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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는’ 국민의힘, ‘어리둥절’ 윤석열

성기노피처링대표 2022. 8. 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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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주스 건배’까지 하며 ‘당정 원팀’으로서의 의욕적인 새 출발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스잔의 당분이 채 마르기도 전인 26일 법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이준석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본안 판결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충격에 휩싸인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출범’이라는 ‘법꾸라지’ 전략으로 빠져나가려 하지만 한번 수렁에 빠진 당은 스스로 위기를 탈출할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수습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윤석열 정권 전체가 심각한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여야는 ‘정치의 사법화’를 노골적으로 자행하며 그들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끼리 타협할 접점을 찾지 못하면 밤새 머리를 맞대 숙의를 하기보다 판사에게 쪼르르 달려가 밥그릇을 적당하게 나눠달라고 합니다. 눈에 거슬리는 정적을 제 손에 피 묻히기 싫어 판사에게 쪼르르 달려가 ‘저 놈 좀 쫓아내 주세요’ 하며 공공연하게 ‘청부’를 일삼습니다.

이번 법원의 비대위 가처분 인용 결정도 ‘자기 결정권’을 상실한 국민의힘이 집안싸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제3자를 개입시켜 못난 꼴을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의에 기민하게 조응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었다면 이런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법원은 민생을 외면하고 권력싸움에만 빠져있는 국민의힘에게 ‘사법적 탄핵’을 내렸고, 정당 개혁을 강제로 수행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어린 대표’에게 끌려 다니며 농락을 당했다고 생각한 윤 대통령은 그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었고 이를 ‘심기경호’하기 위해 윤핵관들은 ‘이준석 제거 작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치밀하지 못하고 감정만 앞세워 ‘얼렁뚱땅’ 밀어붙이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게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들에게 ‘이준석 제거’의 분위기를 조장하지 않았다면 그들도 대통령선거-지방선거 2연승을 이끈 당 대표를 임기도 채우기 전에 쫓아내 비대위를 꾸리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대선 과정에서 ‘어린 대표’에게 끌려 다니며 농락을 당했다고 생각한 윤 대통령은 그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었고 이를 ‘심기경호’하기 위해 윤핵관들은 ‘이준석 제거 작전’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치밀하지 못하고 감정만 앞세워 ‘얼렁뚱땅’ 밀어붙이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게 생겼습니다.

이 대표 임기만료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법처리 등의 숙성기간을 거쳐 제거해도 충분한데 ‘기분 나쁘니 빨리 없애자’는 조급함 때문에 일이 커졌고 작금의 지도부 장기 공백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새 비상대책위 구성’이라는 또 다른 민심을 위배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준석 대표는 29일 ‘무효 비대위 활동 중단’을 요구하며 추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국민의힘이 법원 결정에 불복하고 ‘법대로 해보자’며 소매를 걷어붙이자, 이준석 대표도 ‘할 테면 해보라’며 히죽히죽 비웃고 있습니다. 이번 이준석 대표 가처분 인용 건으로 집권 여당이 국가경제와 사회에 끼친 해악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보수층 인사들이 이준석 대표에게도 ‘자신이 마신 우물에 침을 뱉지 마라’는 조언을 하며 극단적 대응을 뜯어 말렸지만 이 대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집권여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이 대표의 ‘자해정치’를 두고 한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 대표가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더라.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이번 판에서 굴복하고 타협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이 대표가 말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아직 젊은 이 대표가 오랫동안 해온 현실정치에 미련이야 있겠지만 가처분 국면에서 권력을 완전히 포기하고 최후의 순간 정치평론가로 평생 사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게임만은 꼭 이기고 보자는 호승심이 격하게 발동했을 수 있다. 이렇게 배수의 진을 치고 막장대응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의힘도 별다른 타개책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수 접고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하는 길밖에 지금으로서는 해법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YTN캡처)


보수층에서는 이번 사태의 해결책을 두고 ‘윤석열 결자해지론’과 ‘이준석 완전제거 전면전’의 두 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윤 대통령도 ‘죽어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법원의 인용 직후 가진 국민의힘 의총에서 나온 결론이 ‘새 비대위 구성’이라는 또 다른 법적 대응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완전한 징계로 나타난 것을 보면 윤 대통령도 ‘치킨게임’ 연장전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권력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는 있겠지만, ‘빈대 한 마리’를 잡기 위한 대가가 너무 큽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윤석열 정권 5년 동안의 권력운용 구상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은 현재 탄핵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한 분열과 내홍에 휩싸여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서 완전한 ‘오너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치를 잘 모르는 데다 의원들과의 정치적 스킨십도 그리 선호하지 않고 있어 당 장악력은 역대 최악입니다. 대통령실의 부실한 정무라인도 윤 대통령이 당과 화학적 결합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두고 ‘윤석열 검찰라인’과 ‘장제원 윤핵관’ 라인이 충돌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동안 ‘여의도는 멀리, 검찰은 가까이’라는 심중의 권력운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총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세력 ‘총수’로서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의 ‘감정싸움’을 부추긴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권력 일부를 내놓고 타협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물러나야 한다’며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조경태 최재형 의원 등의 쇄신파 주장을 받아들이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 비주류와의 통합을 통해 윤 대통령의 ‘지분’(공천권) 일부를 떼 주는 ‘권력분점’을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국민의힘은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등과 같은 강력한 오너십이 소멸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그 빈자리를 윤석열 대통령이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당에 대한 연고가 없고 윤핵관도 강력한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해 일정한 ‘윤석열 계파’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 자민당처럼 계파 별로 권력을 안배해 국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도는 곧 윤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전제로 한 내각제 개헌 전단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준석 사태’를 경험하면서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며 그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완전히 축출한 뒤 외부의 개혁성향 인사들을 영입해 총선용 ‘윤석열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호남이나 ‘친노’ 같은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당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다고 해도 이미 세간에서 윤 대통령의 이미지가 국정 최고 지도자로서 존경받는 모습보다 ‘조롱’과 희화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새로움을 담는 신당 창당은 더욱 난망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사태와 관련해 “(당내에서) 충분히 합리적이고 당과 국가를 위해 합당한 결론을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잘 낼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주요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백업해줄 집권여당의 ‘난장판’에 대해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으며 하나마나한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체리따봉 문자’ 하나로 촉발된 국민의힘 분열의 장본인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흙탕물에 빠지기 싫어 무대 뒤에서 ‘인형 조종자’가 돼 무책임한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윤 대통령부터 위선의 가면을 벗고 ‘객석’으로 뛰어들어 성난 ‘관객’들을 달래주어야 합니다. 국가최고지도자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무너져가는 집권여당의 썩은 서까래부터 다시 세우는 ‘일’을 할 사람은, 바로 ‘윤석열’입니다.

 

(여성경제신문 8월 30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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