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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을 잡는 이낙연의 마지막 묘수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8. 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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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펄펄 끓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심드렁해지고 있습니다. 최대 관심사였던 2위주자 이낙연 전 대표의 1위 이재명 경기도지사 추격이 힘에 부칠 기미를 보이면서 ‘이대로 끝날 수도 있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시그널은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초까지 이어졌던 반등세도 8월 들어 주춤해진 상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명낙대전’의 중간평가는 이재명 지사의 판정승으로 끝나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낙연 전 대표 중심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 전 대표가 네거티브 그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추면서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사실 이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은 이 지사를 능가하는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과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감과 안정감입니다. 경선 레이스 초반 이 지사가 ‘바지 벗을까요’ 발언과 기본소득 말 바꾸기 논란 등으로 좌충우돌 하는 사이,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다양한 국정경험과 안정감으로 차근차근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먹히는 효과를 낳았고, 친문과 여성들의 관심도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조급해진 이 전 대표는 네거티브의 유혹에 빠져들었습니다. 네거티브만한 단기상승 소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론 반응도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은 이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인성을 둘러싼 약점을 리더십 신뢰도와 연결시켜 더 집요하게 추궁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는 이 지사의 인성과 관련된 ‘도덕성 문제’를 검증하면서 이를 인신공격성 차원에만 머물렀습니다. 이 지사의 ‘도덕성 결여’가 국가통치에 있어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집요한 문제제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친문 세력에서도 “이 전 대표가 네거티브에만 기대 반사이익을 노린다. 비겁한 행위”라는 거부감이 점차 확산됐습니다. 그럼에도 네거티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정체상태에서 요지부동이라면 선거 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함에도 구태의연한 방식을 반복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를 맞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날에도 이 전 대표측은 이 지사의 ‘인성’을 연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낙연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2일 캠프 기자간담회에서 “철거민, 장애인, 자치단체장, 노인, 시민에 이르기까지 반말하고 욕설한 기록이 다 있다. 그런데도 이 지사는 어떻게 입만 열면 억강부약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습니다. ‘형수 욕설’을 비롯한 과거의 극단적 막말과 비상식적인 인성이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보고 또 다시 ‘때리기’에 나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9월 들어 본경선 열기가 오르게 되면 정책 검증과 함께 후보 자질 검증으로도 전선을 확대해서 총력전을 펼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이 전 대표의 전략적 실책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의 최대강점은 이 지사와의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이 전 대표의 가장 큰 취약점은 이 지사와의 국가통치 경쟁력 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사의 ‘인성’과 관련한 자질 검증보다 자신의 리더십 경쟁력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재명 지사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최근 4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전 대표에게 이 여론조사 지표는 상당히 아픈 대목입니다. 이 지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누를 만한 이 전 대표만의 역량평가 지표를 내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밀한 대응과 대안제시가 부족했습니다.


 

최근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의 비교우위를 입증해보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11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일대일 ‘맞짱 토론’을 제안했습니다. 네거티브 공방이 시들해지자 이 지사와의 일대일 승부를 제안한 것입니다. 차분한 언변이 장점인 이 전 대표가 맞짱 토론을 통해 자신의 비교우위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말만 토론제안일 뿐 이 지사를 면전에 놓고 네거티브를 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힙니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전과 전력, 지역주의 언동, 공약 말바꾸기, 공적 지위 사유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이 지사 관련 각종 네거티브 성 공격소재를 한 자리에서 일대일로 묻고 따지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이런 네거티브 올인 전략에 대해 친문 지지층에서는 반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인중에 가장 점잖게 네거티브를 잘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품격 없이 상대방 깎아내리기에만 매몰돼 보기에 좋지 않다. 과거처럼 포용하고 따뜻한 지도자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한다”는 주문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과거 총리 시절 보여준 품격 있고 신뢰 받는 이미지가 경선을 거치며 ‘네거티브 맹신자’로 바뀌면서 부정적인 모습이 점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도자의 본 모습에 대해 지지층들이 일종의 ‘인지 부조화’ 상태를 겪으면서 그로부터 더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친문의 지지 유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의 비주류입니다. 민주당 적통논란이 일었을 때 그 대표자를 자임한 사람이 이낙연 전 대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친문진영의 기류는 ‘이낙연 올인’ 분위기가 아닙니다. 당장이라도 이낙연 캠프에 합류할 듯했던 친문 의원들은 출입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 국면을 이어가자 친문 의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다 친문은 ‘이낙연’을 ‘노무현 정신’을 이을 적자로 받아들이는 데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친문은 표심보다 자신들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친노그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정동영 후보가 대선에 나섰음에도 냉정하게 등을 돌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친문진영이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일변도를 노무현 정신에 어긋난 것으로 보고 지지를 유보하거나 철회하려고 한다면 이는 1위 추격의 마지막 동력마저 상실케 하는 최악의 경우입니다. 

최근 이 전 대표측은 네거티브가 먹히지 않자 경선불복까지 언급하며 선을 넘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제 사전에 ‘불복’은 없다”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경선불복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이낙연 캠프의 위기감이 깊은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는 네거티브 올인에 대한 거부감, 이재명과의 비교우위 입증 실패, 친문 구심점 역할 난망 등으로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한때 올랐을 때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이낙연쪽으로 간 것이 아닙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이 전 대표와 제로섬게임처럼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곧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때려 그의 지지율을 가져오도록 하는 전략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네거티브로 상대를 압착시켜 그 반사이익으로 뜨려는 작전이 안 먹히는 것입니다. 이낙연만의 리더십과 안정감으로 스스로 공중부양하는 길만이 살길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경선에서 ‘졌잘싸’를 시전한다면 그에게도 미래가 있겠지만, 그 관전자들에게도 희망부호가 될 것입니다. 

 

(8월 14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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