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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국회 대정부 질문 데뷔, 능숙 사이다 답변 화제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9. 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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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에게 ‘한국은 대북 대화를 구걸하는 거지같다’고 했다는 기사가 나왔겠습니까.”(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이낙연 국무총리) 


9월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처음 나선 이 총리의 답변 스타일이 화제에 올랐다. 의원이 언성을 높이면 눙쳐서 긴장을 풀면서도 해명해야 할 때는 적극 반박했다. 당황한 김 의원이 이 총리를 노려보자 이 총리는 다시 “보지는 않습니다”라는 부분만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이 총리에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부와 협의가 됐느냐. 송 장관이 정신 나가서 얘기한 거 아니잖으냐”고 따져 물었다. 이 총리는 “국회 나가서 저도 정신이 나갈 때가 있다”고 농담한 뒤 “(송 장관은) 가능한 모든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방송개혁’에 대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위법 사항들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총리는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망상을 가진 사람은 책임 있는 자리에서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노 의원의 “총리가 안 보인다”는 지적에는 “공짜밥을 먹고 있지 않다. 매번 얼굴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답변 도중 비교적 진솔하게 문재인 정부의 현 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균형 탕평 통합 인사라고 자평했는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는 국민의 당 이태규 의원의 질의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협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낙연 총리는 4선 의원 출신이다. 여기에다 '대변인'직을 오랫동안 했다. '입'으로 하는 싸움에서 질 리가 없다. 그리고 국회 대정부 질문을 그동안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야당의 질문 스타일을 꿰뚫고 있다. 총리가 변명 위주의 소극적 자세로 답변할 경우 공격의 빌미를 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답변을 주로 해서 질문자를 오히려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러면서도 솔직하다. 


무조건 옳다식의 태도는 질문자의 말꼬리만 더 늘일 뿐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솔직하게 할 경우 질문자가 머쓱해진다. 참여정부 때 이해찬 총리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 대처법을 잘 따르고 있는 듯하다. 이해찬 총리는 강경 일변도로 나가 야당의 반발을 불렀지만, 이 총리는 치고 빠지기에 능숙해 그럴 빌미마저도 잘 주지 않는 것 같다. 


총리실이 아마 국회 대정부 질문을 앞두고 '스터디'를 많이 했을 것으로 본다. 이 총리의 답변에 대해 호평도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하나 명심할 것이 있다. 정부는 국회 대정부 질문이라는 형식을 통해 그간의 국정운영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의원들의 질문은 정부가 모두 보듬어야 할 다양한 여론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아픈 질문이거나 민감한 사안이라고 해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 총리 특유의 눙치는 스타일로 어물쩍 넘어가서도 안된다. 


이 총리의 답변 태도를 보면서 한때 '기름장어'로 불렸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현란한 수사의 답변이 아니라, 특정 사안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이고 철저한 대비책이다. 이 총리의 사이다 답변에 정부의 지혜도 함께 담겨있으면 한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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