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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앞에 놓인 ‘김건희 부인 리스크’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10. 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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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씨 옹호’ 발언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논란은 두 가지 점에서 ‘윤석열’이라는 유력대권후보를 재평가해보게 됩니다. 먼저 정직성입니다. 윤 전 총장은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 사람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큰 반발을 불렀습니다.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영남 당원들과 지지층들에 대한 ‘립 서비스’ 차원의 발언이라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윤 전 총장의 역사인식은 태극기부대 강경파들에게서나 나올 법한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그 뒤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도 논란입니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사과는 자신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 고쳐 나가겠다는 사과와 정정의 발언이 아니라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기 때문에 사과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말’은 맞는데 ‘표현’이 잘못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두환’에 대한 기본적 역사인식은 전혀 바뀌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전두환의 ‘인재 기용’ 리더십을 대통령이 된 뒤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27년 동안 검사생활을 하면서 쌓여진 윤석열 전 총장의 역사인식은 결국 ‘살육을 해서라도 권력을 잡으면 그만’이라는 결과 지상주의로 똘똘 뭉친 것이었습니다. 설명과 비유 때문에 자신의 역사인식이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사과한 것은 ‘본심’을 숨긴 채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들끓는 반발을 무마하고 당내의 사과 요구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윤 전 총장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깨끗하게 그 ‘실수’를 사과했다면 윤 전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논란과 그에 대한 대응태도를 보면 그가 과연 국가를 이끌어갈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정직하지 않고 적당히 위기를 넘기려는 습성은 다음 대응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개 사과’ 인스타그램 논란입니다. 여기에서 더 큰 문제는 윤 전 총장 부인이 이번 사건에 어른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시물 사진 촬영 장소를 두고 윤 전 총장과 캠프 관계자의 말이 엇갈리면서 1차 의혹이 증폭됐고, 윤 전 총장 부인 김씨가 개입됐다는 2차 의혹까지 터져 나왔습니다.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이렇게까지 숨기고 속여야 할 이유가 사진을 배우자가 찍었거나 배우자의 사무실에서 찍었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 사과’ 사진 게재 시간이 밤 12시를 훌쩍 넘긴 점 때문에 ‘가족 아니면 올릴 사람이 없다’며 김건희 씨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 여권인사는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의 실세가 김건희 씨라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주요 의혹이나 논란들이 미신과 관련돼 있거나 개 사과 사진 등 일반적인 정치공방에서 일어나는 소재와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잘 볼 필요가 있다. 캠프 공식홍보라인이 그 같은 실수나 시도를 했을 것으로 누가 보겠는가. 캠프의 ‘언터처블’ 인사의 위세와 입김이 작용해 후보 본인도 거스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 그것이 황당한 논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도 공무원 생활만 오래 해서 정말로 주택청약통장도 모르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나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보스기질이 뛰어났고 이를 김건희 씨가 간파하고 그의 정치본능을 뒤에서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가 여러 가지 소송에 걸려 있는 ‘약점’이 있어 김씨가 어떤 식으로 정치에 개입해도 함부로 ‘제어’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도 윤 전 총장에 대해 ‘내밀하게’ 아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윤 전 총장 ‘가족’이 서로의 약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확실히 ‘내부단속’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김건희 씨를 잘 아는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오래 전부터 유명한 점술가를 많이 찾아다녔다는 건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천공 스승 등의 역술인들을 윤 전 총장에게 소개해준 것 같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까지 했는데 무조건 미신을 믿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김씨가 역술인들의 ‘조언’을 남편에게 전달해주며 한두 번 그것이 들어맞으면 그것에 더 신빙성을 둘 수도 있게 된다. 또한 윤 전 총장이 김씨 말을 무시하게 되면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부인의 말을 들어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김건희 씨 말로는 ‘선거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조심스러워서 외출도 안 하고 집에만 있다. 그냥 침묵할 뿐이다. 밖(남편)에서 알아서 할 뿐이다’고 하더라. 사실 미신이 대선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의 서글픈 현실이다. 점술에 대해 본인들이 자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때 대세론을 이끌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부인 한인옥 씨 때문에 몇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단아한 외모에 한복이 잘 어울려 ‘제2의 육영수 여사’라는 별칭을 얻었던 한씨는 한 강연에서 흉중의 본심을 털어놓다가 설화에 휩싸여 공식석상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한인옥 씨는 ‘병풍’을 거론하면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우리는 대선을 이겨야 한다”라고 발언했다가 ‘한씨가 얼마나 영부인이 되고 싶으면 저러느냐’며 그의 빗나간 권력욕을 지탄하는 분노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안방정치’에 대한 반감이 50~60대 지지층의 이탈을 부를 것이라며 노심초사했었습니다. 

또한 당시 당 안팎에서는 한씨가 ‘공천’에까지 개입한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인옥 라인’이라고 불리는 인사들이 이회창 전 총재 지근거리에 배치돼 당의 의사결정에도 관여한다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이에 소장파들이나 비주류에서는 측근정치 배제를 주장하면서 그 타깃을 한인옥 씨로 삼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 전 총재가 대선에 실패하면서 한씨의 정치개입 의혹은 유야무야됐지만, 만약 이 전 총재가 집권했다면 친인척 비리가 터졌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일부 대통령들은 측근과 친인척들을 잘 관리하지 않아 ‘탄핵’ 등의 불행한 사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구설에 대해 “선거는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진 않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터져 나오는 황당한 논란 이면에는 윤 전 총장이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일으킨 사고라는 점에서 그의 측근 리스크 관리도 더욱 엄중해야 할 것입니다. 대권주자의 ‘배우자’는 그 존재감이 다른 친인척과도 또 다릅니다. 대권주자 본인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캠프의 공식라인에서도 배우자에 대해서만은 매우 조심스럽게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히 ‘직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그저 알아서 잘 처신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배우자가 정치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대선이라는 가장 큰 정치이벤트를 ‘함께’ 치러야 할 ‘조력자’ 입장에서는 대권주자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역술인의 ‘조언’도 필수사항일 것입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자신의 부인 한인옥 씨를 너무 믿은 나머지 그의 행동에 대해서도 그렇게 제어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부인 강윤형 씨(신경정신과 전문의)의 ‘이재명 소시오패스’ 발언에 대해 현근택 변호사가 명예훼손을 주장하자 평소와 달리 유달리 흥분한 것도 정치를 가족 간의 문제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대권주자에게 ‘가족 리스크’는 사실 가장 위험한 요소입니다. 캠프의 공식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손바닥 ‘왕’자나 개 사과 사진 논란이 친인척 국정농단의 예방주사가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10월 26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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