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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준석-윤석열 치맥 회동 내막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7.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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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분이 잠복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잇단 ‘윤석열 깎아내리기’를 보다 못한 ‘친윤계’ 중진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이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며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려 상황이 한때 심각했습니다. ‘순둥이’처럼 보이던 이준석 대표의 언행도 당 안팎에서 자신을 어리고 ‘0선’이라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행태에 대해 당 대표의 ‘합법적 지위’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양측의 갈등은 폭발 직전까지 갔지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치맥 회동을 깜짝 연출하면서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 여부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잔불은 언제든 재 점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뇌관에는 야권 대선후보 선출 전략의 차이라는 기폭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라는 제1야당의 대선 플랫폼이 가장 강력하고 명분도 확실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것을 ‘용광로’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윤 전 총장의 인기는 지지율 등락에 따라 신기루처럼 흩어질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은 20% 이상의 단단한 고정 지지층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도 무조건 국민의힘 버스에 타고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버스의 엔진 마력수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중진들은 재보궐과 대선은 판 자체가 다르다고 봅니다. 4.7 재보궐 선거 압승은 ‘국지전’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만으로도 어찌어찌 이겼지만, 대선판은 정치세력의 자원이 총 동원되는 ‘전면전’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재보선 압승도 국민의힘 엔진이 강력해서가 아니라 바깥의 윤석열이라는 마차가 ‘정권교체론’으로 판을 끌어주었기 때문에 야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 대표는 외부 바람은 허풍일 뿐이며 오로지 제1야당의 전통과 축적된 힘만이 선거의 현찰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주자라고 해도 그 우월적 지위를 인정해주기보다 국민의힘이라는 최적의 플랫폼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해서 당당하게 후보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당 중진들은 이준석 대표의 편향적인 접근방식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준석 대표가 그와 우호적인 당내 주자(유승민)를 띄우기 위해 윤 전 총장을 대신 공격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대표의 최근 부정적 언행을 보면 ‘윤석열 주저앉히기’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중립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초를 치는’ 발언은 분명 바깥에서 좌충우돌하는 윤 전 총장의 힘이 빠지는 일이기는 합니다. 

이 대표는 대선 때까지 ‘이준석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온갖 저항에도 자강론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밀리기 시작하면 대표 중심의 대선관리 자체가 산으로 가게 되고, 중진들의 발호 속에 자신도 ‘뒷방 늙은이’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친윤계’도‘ 이번 1차 전쟁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윤 전 총장의 정치세력 둑이 한번 무너져 버리면 회복불능 상태로 빠지기 때문에 그 지지율 누수 구멍을 빨리 메워 더 이상의 하락세를 막아야 합니다. 윤 전 총장측이 최근 신지호 이학재 전 의원 등의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거 ‘국민캠프’에 합류시켜 전열을 정비한 것은 그들의 위기감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런 양측의 갈등은 당권을 위한 권력투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대선 때까지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계파갈등을 노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필패로 가는 길입니다. 최근 일부 중진들의 ‘이준석 흔들기’는 정치 선배로서 비겁하고 무책임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당 대표 취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선경험도 풍부한 일부 중진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해 이준석 대표에게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것은 탄핵 이후 이제 갓 회복조짐을 보이는 국민의힘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역대 당수 가운데 가장 인터뷰를 많이 하는 ‘정치평론가’형 대표로 분류됩니다. 국민의힘 이미지 변신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당 대표가 중진들과도 자주 접촉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대선후보 관리에 적극 반영해야 하는데 그런 ‘당심 통합작업’을 소홀히 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이 대표로서는 여전히 그에 대해 관망 또는 불신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주류 당심’에 대한 적극적인 ‘비빔밥 만들기 작전’을 전개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흡했습니다. 또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빨리 들어오라’며 약만 올릴 뿐 정밀한 영입 전략과 사전 정지작업을 보여주지 못해 능력부족이라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측의 갈등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습니다. 25일 치맥 회동은 당의 내분으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이 대표와 지지율 하락세로 곤궁에 빠진 윤 전 총장이 서로 지쳐 잠시 클린치를 하는 상태에 불과합니다. 지금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화끈하게 화합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거 자신의 캠프에 합류시켜 장외에서 일종의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상당히 화가 난 이준석 대표는 “상도덕을 어겼다”며 윤 전 총장이 8월까지 합류하지 않을 경우 최고단계의 징계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문제가 양측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고, 윤 전 총장의 입당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시간을 끌고 애를 먹일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이 계속 불안정해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되살아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당은 이제 이준석 대표 중심의 ‘자강파’와 윤 전 총장 중심의 ‘외연파’로 두 동강이 나고 있습니다. 대선을 8개월 남겨놓고 자당 후보가 아닌 외부 주자에게 목을 매야 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계속되면서 “이준석에게만 맡겨두었다가 전부 망하겠다”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0선’ 대표의 10년 종편 경험을 ‘어쩔 수 없이’ 믿고 그의 손에 놓인 나침반 하나에 의지해 어스름 밤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준석의 버스론도 검증불가의 불확실한 전략이지만, 중진들의 ‘윤석열 옹립론’ 또한 그 누구도 확신을 주지 못하는 뜬구름 전략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오로지 당의 역량을 한 곳으로 총결집시킬 때만이 그 어둑한 길에 한줄기 빛이 보일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정권교체론’과 함께 보수진영이 똘똘 뭉쳐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유일한 필승전략입니다. 야권이 제각각의 잇속에 빠져 대선승리의 구심점을 이탈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정치지도에서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7월 26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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