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기로에 섰다. 차기 당권 도전을 하느냐, 건너뛰고 대권 도전으로 직행하느냐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두 가지 선택을 두고 여러가지 정치적 유.불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 

 

먼저 이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가 관심사다. 이 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당권 구도는 크게 출렁일 것이다. 현재 이 위원장 주위에서는 당내 세력을 다지는 차원에서 당대표 출마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정작 본인은 당권에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전언이 나온다.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개호 의원은 “이 위원장 본심은 당권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권보다 본인이 내실 있는 실력을 키우고 체제 전체에 대한 공부도 더 하면서 의원들과 교류를 넓히는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에서 워낙 많은 분들이 당권을 맡아서 당을 이끌어주는 게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기 때문에 (이 위원장이)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당권보다는 현안 문제나 국가적인 과제 이런 데 대한 준비를 더 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위원장의 출마는 상수로 여겨진다. 21대 총선을 거치며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극복이 중대한 과제로 놓여있는 상황에서 당의 질서를 잡고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 위원장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권대권 분리규정에 따라 이 위원장이 당대표로 선출 되더라도 임기가 7~8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당헌개정이 필요한데, 사실상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일종의 비대위 형태인 ‘코로나 지도부’를 언급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실현되기 어렵다.

 


이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위원장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 위원장 본인이 받아들이겠느냐”며 “많은 분들이 이 위원장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요청하고 있으나 출마여부에 대해 고심을 계속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권’ 직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며 당대표 불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각에서는 이낙연 위원장의 발걸음이 당 대표 출마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선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새 나오면서 일부 당권도전 후보들은 불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나가봤자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차라리 경쟁보다 추대 형식이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가 경선 방침을 밝힌 뒤 추대론 불가 목소리가 커졌다. 다른 후보들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이 위원장은 고심 모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국면이 장기화하고, 이낙연 대세론이 지속되자 ‘추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당권 경쟁 후보들이 불출마를 검토한다는 말이 연쇄적으로 들려왔다. 

이날 송영길 의원이 ‘이낙연 출마 시 불출마 검토’를 시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의원들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송 의원이 이 위원장에게 양보한다는 것 자체가 대선을 위한 교통정리 차원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두 사람이 동향(호남)이란 점도 당권 구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에선 “이 위원장과 송 의원이 내년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을 넘겨받는 식으로 거래한 것”이라며 “이 위원장이 자신의 추대론을 당에 압박하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당권과 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들며 이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했다. 당권 후보인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이 위원장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당으로선 ‘이낙연 변수’ 이외에 당 혁신 방안 등 다른 쟁점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도 고민거리다. 

 

이낙연 위원장 앞에 놓인 상황이 애매하기는 하다. 당 대표출마를 하기도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피해서 대권도전으로 직행하는 것도 정략적 계산으로 비쳐질 수 있어 선택이 간단치 않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위원장은 당권 도전을 해야 한다. 명분은 세 가지다. 먼저 이낙연 위원장은 21대 총선 압승의 민의를 따라야 한다. 이 위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화려하게 부상한 대선후보 지지율 압도적 1위 정치인이다. 이제 그는 그 책임을 오롯이 져야 한다. 그리고 21대 국회 1년 동안 여당이 힘이 있을 때 모든 개혁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국운영의 밑그림도 새로 그려야 한다.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이 쌓여 있다. 그 일을 여당의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가 맡아서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이는 이낙연 위원장이 대권도전을 위한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나타난 코로나19 위기극복의 민의를 충실히 받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힘있는 인사가 책임감있게 정국을 주도해야 한다. 이낙연 위원장이 적임자다. 그가 이 과정에서 수많은 난제를 극복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계속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이낙연 위원장을 대권도전의 길로 이끌 것이다. 

 

두번째는 이 위원장이 상황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대로 21대 국회, 특히 전반기는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각 분야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국가 아젠다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21대 총선에 나타난 국민들의 언명이다. 이것은 한 대권주자의 정치적 유.불리와 타협할 대상이 아니다.

 

이 위원장 주변에서는 지금 몇 개월짜리 당 대표를 맡았다가 구정물만 뒤집어쓰고 대권 도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8개월짜리 단기 대표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변명을 위한 변명일 뿐이다. 부자 몸조심 할 처지가 아니다. 코로나 때문이다. 작금의 상황이 이 위원장을 편안한 대권도전 로드맵으로 안내해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지지율 1위의 대권도전 상황논리에 빠지는 순간, 몸을 사리고 안전한 길만 택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총선에 나타난 국난극복의 큰 길을 가야 하는 게 맞다. 

 

 

세번째는 이 위원장의 태생적 한계다. 이 위원장은 4선의원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참모형 정치인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대권주자로 우뚝 선 것은 불과 1년 정도다. 당내에 세도 거의 없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이낙연계가 생겼을지 몰라도 엄밀히 말해 주류형성 정도의 세는 아니다. 지금 그가 지지율 1위이기는 하지만, 비주류의 한계를 넘어서기가 상당히 어렵다. 더구나 그 지지율 1위도 어찌보면 뜬구름이다. 고건이 그랬고 반기문이 그랬다. 개인의 지지율은 하늘을 찔렀지만 그들의 발은 허공에 떠 있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들을 탄탄하게 지지해줄 세력이 없었다. 노무현에게는 친노가, 문재인에게는 친문이 버티고 있었다. 종교 정도의 막강한 지지세력이 이낙연 위원장에게 있을까. 국민들이 다가와 사진 찍고 환호하고 박수치는 세력이 아니라, 당내에서 목숨걸고 그를 지켜줄 세력이 있을까. 아직은 없다. 이 위원장이 만들어야 한다.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당 대표 자리는 절호의 기회다. 짧은 시간에 가장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낙연 위원장의 대권도전은 단기속성 과정이다. 노무현의 영남 낙선 암흑기, 문재인의 대권 도전 재수 등은 모두 최고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편한 길을 가려한다는 것은 그 어떤 명분도 없다. 이제부터 이 위원장은 어렵고 힘든 길만 골라서 가야 한다. 그래서 노무현 문재인이 멀리 멀리 돌아온 고난의 길을 이 위원장은 단기간에 벌충해야 한다. 특히 단기필마 노무현이 걸었던 정의와 원칙의 고난 길을 이낙연 위원장도 따라가야 한다. 

 

그는 호남에서 3선과 도지사를 했기 때문에 전국구 정치인도 아니다. 한계가 많다.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행운의 사나이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은혜를 입은 당을 위해서 몸을 던져야 한다. 당 대표 자리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고맙게 받고, 난제를 같이 극복해나가자는 메시지를 당에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대권도전의 순풍을 만날 것이다. 단기 대표 약점이라는 것도, 8개월 동안 최고의 업적을 쌓으면 국민들이 그를 청와대에서 일하라고 명령할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이낙연의 시간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은 영남출신만 대통령으로 배출했다. 영남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대권도 쉽지 않다. 호남 출신 이낙연 위원장에게는 더욱 가혹하고 냉엄한 지역적 등고선들이 폭넓게 펼쳐져 있다. 결코 그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이를 뚫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실력이다. 호남출신이라고 배척하지 않는, 영남인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실력뿐이다. 그것을 이낙연 스스로 증명해보여야 한다. 그는 원래 혼자였으니까.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