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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칼럼] 공소취소 거래설과 슈퍼챗의 힘

성기노피처링대표 2026. 3.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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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장인수씨(왼쪽)와 방송인 김어준(오른쪽)씨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공장 캡처)

 

유튜버 장인수씨가 주장한 ‘공소취소 거래설’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장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는 사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이번 파문은 검찰개혁을 두고 벌어진 여권 내부의 분열 후유증과 저널리즘 기본을 망각한 일부 유튜버들의 관종성 폭로 행태라는 문제를 남기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태의 본질은 따로 있다. 유튜브 정치 채널들의 비즈니스 장삿속이 공론의 장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내란 재판이 무기징역 선고 국면으로 정리되면서 이른바 진보진영 ‘빅마우스’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가장 안정적인 콘텐츠이자 수익원이던 ‘주적’을 잃었다.

더 이상 ‘검찰·윤석열 때리기’만으로 조회수와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은 새로운 공격 대상을 찾아야 한다. 그 대상이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집권 과정에서 밀어 올린 권력, 곧 이재명 정부다. 그런데 윤석열을 공격하는 것처럼 이재명 정부를 거세게 몰아붙이면 진영 전체에서 ‘배신자’로 몰려 채널이 고립된다. 그렇다고 계속 “잘한다, 잘한다”만 하면 바로 ‘어용 유튜버’로 낙인이 찍힌다.

현재의 진보진영 유튜브 채널들은 배신자와 어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진영 내 영향력도 유지하고 조회수·수익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팩트와 진실은 각자 편한 조회수 낚시의 도구로 둔갑될 뿐이다. 매불쇼의 최욱도 최근 합당 논란 과정에서 지지층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사장남천동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누가 더 진실과 팩트를 말하느냐보다 지지층의 입맛에 얼마나 더 맞추느냐에 따라 사실마저 해석과 음모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김어준은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안의 실용적 조정과 타협을 ‘개혁 배신 가능성’으로 포장하고 검찰개혁안의 세부 조항을 둘러싸고 음모론적 서사를 얹는다.

장인수씨의 공소취소 거래설은 그 서사의 가장 극단적인 버전이다. 김어준은 음모론의 비즈니스 구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반기득권·반조중동’ 전선을 통해 서서히 빅마우스로 성장했고 정치-미디어-상업이 한데 얽힌 사업 모델을 구축했고 그 하이라이트는 윤석열 정권 투쟁이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반복하려 하지만 이번에는 ‘주적’이 아니라 ‘자기 편 권력’을 상대로 같은 방식의 서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가 합당론 주도, ‘객관 강박’ 공격, 공소취소 거래설 등으로 나타난 것이다.

​장인수씨는 음모론 비즈니스 모델 속에 등장하는 조연일 뿐이다. 유튜브 정치 생태계에서 조연의 폭로 한 번이 정국을 흔드는 ‘불쏘시개’가 되는 구조 역시 이번 사건이 보여준 또 하나의 현실이다. MBC를 나온 뒤 유튜브 생태계에 입성한 그는, 지금 여권 최대 이슈인 검찰개혁을 두고 ‘정부 고위 관계자–검찰–공소취소 거래’라는 자극적 서사 구조를 터뜨려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 했다. 하지만 남은 것은 팩트가 아니라 의심, 추측, 분노뿐이다. 

이런 패턴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 직후부터 정청래 당권 연임 논란, 친청파 등장, 친명계의 반격, 친문·친청 연합군의 저항 등 복잡한 계파 전쟁을 겪어왔다. 최근의 합당 논란 때도 황당한 음모론이 주기적으로 분출됐다. 여기에 친여 유튜버들이 저마다 다른 줄에 서며 “누가 더 진정한 개혁 세력인가”를 증명하려는 진정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음모론은 이 경쟁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무기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계파 전쟁과 유튜브 정치의 먹잇감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소청·중수청 체계, 보완수사권 설계,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사법 통제라는 어렵고 복잡한 논의는 사라지고 “이 대통령이 검찰과 거래했다더라” 같은 서사가 공론장을 지배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검찰 믿지 마라, 노무현도 당했다”는 감정 동원형 댓글이 넘치지만 제도 설계에 대한 숙의는 그만큼 비어간다.

유튜브에는 편집국도, 데스크도, 최소한의 게이트키핑도 없다. 틀려도 그만, 아니면 말고 구조다. 그럼에도 정치적 영향력은 어느 언론사 못지않게 커졌다. 하지만 특정인이 정국을 좌우할 만한 오보를 터뜨렸다면 그것이 한 개인의 귀책 사유로 끝날 사안인지, 그리고 그런 미확인 사실을 폭로한 ‘매체’가 저널리즘의 기본적 책무를 외면한 것을 공론의 장에서 어떻게 책임 지울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과 사회적 합의는 있어야 한다.

이번 공소취소 거래설 파문은 이 대통령 검찰개혁을 원거리 공격하는 미사일이자 동시에 이재명 권력에 대한 견제를 통해 빅마우스들이 자기 위상을 유지하려는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가 얻는 것은 개혁 논의에 대한 분열과 피로, 냉소뿐이다.

진보진영 빅마우스들이 검찰개혁을 비판하는 것 같지만 그 본질은 이재명 권력에 대한 견제를 통해 그들의 돈벌이 알고리즘을 무한정 돌리는 것이다. 정치 유튜버들에게 검찰개혁의 완결은 매출 종료를 의미한다. 권력은 짧고 슈퍼챗은 영원하다.

 

*이 글은 2026년 3월 13일자 투데이신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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