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합류 놓고 찬반 격론..."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 본문

정치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합류 놓고 찬반 격론..."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0. 11:37







728x90
반응형

 

더불어민주당이 9일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결정하기 위한 전 당원 투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합류 찬성파는 ‘미래통합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과반의석 저지’를 앞세우지만 합류 반대파는 ‘명분도 실리도 없이 중도층만 잃는 전략’이라고 반발한다. 민주당은 이날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 당원 투표 문제를 논의했다. 투표 대상은 약 80만명의 권리당원으로 정하고, 투표 시기는 12~13일 이틀 정도로 잠정 결정했지만 지도부 이견으로 투표 시행 여부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키로 했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합류 수순에 돌입하면서 범여권 비례 내전도 증폭하고 있다. 정의당은 지역구 추가 공모에 착수했고, 민생당 손학규 전 대표는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 취지를 거스르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검토하자 ‘지역구 출마’로 맞불을 선포한 것이다. 특히 민생당 내 민주평화당계 의원들이 범여권 비례정당 참여 논의를 대표단에 요구하면서 ‘탈당’ 배수진을 쳤다. 이는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면 범여권 분열을, ‘불참’으로 결론이 나도 개혁 후퇴 책임론 등 후폭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민주당발 파문이 안팎에서 커지는 것은 비례연합정당을 둘러싼 쟁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합류 찬성파는 ‘탄핵세력의 1당 방지’를 최대 근거로 내세운다. 앞서 민주연구원은 비공개 보고서에서 “촛불혁명 세력의 비례후보 단일화를 통해 탄핵세력이 1당이 돼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방지’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합류 반대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당시와 비교하면서 “과도한 공포”라고 반박한다. 당시 탄핵안은 총 투표수 299표 중 234표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범야당 연대로 의결정족수(200석)를 넘긴 결과다. 산술적으로 이번 총선에 적용하면 통합당·한국당이 과반 의석을 점해도 단독 탄핵안 의결까지 50석가량 더 필요하다.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의원 약 60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만 봐도 ‘문 대통령 탄핵 가능성’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보수야당이 통합당·한국당 두 당뿐인 데다 민주당 의원 일부가 탄핵에 참여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탄핵설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명분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합류 찬성파는 통합당과 한국당이 합쳐서 200석에 이르는 ‘원내 1당’이 될 수 있으므로 범여권 비례연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율이 30% 이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촛불 이후 비전 제시를 통한 중도·무당층 견인 대신 선거제도 탓만 하는 건 비겁하다는 반론이 힘을 얻고 있다. 1988년 소선거구제가 정착된 13대 총선 이래 200석 이상 차지한 정당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당은 통합당의 조종을 받는 위성정당이지만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은 자발적 선거 연합이라는 것도 합류 찬성파의 핵심 주장이다. 반면 “비례후보 선출만 연대하는 선거 연합은 어불성설이자 내로남불”이라는 의견도 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민주당의 비례정당 합류를 두고 “유권자를 배신한 정치”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황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자신들이 만든 선거법도 내팽개칠 수 있는 정권은 국민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원조 꼼수·편법 세력의 ‘자가당착’에 가까운 비판이다.

 

제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맡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3월 19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주요 당직자 임명장을 수여 받는 한선교 의원 모습.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아무런 꺼리낌도 없이 반칙을 하고 있다. 

 

민주당이 결론을 어떻게 내든 이번 비례연합정당 파문은 민주당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그들의 최대 정치적 기반인 중도진보층의 신뢰를 잃는 결정적 패착을 범하고 있다. 선거제 개혁은 민주당이 당론을 걸고 추진해오던 일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개혁 성과물 1호로 내세울 만한 정치적 성과다. 정의당 등과 협업해 보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원내진출 길을 터줬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사에서도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 다양성의 존중, 이것이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의 지난한 작업을 하면서 견지해온 최고의 가치다. 국민들의 기대도 컸다. 거대 정당 중심, 주류 중심의 정치에서 다양성의 정치로 나아가는 첫 발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이뤄논 개혁 성과물을 정치공학적 유.불리 계산을 통해 뒤집어 엎는다는 것은 민주당답지 못하다. 미래통합당과 같은 '개숫물' 속에서 뒹구는 것이다. 물론 이런 '더티'한 정치판을 먼저 만든 쪽은 미래통합당이었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의원 꿔주기와 위성정당 창당으로 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은 미래통합당이다. 하지만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집권여당이라면, 미래통합당보다 도덕성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부한다면, 미래통합당의 작태를 비판하고 민주당만의 길을 가면 되었다. 

 

지금은 늦었다. 좌고우면 하고 유.불리를 계산하는 순간, 국민들은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을 맹렬히 비난하던 것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태도인가를 알게 된다. 여론은 점점 비례연합정당에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당내 분위기도 이를 반영한다. 점차 ‘비례연합정당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설훈·김해영 최고위원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각각 부산과 경남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 김영춘·김두관 공동선거대책위원장까지 가세했다. 공천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지역구 출마자들 중심으로 연합정당 불가론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견수렴에 나선다.


김두관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례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얻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진영 논리가 첨예하기 때문에 중도의 표심이 참 중요한데 원칙을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위기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영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한다”며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렸다고 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 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 우리가 참여하지 않아도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며 “만약 여기에 우리 후보들을 보낸다면 미래한국당과 같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우리 대로 당당하게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내세우면 된다”고 적었다.


이재명 지사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 지사는 “공학적으로 볼 때 이 방법이 비례의석 획득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민주당에 최종적으로 이익이 되려면 지역구에서 그 이상의 손실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이 심판하는 경기에서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면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적었다. 이어 “비례연합당 참여가 소탐대실이 될지 신의 한 수가 될지는 저 역시 모른다”며 “단기적이고 작은 이해를 떠나 옳은 방향으로 담담하게 정도를 걸어야 국민은 안도하고 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 당원 투표'와 같은 무책임한 방법으로 '당원'들 뒤에 숨을 일이 아니다. 국민을 상대로 그들이 관철시켰던 선거제 개혁의 가치를 목숨처럼 지켜나가야 한다. 가치와 신뢰가 무너진 정치는 반드시 민심의 외면을 받는다. 김대중 대통령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이라도, 이번 논란을 접하면 '서생적 문제의식'을 먼저 짚었을 것이다. 두 대통령 모두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타협과 후퇴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민주당 최후의 양심이라는 박주민 의원마저 연합정당론에 대해 반대로 돌아섰다. 정의당에 데스노트가 있다면 민주당에는 박주민 의원이 있다. 그의 입장이 곧 여론의 지표다. 정치는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을 밀어붙이면 이것은 그들을 영원히 발목 잡는 유령선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도부 및 전체의원이 국회 로텐더 홀에서 대 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집단으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성명을 발표하고 그들이 정한 게임의 룰대로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논의하던 모든 비례연합정당 추진작업을 지금 이 시간부터 중단한다. 민주당은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다른 정당이 그 어떤 꼼수를 쓰더라도 선거제 개혁법 제정의 기본 취지를 살려 규칙에 맞게 정정당당히 임할 것을 다짐한다.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민주당이 바로 서야 우리 정치에 희망과 미래가 있다. 오늘만 정치하고 끝낼 것인가?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