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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망하는 길로 갈 것인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2. 8.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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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으며 위기를 맞고 있다. 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자고 일어나면 윤석열 대통령 뉴스입니다.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은 20%대로 폭삭 주저앉았고, 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70%를 넘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의 윤 대통령 위기는 단순히 지지율 등락의 차원을 넘어선 듯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금도 막연히 ‘열심히 하면 다시 오르겠지’ 이런 생각으로 ‘초심’을 언급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에서 위기설의 실체는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 진폭이 넓고 깊습니다. 여야의 내각제 정파들이 2024년 총선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을 ‘왕따’시키고 개헌을 한다는 시나리오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불쑥불쑥 흑심을 드러내고 있는 대통령 탄핵도 설익은 기대에 불과합니다. 그보다는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운영 기반인 보수층과 국민의힘이 그를 떠날 경우 사상초유의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지지율 ‘함몰’의 실체입니다. 

‘윤핵관’으로 대변되는 국민의힘 기득권 세력은 기본적으로 가치와 이념으로 얽힌 정치조직이 아닙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의회권력(공천)의 연장’과 기득권의 유지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누가 되는 것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지만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대표직에는 눈에 불을 켜고 덤빕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비대위 내홍의 실체는 바로 이러한 총선 공천권 권력투쟁입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기존의 가치이념 연대로 묶인 정치집단에 비해 단결력이나 응집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빨리 대통령의 힘이 빠지거나 정권의 위기징후가 보이면 일말의 미련도 없이 야반도주를 감행합니다. 윤 대통령이 현재의 지지율 ‘폭락’을 단순한 그래프의 등락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큰 오산입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곧 집권여당의 지지율입니다. 대통령 인기가 없으면 그를 떠받치는 의원들은 냉정하게 돌아섭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권 말기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의원들이 너도 나도 떠났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갔던 것도 집권여당 의원들의 ‘배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그들에 비해 더욱 ‘묻지마 지지’를 할 정치적 연대감이나 동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정치참여 9개월 만에 대통령이 된 인물에게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나 인연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대통령이 인기가 없는데 그것을 몸으로 막아내는 현역의원을 지금 국민의힘에서 찾아볼 수 있나요. 당 안팎에서는 “‘윤핵관’마저 총선이 가까워옴에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지부진하면 서둘러 배에서 뛰어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합니다. 

이번 보수정권의 출범은 윤핵관이 ‘정권교체’라는 팽팽 돌아가는 팽이 위에 ‘윤석열’이라는 말을 앉힌 것에 불과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특출나서가 아니라 ‘대안부재’로 어려움을 겪던 윤핵관이 그냥 베팅을 해본 것에 불과합니다. 이를 윤 대통령은 매번 오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1월 4일자 칼럼 ‘윤석열의 마지막 승부수’에서 “윤석열 후보의 오판은 바로 이 부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정권교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그 힘을 윤석열은 자신의 힘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내가 잘나서’라는 미몽에서 깨어나는 것이 윤석열 위기 탈출의 첫 번째 루트가 될 것입니다”라는 지적은 지금도 유용합니다. 윤핵관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모두는 윤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언제든지 각자도생에 나설 것입니다. 이번 지지율 추락으로 그런 움직임이 조금 일찍 드러난 것뿐입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대통령 권좌에 올랐지만 취임 직후 보여준 ‘검찰 측근 인사’는 보수층의 커다란 배신감을 유발시켰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를 마음대로 주물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고생한 참모들 가운데 대통령실에 들어가지 못해 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각과 권력기관 인사에서도 보수층을 배려한 ‘균형 인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김건희 여사와 아무개 법사의 이름이 그 막후에서 어른거렸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엉뚱한 놈이 챙겨간다’는 불만이 점증했습니다. ‘저 혼자 잘나서 대통령이 된 줄 안다’는 보수층의 배신감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배신’ 가능성은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을 단순한 지표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7월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윤 대통령이 ‘열심히 하면 된다’는 수준의 대책으로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윤 대통령 혼자 열심히 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박순애 장관 정도 자르는 선에서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몇 배 더 선제적이고 파격적인 조치가 없으면 만성적인 지지율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원점 타격해야 합니다. 첫 번째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과감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김 여사의 측근이 대통령실에 근무한다는 의혹이나 김 여사 친인척이 국정에 관여한다는 세간의 소문을 발본색원 추적해서 그 의문점들을 해소해야 합니다. 특별감찰관 임명을 시급히 도입하고 그에게 독립적인 조사권한을 맡기고 일체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는 국민대 박사논문 표절의혹 조사결과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고 도이치 주가 조작 사건 등 많은 사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공개 대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대 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건진법사 국정개입 의혹이나 김건희 여사 팬클럽은 즉각 해체시키고 전임 회장이었던 강신업 변호사 등의 김 여사 주변 인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는 인적 쇄신입니다. 보수층에서는 “부부(윤 대통령 검찰 측근 인사와 김건희 여사 측근 인사 개입)가 다 해 먹는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실컷 도와주었더니 이렇게까지 배신을 당할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을 기반으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초대 비서실장에 TK인사 김중권을 앉혔습니다. 그만한 인물이 없었겠습니까. 인사는 권력배분의 문제로서 통치권의 핵심입니다. 균형 인사를 통해 정권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꾀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윤석열 대통령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측근들을 쳐내고 탕평인사로 인적쇄신을 이뤄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결국 윤 대통령 자신의 문제입니다. “능력도 없는데 건들거리기만 한다”는 한 ‘국민’의 ‘인상비평’을 윤 대통령이 새겨봐야 합니다. 휴가 뒤 13일 만에 가진 도어스테핑에서도 여전히 ‘선택적 답변’ 태도를 보여준 것도 아쉽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 문자를 보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기자의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뭉개고 간 것은 위선적이고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정치인은 못 받을 질문도 없고 못할 대답도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힘이 있는 사람’이지만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 장점을 살려나가야 합니다. 

현재의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국면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류는 윤 대통령이 혼자서 대충 시간 가기만을 기다리며 막을 성격의 단순위기가 아니라는 시그널입니다. 불행한 것은 윤 대통령이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이 위기를 제대로 헤쳐 나가 지지율을 반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등의 ‘외척’ 도움도 받아 권좌에까지 올랐다는 정황들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국민’ 편에 서고 싶겠지만 현실은 절대 녹록치 않습니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상득을 쳐내지 못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을 쳐내지 못해 결국 불행한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를 쳐낼 수 있을까요. 윤 대통령 대선 승리 후 일어난 기이한 정치 현상들을 보면 회의적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임기 초반이라는 점입니다. 정치 학습 능력이 뛰어난 윤 대통령이 뻔히 보이는 ‘전철’을 되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여성경제신문 8월 9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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