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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태영호 거부 아냐…비례대표 출마가 정상적이라 얘기한 것”...당 내부반발에 움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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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태영호 거부 아냐…비례대표 출마가 정상적이라 얘기한 것”...당 내부반발에 움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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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4일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을 비판한 것과 관련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다”며 “지역구는 합당하지 않다. 그 분이 경호원 끌고 다니면서 선거운동 해야 한다. 물론 (태 전 공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김 전 대표는 앞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의 강남병 공천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개인적 사담을 갖고 기사를 냈다”고 해명했다.

김 전 대표는 태 전 공사의 공천 재배치와 관련 “시간이 없다. 공관위가 자신들이 공천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표가 경남 양산을 지역구 공천 컷오프 결과에 불복해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홍 전 대표 컷오프가 과정상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심의는 이제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와도 “그간 한두 번 만났다”고 밝히면서 “아주 정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된 선대위원장직 수락과 관련 “공관위에서 뭘 하는지 관심 없다”며 “공관위가 결정한 인물이 일반 여론이나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합당한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없는 거다. 그런데 자꾸 잡음이 생기니까 그 잡음을 알고서도 내 행동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이 사의를 표하며 ‘선대위는 선대위 역할만 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선대위가 공관위에 대해 뭐라고 얘기한 게 아니다. 그 사람들(공관위)도 웃기는 사람들이다. 자기네가 해놓은 결과가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종인 대표는 태영호 전 공사 논란과 관련해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애초 태 전 공사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며 강하게 태클을 건 바 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번복해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김 전 대표 평소 성향상 모든 발언은 다분히 의도되고 계산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자존심도 세기로 유명한 대표적인 정치인이, 자신의 발언에 변명을 한다는 것이 이례적이다. 


 

 

김 전 대표는 심재철 원내대표가 "발언을 사과하라"며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자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 원내대표가 원내 사령탑이자 중진으로서 김 전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문제삼은 것에 대해 김 전 대표로서도 의외의 공격을 당한 셈이 됐다. 그가 선대위원장으로 들어가면 '그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시작부터 이렇게 사단이 나면 당과 의원들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고위원회의에서 그의 영입에 대해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 백승주 김영우 의원 등이 김 전 대표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과 거부감을 드러내며 그의 선대위 입성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반대 기류가 당 내부에 점차 퍼지고 있다. 

 

김 전 대표도 '아차' 싶었을 것이다. 위기를 감지한 것이다. 자신을 선대위원장으로 받아주면서 대대적으로 환영해주고 '구세주' 대접을 해주길 바랐지만, 태 전 공사 발언 파문 등으로 첫 단추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그는 서둘러 봉합에 나섰고, 신동아 인터뷰에서는 평소의 그와 달리 이례적으로 자신의 발언을 사담으로 격하시키켜 진화에 나섰다. '이러다 선대위원장 꽃가마 입성이 물 건너 갈 수도 있다'고 보고 당 지도부에 구애신호를 보낸 것이다.

 

김 전 대표가 이렇게 한발 물러선 데에는 선대위원장 자리에 욕심이 발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6선이 눈 앞에 보인다. 선거 뒤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다. 은퇴자의 노후대책 치고는 꽤 괜찮은 것이다. 주는 자리를 마다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들어갈 때 예우가 거창하지 않아도 감내할 만한 '이득'이 기다리고 있다면 한번쯤 뒤로 물러서줘도 괜찮은 것이다. 

 

하지만 당 최고위원회 기류가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는 것 자체가 김종인 영입 카드가 실패했음을 말해주는 방증이다. 선거 구원투수로 모셔오는, 그것도 선거관리의 거의 전권을 주며 당을 갖다바치는 꼴임에도, 영입 시도가 만장일치로 분위기가 뜨지 않으면 그 카드는 이미 퇴색된 것이다. 향후 불필요한 갈등만 더 양산할 것이다.

 

김종인 영입은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 조금 더 일찍 영입해서, 김형오 전 위원장과 공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모양새를 보였더라면 '외인용병 투톱'의 활약이라며 더 붐업이 되었을 수 있고, 체면과 예우를 상당히 중요시여기는 김 전 대표도 자연스럽게 당에 들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김종인 전 대표에게 기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것이 한국정치의 폐해와 관련이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당내 현안이 발생하면 그것을 내부적으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한다. 

이는 당이 그동안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공학적으로만 머리를 굴려온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그만큼 한국정치는 당의 하부토대가 허약하고, 책임있는 정치를 하지 않은 결과다. 

그러니 선거 구원투수니 전문가니 하면서 오로지 표 모으는 데 도사들을 영입하려고 하는 것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훌륭한 정치원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이런 '니즈'를 알고 이번에도 판돈걸린 도박판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부에서 '노욕'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한번쯤 되새겨봤으면 한다. 

황교안 대표의 김종인 영입 카드는 늦었다. 명분도 없다. 무엇보다 '김종인을 영입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인가'에 대한 계산이 불분명하다. 막연하게 선거에서 이겼으니 이번에도 이겨주겠지 하는 정도라면 시대정신에서 김종인 카드는 적절치 않다. 지금이라도 김종인 카드를 접고, '차악'이라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아니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전부 똘똘 뭉쳐 한번 헤쳐나가보면 어떨까. 탄핵으로 차버린 밥상을 다시 정리할 사람은, 남이 아니라 남은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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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A/S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미래통합당 영입이 계속 논란이 되네요. 위 글을 쓰고나서 몇 시간 상황이 또 변해서 이렇게 업데이트 뉴스를 덧붙입니다. 


일단 김종인 영입에 대한 당의 영입 분위기가 "6대 4 정도로 김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상황"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네요. "김 전 대표 영입을 결정하지 못한 것을 보니 결정권을 쥔 황교안 대표가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황 대표가 김종인 영입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전 대표측도 서둘러 언론플레이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일단 김 전 대표가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고요. 김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최명길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태영호 국가망신' 인터뷰 기사에 대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김 전 대표가 전언 형식으로 던진 사담을 인터뷰 형식으로 기사로 쓴 것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대화의 주된 내용은 이번 총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정권 심판을 원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통합당이 잘 담아내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사적 대화에 잠시 동석해 들은 이야기를 인터뷰라고 기사를 쓴 언론의 행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에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수법이죠.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미래통합당의 급한 제의에 너무 의기양양해져서 쓸데 없이 오버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제는 '적당히 하고 좀 넣어달라'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김 전 대표 특유의 자존심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정치행보가 아닙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작이 이번 주 초냐, 중반이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 분위기를 알았으니 이제 그만 몰아붙이고 받아달라'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지난 1월15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정치네트워크 시대전환 출범 기념 수요살롱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정치가 필요하다’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당의 선거를 총괄하는 선대위원장을 모셔오면서 이렇게 분란이 생기고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으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최상의 힘을 발휘할 수도 없습니다. 정치는 타이밍의 싸움입니다. 김 전 대표가 너무 오버하다가 밥상을 걷어차버린 격이 되고 있습니다.

 

독자여러분, 다음주 김종인의 선택과 워딩을 유심히 봐주십시오.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하는지를요. 박찬종이 말한 '정치 6~7단' 정도의 내공이 나오는지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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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A/S의 A/S

 

다음주 김종인 전 대표의 결정을 지켜보자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수건을 던져버렸네요. 김 전 대표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전 대표의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해당 입장문에서 김 전 대표는 “저는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며 “통합당 황교안 대표께도 어제 더 이상의 논의를 끝내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전 대표는 “다 됐던 일처럼 보이던 것이 흐트러진 데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한 마디 덧붙이겠다”며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교안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다시 이야기하였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했다. 

 

자존심 강한 김 전 대표로서는 꽃가마를 타는 데 조금이라도 오물이 묻어있으면 타지 않으려고 했을 겁니다. 특히 '공동'이란 타이틀을 떼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혼자 만기친람하겠다는 뜻입니다. 김 전 대표의 열정, 혹은 욕심을 황교안 대표가 전부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당내 분위기가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국가적 망신' 파문 이후 미래통합당의 분위기가 좋지 않게 돌아갔습니다. 그게 통합당의 기류이기도 하지만, 그게 바로 민심입니다. 제가 보기에, 2012년 박근혜가 그를 호출했을 때 환영받았던 것의 절반도 이번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민심을 담아내는 그릇인 정당의 기대섞인 눈금에 김 전 대표는 한참 모자랐을 것입니다. 

 

이제 정치의 한 시대도 저물어갑니다. 통합당은 이번에 탄찬파 탄반파들을 일부 정리하며 시대의 새로운 흐름에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은 보였습니다. 김종인은 훌륭한 정치책사였습니다. 탁월한 정무적 감각, 민심의 핵심을 잡아내는 정치적 안목, 정책에 대한 탁월한 식견 등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이 없는 훌륭한 전략가였습니다. 하지만 만물에는 들어서는 때와 물러설 때가 있는 법입니다. 21대 총선은 김종인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의 대안도 눈길을 끄네요. 그는 16일 “내가 직접 상임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중앙당과 시도당은 선거 때까지 비상 체제로 운영된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을 진다고 하는 엄중한 자세로 대응해주기 바란다. 저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앞장서서 뛰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황 대표는 당원들로부터 2년 동안 책임을 부여받은 당의 리더입니다. 그 책임을 다하면 됩니다. 결국 통합당의 미래는, 남이 아니라 남은 자들의 몫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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