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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실패’ 윤석열 정권 ‘총선 폭망’ 위기론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8. 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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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기수단 입장을 바라보며 박수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실패’로 끝난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로 정국이 어수선합니다. 여야는 눈꼴 사나운 ‘네 탓’ 공방에 들어갔습니다. 두 거대정당은 말초적인 언어로 상대를 물어뜯기 바쁩니다. 국민을 부끄럽게 했던 잼버리 대회의 실패를 두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원인 분석과 대안을 수립하는 장면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야 모두 행사 실패의 근원적 원인을 밝힐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태의 책임을 근본적으로 까발리기에는 여야 모두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합심해서 치밀한 복기로 국가 재정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헐뜯으며 허송세월하다가 희생양 한두 명 처리하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을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여야의 잼버리 대회 실패에 대한 책임 공방에 질려버렸습니다. “책임자가 여럿이면 대통령도 여러 명 뽑지 그러느냐”는 장탄식도 흘러나옵니다. 평소에는 ‘타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 여야이지만, 책임 소재가 정치권을 직격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면피와 회피로 일관하다 유야무야의 길로 들어섭니다. 

특히 내년 총선은 여야 모두 ‘지옥 불’로 인식될 만큼 중대한 선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거 패배는 곧 ‘식물’을 의미합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진다면 윤 대통령의 임기 5년은 사실상 끝났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레임덕에 시달리다가 권좌에서 내려올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더욱 절체절명의 선거입니다. 윤 대통령이야 한 줌 권력이라도 있지만 이 대표가 패배한다면 그것으로 정치생명은 끝장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명계’(친이재명계)는 정치적 가치와 이념으로 맺은 집단이 아니라 대권을 위해 급조된 ‘보따리장수’들입니다. 장이 파국으로 끝나면 모두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리고 다른 장터로 떠날 것입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8일 잼버리 일일 브리핑에서 '조기 철수 사태'와 관련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중대한 선거이다 보니, 내년 4.10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여야는 벌써 ‘위기론’이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30%대에 머물며 정체된 국민의힘이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서부터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 ‘헛발질’까지 연이은 악재로 지지율이 가라앉고 있는 민주당 모두 ‘도긴개긴’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총선 폭망의 무게추는 국민의힘으로 좀 더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론보다 정부 견제론이 더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4일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 견제론(48%)은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6%)는 응답보다 12%포인트 높게 나타났습니다. 내년 총선이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 독주와 무능함에 대한 ‘징벌적 선거’가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총선에서 당 지지율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중요하다는 점은 지난 20대 총선 결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20대 총선 직전인 지난 2016년 4월 11~12일 갤럽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39%(부정 평가 48%)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시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 지지율은 37%로 민주당을 17%포인트나 앞서고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은 당 지지율만 믿고 내심 선거 결과에 설렜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도권 122개 지역구 중 35곳에서만 승리하는 참패를 기록했습니다. 민주당은 82곳에서 승리했습니다.

당시 20대 총선 패배 책임의 화살은 박 전 대통령에게로 향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계속 밑돌았고 그것이 결국 총선 참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통령 지지율이 당의 지지율을 견인해 내지 못하고 오히려 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에 앞서가고 있는 현재의 윤석열 대통령 상황과 너무도 흡사한 대목입니다. 

30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지만 그것의 주요 변수는 후보군 각각의 인물 척도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구도와 바람의 ‘상수’에 의해 결정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총선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임기 중·후반에 맞는 총선만 놓고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평행이론’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벨기에 대표단이 지난 8월 1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물웅덩이 위에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치는 스카우트 대원의 모습을 게시해 조직위 준비부족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진=벨기에 대표단)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 때 수도권 선거부터 폭망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금배지에 목을 맨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운명이 걸린 총선에 가장 민감한 촉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내년 총선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대까지 떨어져 있다. 그러면 수도권에서는 우리 당 후보가 몰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과반은 고사하고 120석도 불안한 상황이다. ‘수도권 위기론’은 맞는 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수도권은 심각한 위기”라며 “특히 인물난을 겪고 있는데, 수도권 현역 의원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보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분을 우리가 후보로 내도 그들과 대항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인재 영입과 정책발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에 대한 광범위한 중간평가 성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층 결집에만 주력해 온 윤 대통령의 ‘반쪽 정치’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도층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수도권은 전체 지역구 의석 253개 가운데 121석(48%)에 달합니다. 수도권 선거가 역대 총선 결과를 좌지우지한 셈입니다.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에 불리한 지역이었습니다. 지난 1992년 14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총 8번의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보수정당은 수도권에서 단 2차례(15대 1996년, 18대 2008년) 승리했습니다. 

국민의힘에 뿌리를 둔 보수정당은 수도권에서 대체로 열세였습니다. 수도권은 중도층이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어 권력 비판과 민생 이슈에 민감한 지역이었습니다. 지역 구도에 기대고 수구적인 보수정당에는 불리한 편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오는 “내년 총선 때 당이 수도권에서 ‘전멸’할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가 엄살로 들리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본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높은 정권 견제론이 ‘수도권 총선 폭망’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8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케이팝(K-POP)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는 발언을 해 '사이비 국가주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MBC 캡처)


이런 요인과 함께 이번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실패’ 후폭풍도 내년 총선까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폐영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잼버리를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해준 종교계, 기업, 대학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대회 초반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영국과 미국이 캠프를 떠나버린, 잼버리 100년 역사에서 가장 실패한 행사였다는 것이 해외의 평가입니다. 우리만 ‘정신 승리’를 한다고 해서 실패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은 대회가 온갖 준비 소홀로 파행을 겪을 조짐을 보이자 ‘국가의 대외 위신과 이미지’를 위해 기업들과 국민들의 ‘협력’을 반강제로 유도했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부는 국가가 어려움에 놓이자 뻔뻔하게 ‘BTS’를 호출하거나 기업들과 지자체를 닦달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가 국민들에게 해준 것이 뭔데 어려울 때마다 당연한 듯 지시하고 명령하는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통령이 잼버리 대회의 최고 책임자로서 그 실패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국민 정서인데 ‘무난하게 마무리했다’며 혼자서 정신 승리와 면피를 하고 있습니다. 

잼버리 대회는 끝났지만 “언제까지 국민들이 국가가 싸질러 놓은 쓰레기를 치워야 하느냐”는 비판이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권력은 ‘쌍팔년도 금 모으기 정신’ 말고는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는 걸까요. 그러고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집권 세력의 얼굴은 또 얼마나 두꺼울지,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여성경제신문 8월 15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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