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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정병국, 통합당 합류 3선 이찬열 컷오프 충격...총선 뒤 '김형오 대안론' 나올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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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정병국, 통합당 합류 3선 이찬열 컷오프 충격...총선 뒤 '김형오 대안론' 나올라...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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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출신 정병국 의원(5선. 경기 여주양주)이 불출마를 택했다. 바른미래당에서 당적을 옮긴 이찬열 의원(3선. 경기 수원갑)은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공관위가 추가 공모 방침을 밝히면서 컷오프 여부가 주목됐던 권성동 의원(3선. 강원 강릉)의 운명은 미뤄졌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형오)가 9일 오후 발표한 심사 결과 일부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여주양주에는 김선교 전 양평군수가 공천됐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갑에는 이창성 전 당협위원장이 공천됐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날 "정병국 의원은 이번 통합 과정에서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며 "그 통합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공관위에)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도 따로 입장문을 통해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 말 못한 서운함과 못 다한 이야기는 여주와 양평을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에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관위는 사천도, 파동도, 나눠먹기도 없었다. 모든 것이 완전할 수는 없지만 공관위의 선의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그의 불출마 결정은 공관위의 '지역구 재배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앞서 당 공관위에서는 정 의원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지역구인 경기 수원무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우리는 정 의원의 기여도나 앞으로의 역할, 그의 인품과 능력을 굉장히 존경한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공관위가) 상당히 여러 가지로 권유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정병국 의원의 경우 5선 관록의 '한나라당 소장파'라는 개혁 이미지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했지만, 정 의원은 결국 모든 것을 던졌다. 남양주 지역구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그로서는 다른 지역 출마가 여의치도 않았고, 5선 중진의 행보 치고는 구차하게 비쳐지는 측면도 있었다. 공관위가 '불출마'로 발표해 그를 예우해주었고, 그도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정리가 됐다. 

 

정병국 의원 측 관계자는 "공관위가 예우 차원에서 불출마라고 말하지만, 컷오프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현 지역구에 공천 신청했다 탈락한 것이고, (정 의원이) 공관위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옛 한나라당 시절 '정풍운동'을 주도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한 축인 정 의원은 새정치수요모임, 미래연대 등 개혁 성향 소장파 모임에서 활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 의원이 이끈 바른정당의 초대 대표를 지냈다. 이후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통합당에 다시 합류했다. 개혁 성향의 정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시절 '통합 플랫폼'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으며, 이후 통합당 모태가 된 통합신당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지역구인 경기 여주양평에서 지역구 관리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해 '조직의 달인'이라는 평가까지 들었지만 끝내 6선의 벽은 넘지 못했다.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며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손학규계' 이찬열 의원이 지난 2월 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찬열 의원의 공천배제 사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통합 당시에 한국당 밖에 계셨던 현역 의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천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 분들이 통합의 뜻에 동참해서 (통합당에) 온 것이지 공천 심사는 우리 나름의 기준과 근거를 가지고 결정한다"고 답했다.
 
바른미래당 시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에 찬성했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패스트트랙 법안 찬성이) 결정적이냐, 아니냐는 말할 수 없다. 상상에 맡긴다"라며 "통합과 미래를 위해 어떤 분이 더 적합하느냐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3선 중진이 당에 합류할 경우 물밑에서 다음 선거 공천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입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찬열 의원도 황교안 대표가 적극 영입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공천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로 합류파 이찬열 의원도 컷오프됐다. 황 대표가 이번 공천에 그리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황증거로 볼 수 있다. 3선을 어느 정도 예우해주던 기존의 정치권 관행도 무너졌다. 이번 통합당 공천은 이래 저래 파격적이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공관위의 공천 신청자 추가 공모 방침이 나오면서 주목 받았던 권성동 의원의 컷오프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권 의원의 공천 여부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오늘 (회의에서) 전혀 언급 안 된 부분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가 공모 배경을 묻는 질문에도 "오늘 발표한 내용 이외의 것은 대답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법사위원장 출신의 권성동 의원도 컷오프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 


 
권성동 의원도 법사위원장 출신으로 당내의 대표적인 법사위 투사라는 점에서 공천이 낙관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탈락 위기에 놓였다. 권 의원의 탈락 배경에는 당내에서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공관위 회의 발표 땐 세종 갑·을 전략공천(우선추천) 결정에 따른 소란도 발생했다.
 
공관위는 최근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된 세종갑 지역구에 바른미래당 출신 김중로 의원(비례대표)를, 세종을 지역구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일부 당원들이 브리핑 때 "김중로 공천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김 위원장에게 반발하다 강제 퇴장당했다.
 
그 밖에 경기 군포는 심규철 전 의원이, 강원 춘천·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한기호 전 의원이 전략공천됐다. 경기 수원무에는 박재순 전 당협위원장이 단수추천됐다.
 
세종시처럼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조정된 지역에 대한 후보 조정도 있었다. 특히 경북 영주·문경·예천에 황헌 전 MBC 앵커를 단수추천하기로 한 것과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 대한 경선 지역 결정이 무효됐다. 이들 지역은 이번에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과 군위·의송·청송·영덕 등으로 재조정됐다. 공관위는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해선 기존 공천 결과를 무효화하고 공천 신청자를 추가 공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가 처음 공천을 할 적엔 (해당) 지역구가 현상 유지된다는 정보 속에서 했는데 하루 아침에 이렇게 변경이 됐다. (앞서 공천 땐) 영주 쪽 기반을 둔 후보를 단수추천한 것이고 봉화·울진·영양을 기반으로 한 후보들을 경선시킨 것"이라며 "재공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컷오프 된 일부 현역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그러려면 애초부터 공천을 신청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벌써 정계를 은퇴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천권을 휘두르면서 정치력과 카리스마, 조직 장악력이 대단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총선 뒤 황교안 홍준표 등이 날아가버리면 '김형오 대안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본인은 고사하겠지만. 


 
이에 대해 그는 구체적으로 "본인이 여러 가지로 억울한 사정이 있겠지만 우리는 한 분밖에 공천할 수밖에 없다"며 "애석하게 생각하지만 '왜 통합을 했고 왜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나"고 되물었다.
 
이어, "지금은 개인 아무개가 공천을 받느냐, 안 받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는 분들은 비록 이번엔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더 큰 대의를 위해 동참하는 게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컷오프 한 공관위의 결정을 황교안 대표가 재의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 최고위에서 재의를 요구하는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요구가 오면 검토하겠다. 그런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날마다 발표되는 통합당의 공천 물갈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현역의 교체율이 높아 연일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형오 키즈'가 대거 공천됐다며 '사천'을, 홍준표 전 대표는 자기 마음대로 한다고 '막천'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는 완전히 뒷방으로 밀려나 공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되면 '김형오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이렇게 일사천리로 공천 물갈이를 단행하면서도 김형오 위원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기자들의 날선 질문에도 당당하고 자신감에도 원칙론을 피력하고 있다. 만약 그가 누구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거나 '심부름' 하는 수준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면 오히려 여러가지 변명을 하며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강력한 견제장치나 눈치를 봐야할 '상전'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의 공천 칼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쯤되면,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서 날아가고, 홍준표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로 날아가면, 통합당에는 '김형오 대안론'이 불거질 일말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마 김형오 위원장이 그런 수까지 바라는 것은 없겠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것 또한 누구보다도 그는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고 김 위원장이 '공천왕좌'에서 조용히 물러난다면, 그나마 꼰대당이라는 이미지를 가졌던 통합당에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그림 하나를 선물하고 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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