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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정의당 지지율 2년새 최저치 기록....4.15 총선 앞두고 당 지도부 비상령 본문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지지율이 2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대 양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위성정당 논란을 벌이는 상황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2% 포인트)한 결과 정의당 지지율은 3.7%를 기록했다. 2018년 4월 셋째 주 3.9%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비례대표 후보 투표 의향을 묻는 조사에서도 정의당을 뽑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로, 지난주 7.2%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정의당의 최근 지지율 하락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결 구도가 심화되고, 여기에 친문(친문재인)·친조국을 내세운 비례 정당 열린민주당까지 가세하면서 정의당의 존재감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 음주운전 경력으로 인한 신장식 후보의 사퇴 등 부정적인 소식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유권자들에게 ‘진보성’을 내세워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될 당시 정의당은 조 전 장관 임명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지 못하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그때와는 정반대의 전략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당과 얽힌 고리를 끊고 정의당만의 색깔을 보여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요즘 정의당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지지율이 2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도 그들의 어깨를 축쳐지게 하지만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정의당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그들은 스스로를 진짜 진보정당이라고 자부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니, 국민들이 정의당을 '진짜' 진보정당이라고 인정해줄까? 그렇지 않다.
이명박 박근혜 두 개의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정의당의 진보적인 색채가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을 했지만 그때는 '민주당 2중대'라는 비아냥은 듣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정의당은 적잖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갑자기 먹잇감을 잃은 사냥꾼처럼 어정쩡한 자세로 몸을 웅크리고 있다. 문재인이라는 진보진영 대통령이 나오면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면서 정의당이 그동안 누려온 '진보의 색깔'이 많이 옅어졌다.
이것의 정점이 바로 조국 사태였다. 조국을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눈치에 동조하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리저리 눈치보기를 하면서 정의당의 스탠스를 재고있다가 결국 조국 사태에 대해 선명함을 잃고 말았다. 물론 민주당과의 선거법 개정 연대로 묶인 결과다. 조국에 대해 처음부터 일관되게 '선명야당'으로서 반대를 했다면, 그래서 정의당의 '정의'를 일관되게 주장했다면 지금의 지지율 추락 사태는 오지 않든지, 최소한 늦춰졌을 것이다. 현재의 정의당 추락은 총선을 앞두고 독자적인 교섭단체 정당을 만들려는 탐욕이 빚어낸 스텝 꼬임이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만들어준 선거법 개정의 밥상을 도로 걷어차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는 열린민주당에 치이고 있다. 진보색채를 한층 강화한 열린민주당은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다. 한국갤럽 자체조사(17∼19일 1000명 대상) 비례투표 정당에서 자신을 진보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13%가 정의당은 택했고, 7%는 열린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자체조사는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7231명에 접촉해 1000명이 응답(응답률 14%)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뉴스1 의뢰 엠브레인 조사(13일 1000명 대상)에서도 진보층이라고 생각한 응답자의 14.1%가 정의당을 지지했고, 12.9%는 열린민주당을 지지했다. 진보층을 놓고 두 당이 치킨게임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뉴스1 의뢰 엠브레인 조사는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4.0%(1000명 응답)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원인은 모두 정의당의 자업자득이다. 앞서 본대로, 정의당이 연동형제 기대 탓에 마치 교섭단체가 된 것처럼 오만하게 행동했고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정치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정의당이 청소해주지 못하는 '탄핵 찌꺼기'들을 열린민주당이 해주겠다고 나서자 일부 열혈 지지층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쓴소리였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설령 그것이 자당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목숨보다 귀한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과 '준연동형제'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부터 정의당의 모든 스텝은 꼬이고 말았다.
이제는 늦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지를 만한 '야당 청산' 목소리는 모두 열린민주당이 내고 있다.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격은 미래통합당이 전담하고 있다. 정의당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존재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의당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해야 한다. 마치 자신들이 '여당'이라도 된 듯이 폼 재면서 행동하다가 지지층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고 집권여당에 적극 협조해 국정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고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닌 정당이 돼버렸다.
정의당의 매력은 권력에 대한 날선 비판에 있었다. 선명한 자기 목소리였다. 정의당 당원들이나 의원들을 보면 예전에는 뭔가 짠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어깨가 뻗뻗해졌음을 느낀다. 안타깝다. 야성을 잃어버린 호랑이는 동물원의 고양이에 불과할 뿐이다. 정의당이 다시 정의로워져야 한다. 권력에 저항하고 불공정에 저항해야 한다. 권력이 아닌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정의에 목마른 국민들의 편에 서야 한다. 설령 그것이 작은 사안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이득이 별로 없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게 정의당이었고, 그게 정의당이어야만 한다.
지금 노회찬이 살아있다면 과연 뭐라고 했을까. 정의당의 최고 지지도는 노회찬의 별세 뒤인 2018년 8월 첫 주에 기록한 14.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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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A/S
정의당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할 당시 정의당이 반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의 눈치를 봤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조국 원죄'를 털고 가야겠다는 쪽으로 당의 총론이 모아진 듯합니다. 발표 형식은 정의당 심상성 대표가 아닌 청년들이 나섰네요. 지지율이 2년 새 최저라는 발표로 당이 쑥대밭이 된 다음날, 이같은 사과가 나왔습니다.
류호정 전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과 장혜영 정의당 청년선거대책본부장 등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청년 후보’ 7명과 지역구 청년 후보, 청년 당직자들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정의당 비례 후보 2번인 장 본부장은 “정의당은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잘 대변하기 위해서는 정의당이 더 크고 영향력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거 제도를 개혁할 힘을 갖기 위해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청와대와 민주당의 눈치를 보고 조국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에서 민주당 협조를 얻기 위해 조 전 장관 문제에 눈을 감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장 본부장은 그러나 “정의당은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 여러분께서 정의당을 믿고 지지해주실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그간 우리가 비판해온 거대 양당의 모습을 닮아간 것을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정의당이) 이제야 제 자리로 돌아온다"고 거들었네요. 진 전 교수는 "조국과 각을 세우면 득표에는 불리할 것이지만 할 수 없다"며 "진보의 원칙과 가치를 몇 석의 의석과 바꿀 바에는 차라리 다 민주당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의당이 당 지지율이 2년 새 최저라는 발표가 나온 다음날 청년후보들의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지난 날의 일부 사안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그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번 사과를 계기로 권력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적 약자와 거대권력 감시라는 정의당 본연의 쟁투심을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의당이 발전해야 권력에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됩니다. 선배들이 척박한 진보정치의 토양 위에서 닦아논 길을 더 단단하게 다져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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