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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뻘밭 공방의 승자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7. 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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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1, 2위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미증유의 사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지지율의 지각변동 가능성 때문입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이달(7월) 말이나 다음 달 초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이 전 대표가 ‘언더독’ 효과로 본 경선은 그야말로 예측불허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경선이 연기된 것에 대해 이재명 지사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고, 이 전 대표측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현재의 이재명-이낙연 싸움은 일종의 분기점에 와 있는 상태입니다. 양측이 “본선 당선을 위해 도와줄 동지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금도를 지켜달라”라는 송영길 대표의 경고도 귓등으로 듣는 까닭입니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어느 곳을 찌르면 상대가 가장 아파할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역시 ‘품성론’입니다. 형수 욕설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이 지사의 욕설 파문은 대선 본선에서 야당의 집중공격이 예상되는 소재입니다. 이 지사의 ‘상대후보’로 유력한 홍준표 의원은 시간만 나면 이 지사를 ‘인생을 너무 막 산 사람’이라고 공격합니다. 최근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까지는 어땠을지는 모르나 대통령 되기에는 인생을 너무 막 살았다”고도 했습니다. 야당은 이 지사의 욕설과 ‘불뚝 성질’같은 품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보고 그것을 집중 공략하려 벼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선 본선이 다가오기도 전에 이 문제가 ‘아군’에 의해 먼저 발화돼 버렸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측은 이 지사의 ‘욕설’ 언행을 간접 거론함으로써 ‘원팀’이 그어 놓은 선을 넘어버렸습니다. 이 지사의 욕설 파문은 예비경선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입니다. 예비주자들 모두 최소한의 금도는 지킨 것입니다. 하지만 본 경선이 채 열리기도 전에 이 문제가 ‘특정세력’에 의해 ‘유포’가 된 것입니다. 양측의 공방은 지난 21일경 이 전 대표의 지지자로 알려진 유튜버 A씨가 자신의 채널에 ‘이재명 욕설 파일’을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56초 분량의 이 녹음 파일에는 이 지사가 지난 2012년 7월 성남시장 재직 시 자신의 형수와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이 지사측이 법적 대응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 지사가 “무슨 법적 조치를 하겠어요. 제가 잘못한 일인데요. 죄송합니다”라고 한발 물러서며 일단 ‘휴전’된 상태입니다. 사실 이 지사는 정면대응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대응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욕설 파일이 회자될 것이고, 그 파문은 눈덩이처럼 커지기만 합니다. 속으로 끙끙 앓을 수밖에 없는 소재가 바로 이 욕설 파문입니다. 또한 이 아킬레스건은 민주당 본 경선과 대선에서 여성표의 향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사에게는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여기에다 이재명 지사의 ‘역사인식’도 탄핵 공방만큼이나 뜨겁습니다. 이 지사는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대선 출마에 대해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측은 이 지사의 ‘호남 후보 불가론’을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구시대적 행태라며 쌍끌이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지사 측은 해당 인터뷰 전문,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반박하고 있지만 호남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라 경선을 앞두고 악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어디로 보고 있을까요? 비주류로 살아온 이 전 대표의 ‘전력’입니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가세한 옛 새천년민주당에 몸담은 이력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죽어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최근 한 방송에서 “예, 반대 했습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한 인터뷰에서 “제가 봤을 땐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탄핵 찬성은 물론 이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거짓말까지 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지사가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 전 대표의 탄핵 반대 여부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그가 ‘친문’의 적자로 떠오르는 상황에 대한 예봉을 꺾어놓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대선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음으로써 친문은 구심점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물론 예비경선 때부터 친문성향 후보들로 지지판도가 사분오열됐지만 먼 미래를 볼 때 김경수의 낙마는 친문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선에서 친문은 ‘김경수의 향수’를 대신할 후보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무현-문재인-김경수’로 이어지는 친문의 적통은 끊겼지만 차선책을 찾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떠오른 인물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이재명 죽이기’를 위한 일부 보수언론의 ‘이낙연 띄우기’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보진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외에 호남출신이 대선에서 승리한 예가 없기 때문에 이낙연이 보수진영에서 볼 때 더 만만한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보수언론은 ‘친문이 이낙연을 점찍었다’며 이낙연의 급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들의 논리는, 2007년 대선 때 친노와 완전히 결별했던 정동영 후보와 결을 같이 했던 이재명 지사와 비교해볼 때 이낙연 전 대표가 친문의 적자로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친문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김경수 낙마’로 실의에 빠진 친문의 ‘노무현 향수’를 자극하며 그들의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정략적 의도가 있다며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에게 ‘이낙연=친문 적자’ 프레임은 본경선에서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경선이 박빙으로 진행돼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이낙연이 사분오열된 친문 표를 싹싹 끌어 모아 역전승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프레임을 갈라치기 위해 ‘이낙연 탄핵 찬성’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탄핵은 친문과 비 친문을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것입니다. 이 전 대표가 만에 하나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이 향후 드러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의 욕설과 백제 발언, 이낙연의 탄핵 공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들 사안 모두 ‘과거’의 일이고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을 검증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국민들 먹고 사는데 욕설과 탄핵이 뭣이 그리 중한 것일까요? 지금과 같이 양측이 서로의 상처에 소금만 뿌리며 뻘밭 공방을 이어간다면 두 사람 모두 패배자가 될 것입니다. ‘원팀’은커녕 원수지간이 돼 대선에서도 그 후유증으로 공멸할 것입니다. 

(7월 27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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