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황교안 새벽에 통합당 최고위 전격 소집, 금정·경주·화성을·의왕과천 공천 취소 본문

정치

황교안 새벽에 통합당 최고위 전격 소집, 금정·경주·화성을·의왕과천 공천 취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25. 11:39







728x90
반응형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관훈토론회 참석을 위해 국회를 떠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5일 관훈토론회 참석을 한다. 그 준비로 아침부터 바빴음에도 그는 이날 새벽에 전격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과천 등 4곳의 4·15 총선 공천을 취소했다. 황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26일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부랴부랴 취소한 것이다. 속사정이 있을 것이다. 일단 상황을 살펴보자. 

부산 금정은 공관위원인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한 곳이다.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병원장,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의 3자 구도에서 백 전 의장이 배제된 채 경선이 치러졌고, 김 원장이 이겼다.

현역인 김석기 의원이 공천 배제(컷오프)를 당한 경주에선 박병훈 전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이 김원길 통합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을 경선에서 이겼다.

'청년벨트'로 지정된 경기 화성을은 한규찬 전 평안신문 대표가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은 곳이다.

경기 의왕·과천도 청년벨트로 지정, 지원자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진행한 끝에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가 전략공천됐다.

이들 4곳은 후보자의 경쟁력, 신상, 경선 방식 등에 문제가 있다면서 최고위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한 지역구이다. 공관위가 원안을 고수하자 최고위가 직권으로 이를 무효로 한 것이다.

이에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은 "전혀 수긍할 수 없다. 받을 수 없는 결정"이라며 "당헌에 없는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들 4곳에 대해 "공관위가 그냥 놔두면 다 무공천 지역이 된다. 최고위가 직접 후보를 지명할 수 없다"며 "(황 대표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지명하려면 공관위원을 전원 해임하고 새롭게 공관위를 구성해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는 당헌·당규상 '불법 선거운동이나 금품수수 등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을 경우 최고위 의결로 후보자 추천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했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를 한 것"이라며 "국민 중심 공천, 이기는 공천이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최고위가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김원성 최고위원 공천을 무효로 하면서 이 규정이 사용됐는데, 최소화해서 사용해야 할 규정임에도 확장적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 금정 공천 취소에 반대한다면서 회의 도중 퇴장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앞서 서울 강남을(최홍)과 부산 북·강서을(김원성)의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황 대표의 공천 취소에 당 안팎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회의에 참석한 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권한을 넓혀서 쓰고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빈 자리에 공천위가 새롭게 공천을 한 인물이 내려올 지 당이 우선권을 발동해서 (후보가) 나올지 걱정"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당초 전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를 열기로 했으나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이날 새벽 긴급 회의를 열었다. 최고위는 문제의 4곳에 대해 후보자의 경쟁력, 신상, 경선 방식 등을 이유로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했으나, 공관위가 전날 원안을 고수하자 최고위가 직권으로 이를 무효로 했다. 최고위의 이번 결정은 오는 26일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의 취소 배경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먼저 선거에 대한 위기의식이다. 

 

현재 미래통합당의 선거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 지지율도 정체돼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 대처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것 등의 영향으로 총선에서 야당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이 버린 카드였던 김종인 전 대표 영입을 다시 추진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황이 다급한 것이다.

 

이에 황교안 대표도 마지막 공천 칼을 뽑아들었다. 4⋅15총선을 3주 가량 앞두고 이대로 가면 패한다는 위기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25일 새벽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일단 일부 공천 잡음지역의 논란을 해소하는 것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황 대표로서는 공천에 대해서도 무리가 있더라도 적극 개입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통합당의 한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패배를 하게 된다면 그 책임이 모두 황 대표에게 다 돌아갈텐데, 대표가 나서서 잘못된 공천을 단호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황교안 대표가 통합당의 지역구 공천에서도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일부에서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황 대표의 전략적 판단 미스였다.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황 대표는 공천과정에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대 공천에서 당 대표나 청와대의 오더나 쪽지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것이 전횡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공천으로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순진하게' 공천에 손을 놓고 있었고 일부 자신의 측근들이 떨어져 나갔고, 이 과정에서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후보들이 공천을 받는 사태가 되면서 황 대표로서도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황 대표가 공관위와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두고 사전 조율 정도만 했어도 이같은 막판 뒤집기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 민주당은 벌써 후보공천을 끝내고 선거운동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황 대표의 아마추어 리더십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정치 초년병이면 노련하고 경륜있는 참모들을 두루 영입해 활용을 했어야 한다. 황 대표는 이런 점에서 통합형 리더십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정치의 핵심은 '용인술'이다. 혼자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황교안 대표가 보수 중도를 가리지 않고 인재들을 삼고초려해서 영입했다면 지금과 같은 살얼음판 총선 길을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