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김정은 '자식세대 핵 물려줘선 안된다' 직접 들어...검찰 수사로 청와대 사직"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1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된 비화를 털어놔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식세대에 핵을 물려줘서는 안된다’고 말한 사실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본인의 입으로 비핵화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히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언급하며 “‘한국은 중재자 역할을 하지 말아라’는 표현을 역으로 보면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다.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찾아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김 고문 담화 어디에도 ‘판을 깨자’는 말은 없다. 여전히 북도 비핵화를 할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북·미 관계가 앞바퀴고, 남북 관계가 뒷바퀴”라며 “2019년에는 북·미 관계가 제대로 될 것 같아 남북 관계가 가동을 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바퀴가 제대로 안 움직일 것 같았으면 뒷바퀴가 치고 나갔어야 한다”며 “뒷바퀴가 너무 기다렸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윤 전 실장은 “(올해는) 뒷바퀴가 밀어야 된다. (남한이) 행동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남한 주도의 남북 대화 활성화에 우려를 표하지 않겠냐는 지적에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가면 미국도 그렇게 (반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전 실장은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두고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으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청와대 안에 있는 게 대통령께 도움이 안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총선은) 성공한 정부를 만드는 것을 어디에서 할 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6일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24시간 동행 보좌를 했고 그 뒤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이 있을 때마다 배석해 남북관계를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켜본 인물이다. 그런 그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내밀한 대화부분도 일정부분 공개한 것에 대해 '선거에 남북관계 고급정보를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가 고착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발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윤 전 실장의 평소 성향으로 볼 때 '무거운 입'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다소 의외였다는 반응도 있다. 그럼에도 청취율이 높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북관계 비사를 털어논 것은 향후 선거과정에서 자신의 여권 내 위상을 확실히 어필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남북관계 관련 발언들이 청와대와 통일부와 사전교감 없이 선거정국용 언론플레이를 위해 쓰여진다면 국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