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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람에 찬물 끼얹을 홍준표의 복당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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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왔습니다. 1년 3개월만입니다. 그의 복당을 둘러싼 당내 시선은 불안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통 크게’ 홍 의원의 복당을 허용했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진통도 있었다고 합니다. 딱히 복당을 반대할 명분은 없지만, 홍준표의 복귀는 국민의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대변인 토론배틀을 진두지휘하며 여론의 관심을 한껏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준석 당대표의 1호 이벤트인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 토론 배틀은 1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대박을 쳤습니다. 기자들이 최고령인 민계식(79)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둘러싸고 대답을 열심히 ‘받아쓰기’ 하는 진풍경이 펼쳐질 만큼 참가자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당 안팎에선 2030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준석 대표의 파격 실험이 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이렇듯 국민의힘은 ‘36살짜리’ 대표를 당 수장으로 받들며 혼신의 힘을 다해 변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반영 비율이 70%였던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37.4%를 득표해 나경원 후보(40.9%)에게 뒤졌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이준석 신드롬’까지 일었지만 그 세찬 파도에도 ‘당심’은 이준석 대표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수십년 동안 뿌리박힌 낡은 보수의 틀을 깨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수구 정당의 창살을 해체하지 못하고 음습한 ‘우파’의 공간에 그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바깥’으로 나가자고 호소해도 그들은 쉽게 움직이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홍준표 의원같은 정치인이 당원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깥에 나가면 얼어죽는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며 ‘우리들만의’ 보수정당으로 남아있기를 강요합니다. 바로 이것이 홍준표 의원의 대권 전략입니다. ‘산토끼야 늘 그렇듯 밖으로만 돌고 같이 모이려고도 하지 않으니 죽으나 사나 집토끼만 잘 지키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순치’된 집토끼들은 또 홍준표 의원같은 주인에게 복종하며 그들만의 프레임으로 저항합니다. 지난 대선 결과는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탄핵과 촛불집회의 뜨거운 화력을 지원받았음에도 41.08%밖에 득표하지 못했습니다. 진보진영을 전부 끌어 모아도 50%가 안 되는 구도였습니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누가 후보가 돼도 홍준표 후보가 받았던 24.03% 정도의 고정 지지층이 있습니다. 그밖에 안철수 후보가 받았던 21.41%도 결국은 보수에 우호적인 중도 지지층입니다. 역대 대선에서 진보의 확장성보다 보수의 중도지향적 확장 가능성이 더 크게 나타나고는 했습니다. 

이런 대선의 여야 후보 득표 비율을 볼 때 홍준표 의원의 복당은 국민의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반당적’인 행위입니다. 홍준표 의원이 당에 복귀해서 대선경쟁에 뛰어든다고 해도 그가 안철수의 21% 득표율을 가지고 올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경험했듯이 ‘홍준표+안철수’를 합체한 인물이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후보단일화 또는 ‘좌우’를 겸비한 중도성향 후보를 선출해야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은 전국을 강타했던 이준석 바람 앞에서도 요지부동이었던 40.9%의 ‘당심’을 그 연결고리로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의 복귀는 보수의 혁신을 바라는 시대정신과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당장 외부 인사들의 입당 문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홍 의원이 복당하게 되면서 생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팀킬’입니다. 홍 의원은 검사 출신입니다. 현재 입당이 유력시되는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홍 의원은 그가 지난 20여년 동안 쌓아온 네거티브 대응 노하우를 윤 전 총장 ‘팀킬’에 적극 이용할 것입니다. 홍 의원으로서는 ‘윤석열만 거꾸러뜨리면 판은 내가 싹쓸이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복당 첫 일성이 바로 ‘윤석열 저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전형적인 구시대의 분탕형 정치인” 이라면서 “퇴출돼야 할 정치인 1호”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또한 하 의원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영입대상 1호인데 홍 의원은 복당 첫날부터 사실관계도 규명 안 된 X파일 의혹을 거론하며 윤석열을 때렸다. 자신이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지율이 앞서니까 윤석열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홍 의원이 검찰의 범죄정보 수집 활동을 사찰로 매도하면서 윤석열을 공격하는 건 오세훈 시장 당선 모델로 자신이 대권을 잡기 위한 작전이며 국민이 그런 꼼수를 모르지 않는다면서 이런 행태 때문에 퇴출돼야 할 정치인 1호라고 본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으로서는 홍준표 의원이 복당하면서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을 만들 경우 입당에 대한 필요성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굳이 자신의 당내 지지층도 미미한 국민의힘에 들어가 홍준표 의원과 ‘아귀다툼’을 벌일 필요가 있을까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야권 단일 후보 선출 과정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쪽에선 모든 대통령 후보의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다 당으로 들어와서 경선 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건 국민의힘의 희망사항이다. 대통령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간단하게 어느 집단에 확신도 없이 뛰어들어 같이 경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금 밖에 있는 분들은 국민의힘 내부에 아무 기반이 없다. 당원이 대통령 후보 뽑는데 50% 정도 영향력 행사하게 돼 있기 때문에 (당에) 뿌리를 가진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야당 후보들이 단일 후보 되는 과정은 지금 이야기하는 것처럼 간단치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홍준표 의원같은 ‘수구적인’ 인물이 설치면 설칠수록 굳이 입당해서 흙탕물을 묻히느니 바깥에서 세를 불린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것이 낫다는 유혹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김 전 위원장도 국민의힘 후보와 제 3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가는 게 정도라고 본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홍준표의 복당은 윤석열의 입당을 가로막는 바리케이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준석 바람으로 청년정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또 다시 ‘안 되는 집안’ 이미지를 덧씌울 것입니다. 

홍준표 의원이 “대선패배의 책임을 다 한다는 뜻에서 정권교체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낮은 자세로 복당 기자회견을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국민들은 언제쯤 품격과 책임의식을 갖춘 노정객의 아름다운 퇴장을 볼 수 있을까요? 

 

 

(6월 26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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