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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세훈 차출론, 그 1%의 가능성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8.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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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당 내부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그냥저냥 경선을 완주해 11월 초 대선후보로 확정이 되더라도 지금까지 드러난 경쟁력과 정치력 등을 감안할 때 그가 국민의힘의 확고부동한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지율 1위라는 숫자의 틀에 갇혀 어쩔 수 없이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곧 내년 대선에서의 승리마저 담보해주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보수지지층 저변에 여전히 깔려 있습니다. 이는 곧 지금까지 윤 전 총장이 보여준 정치적 퍼포먼스와 국가운영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을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역량 있는 참모진의 확보와 언행의 절제, 비전 제시 등으로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속성 과외’로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안론’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경우 그 대안으로 유력한 주자는 홍준표 의원입니다. 그 다음은 유승민 원희룡의 순으로도 갈 수 있지만, ‘오세훈 차출론’도 회자됩니다. 이것은 가능성 0%에 수렴하긴 하지만 몇 가지 상황조건이 갖춰질 경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몇 가지 상황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11월에 최종 선출될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도저히 내년 대선에 임할 수 없다는 당내의 불안감이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상황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거치며 지지율이 바닥까지 곤두박질 쳤고 이후 ‘후보교체론’에도 엄청나게 시달렸습니다. 국민의힘도 최종 선출된 대선후보 지지율이 완전히 추락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주자와의 맞대결에서 계속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는 등의 정체상황이 지속될 경우 후보교체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지율이 특정 시점에서 폭락한 뒤 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검증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 문제이거나 후보의 추문 돌발 상황 발생, 설화 등으로 치명적인 실수를 할 경우에도 후보 교체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당 자체의 역량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일 때를 말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정을 중단하고 할 수 없이 불려올 만큼의 중차대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한다면 오세훈 차출론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열망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입니다. 보수진영은 기득권 주류세력으로 군림하다 탄핵의 나락으로 떨어진 이후 문재인 정권의 일방적 정국운영에 무시를 당하면서 자존심도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국민의힘이 0선의 36세 이준석을 대표로 밀어올린 원동력도 이런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와신상담 ‘복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보수층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고 그것이 표의 응집력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보수지지층의 이런 분노와 문제의식은 향후의 이준석 체제 유지와 대선후보 선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등의 강력한 대권주자가 존재했을 때는 당원들이 집권가능성이 높은 유력후보를 추종하는 모양새로 나타났지만, 지금과 같이 당내 기반과 정치경험이 빈약한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는 당원들이 후보를 압박하며 판을 주도해나가는 상황이 됩니다. 윤 전 총장이 서둘러 입당을 결행한 것도 보수지지층의 여론조사에서 입당에 대한 찬성 분위기가 더 높았기 때문입니다. 윤 전 총장이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계속 우회전 횡보를 보이는 것도 보수지지층의 압력과 기대를 의식한 결과입니다. 이 대표가 그 동안의 고집을 꺾고 대선주자와의 갈등을 키우지 않고 냉각기를 갖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도 당 안팎에서 분출되고 있는 당원들의 질타와 압력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대선후보 지지율 추락, 후보의 추문 돌발 발생, 보수지지층의 강력한 압박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오세훈 차출론은 국민의힘의 ‘마지막 히든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형식은 야권 빅텐트 원샷 단일화가 될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을 걷어차 버린 것도 이 빅텐트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안 대표를 원샷 단일화 전의 플랜B ‘후보 선수’로 남겨두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오세훈 시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12월 9일까지 사퇴를 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후보가 지지율 하락과 치명적인 사건 등으로 중간에 사퇴를 하거나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사상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야권에서는 안철수 오세훈 등이 모두 참여하는 빅텐트 단일화 방식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나 고위당직자들은 극구 손사래를 칩니다. ‘가능성이 마이너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기적의 묘수라도 동원해서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보수층의 ‘집단의식’이 대선에서 강하게 발현된다면 오세훈 차출론도 의미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현재와 같은 구도로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게 되면 윤 전 총장이 무혈입성으로 대권주자에 선출되는 ‘노잼의 드라마’가 펼쳐지게 됩니다. 이 대표의 대선경선 최종 대본 완성은 11월 이후에 맞춰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지 않았다면 11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가 더 극적인 효과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대표의 대선 승리 시나리오가 경선 흥행의 극대화에 있다면 1%의 가능성이 있는 오세훈 차출론도 슈퍼 히어로 탄생의 훌륭한 미장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오세훈 차출론에 대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면서도 “그런 음모론 좋다”며 야릇한 미소를 흘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카드를 가장 만만하게 보고 있습니다. 가족 검증 문제, 국정운영 능력, 잦은 설화 등의 취약점을 노정하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보수층도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편한 상대인 윤 전 총장을 살려서 대선 본선까지 ‘끌고 다닐’ 필요성이 있습니다. 적당하게 지지율을 유지해주는 선에서 대선구도를 관리한 뒤 대선 본선에서 완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홍준표 의원도 약점이 많고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에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3선의 행정경험, 정치자금법을 이끌었던 개혁성향과 정치력, 그리고 4.7 재보궐 선거에서 검증된 중도층 소구력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가장 무서운 적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사실 정권교체 의지로 똘똘 뭉쳐 있는 국민의힘이 고만고만한 후보를 내세운 뒤 대선 때 앉아서 그냥 지는 선거를 할 리가 없습니다. 오세훈 차출론은 실현 가능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수진영이 정권교체 열망을 모조리 쏟아 부어 1%의 승리 가능성에라도 도전해보려는 그 분노와 절박함에 있습니다. 

 

(8월 19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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