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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주자 이재명의 ‘3불안석’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8. 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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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전쟁이 한여름 열기만큼 뜨겁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내 1위주자의 아성을 굳게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경쟁주자들이 온갖 네거티브로 때리고 있지만 지지율은 정체와 반등을 거듭하며 선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여전히 ‘불안한 1위’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지사의 지지율이 계속 20%대의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30%대로 올라서야 중도층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세론의 흐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추동력이 약하기 때문에 여전히 ‘2%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불안 요소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정책입니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 전국민 기본소득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고 해서 아직도 그 논쟁의 ‘잔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본 주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3일 임기 중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한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특히 역세권의 32평형 10억 아파트를 월 이용료 67만원에 평생 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해 국민들을 ‘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에 대한 부지와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회의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역세권 토지의 대부분이 개인소유인데 이를 어떻게 수용해 100만 호 이상을 짓겠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평생임대보다 내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국민의 ‘소유욕망’을 국가가 강제적으로 누르는 것에 대한 논란도 잠재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정책 분야는 이 지사의 개인적 ‘흠결’을 상쇄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일만 잘하면’을 시전해 대권까지 잡은 이명박 모델이 좋은 예입니다. 이 지사도 정책개발과 국가운영 능력을 가장 자신 있게 내놓고 있습니다. 타 주자들이 ‘관종’ 수준의 얼토당토 않는 뻥튀기공약과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 지사는 이 부분에서는 신뢰와 확신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가 몇 년 동안 밀고 있는 ‘기본 시리즈’는 여전히 ‘불안’해 보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기본주택 공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복잡합니다. ‘부동산을 공공재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실성이 거의 없는 대선용 뻥튀기 공약이라는 비판이 엇갈립니다. 이 지사가 자신의 최대 강점인 정책개발과 추진 능력에서 불안한 행보를 계속 보여준다면 이는 대선 레이스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기본 시리즈에 대한 출구전략을 짜놓고 국민에게 현실성 있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책 불안과 함께 캠프 관리도 불안합니다. 최근 이 지사의 음주운전 공방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처음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는 이 지사 캠프 박진영 전 대변인의 ‘윤석열 술꾼’ 지적에 대해 “음주운전이라도 했느냐”고 맞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술꾼 이미지에 대해 방패막을 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음주운전이라는 프레임을 이 지사에게 씌우며 논쟁의 화점을 전환시켰습니다. 이 대표는 “저는 방패만 들었을 뿐인데 상대가 유탄에 맞았다”며 한 언론에 자화자찬을 했습니다. 이 대표의 ‘자랑’도 좀 어색하긴 하지만 야당대표에게 놀림감이 돼 버린 이 지사 캠프 인사들의 정무역량과 공감능력 부족도 불안해보입니다.


 

박 전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과거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고, 지난 2일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했습니다. 박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대리비를 아끼려는 마음에서 음주운전을 했을 수 있다. 가난이 죄라고 느낄 수 있다” “(음주운전 전과자의)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 등 이 지사의 음주운전을 두둔하는 취지로 해석되는 글을 적어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 지사는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처벌을 받았습니다. 

음주운전은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간접 살인행위’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입니다. 이런 평균적인 여론조차도 살피지 못하고 후보의 음주운전에 대해 ‘심기경호’를 펼치다 사달이 난 것은 민감한 대선판에서의 중대한 실수입니다. 이 지사의 대세론이 굳어질수록 캠프 인사들의 충성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공감능력은 떨어질 것입니다. 기고만장해지고 오만해지는 캠프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또한 대권 레이스의 불안 요소가 됩니다. 

이 지사의 세 번째 불안 요소는 바로 ‘태도’와 ‘인성’입니다. 이 지사는 역대 대선후보 가운데 ‘품성론’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대세론을 누린 대선후보들 가운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아들 병역 문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BBK로 크게 곤욕을 치렀습니다. 두 사례 모두 후보 개인의 태도나 품성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였습니다. 이 전 총재의 경우 아들 병역보다는 기득권에 대한 거부감이 패배에 더 큰 작용을 했고, 이 전 대통령은 BBK 흠결보다 국가운영 능력을 더 높이 평가받아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는 역대 유력 주자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품성’면에서 유난히 지적을 많이 받고 타 주자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후보의 개인 ‘인성’ 변수 때문에 이번 대선이 역대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대통령 후보의 개인 자질까지 철저하게 검증하느냐, 아니면 국가운영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흠은 눈 감아 줄 수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 지사의 ‘인성’도 본 경선과 내년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여론조사는 이 지사의 개인적 문제가 지사로서의 직무 수행 성과와 정책적 소신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결과, 최근 이재명 지사의 이미지 변화 관련 조사에서 ‘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응답은 35%인 반면 ‘더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응답은 52.0%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재명 지사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 요인’ 관련 조사에서는 ‘언행과 품격’(23.8%) 및 ‘배우자·가족·가정사’(17.0%)라는 응답이 40.8%로 집계돼 ‘공직·당직 수행 성과’(21.1%) 및 ‘국정과제·정책 입장’(15.0%)이라는 응답 36.1%보다 다소 높게 나왔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이 지사의 인성과 개인 스캔들(품성)이 표심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이 지사에 우호적이거나 대안부재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바로 그의 ‘불안정한 인성’ 때문에 지지를 유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지사의 공격적 성향을 바라보는 ‘불안한 눈빛’과 ‘경선에서 어찌어찌 1위를 해도 본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거친 생각이 이 지사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재명 지사는 경쟁주자들의 네거티브 공략에 한 치 물러섬 없이 맞받아치며 강경대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측은 받은 만큼 되갚는 등가성의 대응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응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1위의 최대 강점인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언더독 주자처럼 모든 이슈에 대해 불필요한 총력전을 펼침에 따라 작은 사안도 크게 부풀려지는 역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지사를 보는 시선도 ‘유력한 집권 후보’라는 인식보다 ‘불안한 1위’라는 이미지가 점증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재명 지사는 자신을 둘러싼 ‘불안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까요? 

 

(8월 4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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