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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권도전 최대 걸림돌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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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디어 대권도전 대장정에 나섭니다. 윤 전 총장측은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15일 밝혔습니다. 긴가 민가 하던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 도전이 가시화된 것은 ‘이준석 돌풍’이 부는 시점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준석 신임 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은 그리 매력적인 대권도전 플랫폼이 아니었습니다. 제3의 후보가 정당에 입당하자마자 지지율이 추락하는 사례가 있었던 데다 탄핵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에 중도층 지지를 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이 들어간다는 것은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나경원 대표 체제가 들어섰다면 윤 전 총장의 대권도전 로드맵은 지금과 사뭇 달라졌을 것입니다.

윤 전 총장의 최대 무기는 바로 지지율입니다. 대권 전쟁에서 ‘지지율이 깡패’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지지율 선취권을 쥐고 있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자신이 몸담을 대권 플랫폼을 고를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그 선택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유력한 대권 주자가 부재한 국민의힘이 더 아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준석 돌풍이 불면서 국민의힘도 옛날의 수구기득권 정당 이미지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불모지’ 호남 등지에서 젊은 층의 입당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준스톤’ ‘갓준석’ 등의 이준석 신드롬이 몰아치면서 국민의힘은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정당에서 가까이 해도 좋을’ 국민의힘 위상 변모는 윤석열 전 총장에게 ‘배짱 베팅’의 여지를 점차 줄여주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윤 전 총장 8월말 입당 데드라인을 자신 있게 밝히고 다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자신의 새정치 코드가 국민의힘 이미지를 일신시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그 기세가 윤 전 총장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는 게 이준석 대표의 영입 전략입니다. 현재 벌어지는 윤석열-이준석 간의 입당 밀당은 일단 이준석 대표쪽으로 기세가 넘어간 형국입니다.

이 대표는 최근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우리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을 보다 거세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동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점에 대해 “윤석열의 시간표와 이준석 대표의 시간표는 상충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간 윤 전 총장 측은 “8월 말까지는 입당 여부를 결정하라”는 이준석 대표의 공세에 “결정된 것 없다”는 태도로 맞서왔지만 이준석 바람을 목도한 뒤 6월말 정치참여 선언-8월말 국민의힘 입당의 대권 로드맵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와 시기가 왜 중요할까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지지율을 최대로 끌어올려 야권의 유일무이한 대권후보라는 위상을 가지고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합니다. 자신의 웨이트를 최대한 키워서 보수야당을 ‘접수’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도 윤석열 중심의 권력구도를 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압도적인 야권 주자의 위상이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입당하게 되면 그의 위치도 다른 주자와 동등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준석-김종인)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돼 집권하더라도 ‘여당’의 압박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의 ‘부름’대로 8월말에 얌전하게 입당하게 된다면 그의 국민의힘 입지도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와의 기세싸움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8월말을 넘겨 국민의힘을 최대한 몰아세운 뒤 무혈입성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도 ‘빨리 영입하라’는 안팎의 비판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의 도우미라기보다 ‘깜이 되는지’ 테스트하는 감별사로서의 역할에 올인 한다면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도 더욱 가시밭길이 될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대권도전 최대 걸림돌이 바로 이준석 대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은 절대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당을 좌지우지 해온 토착 기득권 세력들이 절대 윤석열에게 곳간 열쇠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윤석열을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해 대선후보 경선 이벤트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한 뒤 버릴 것이라는 해석도 뒤따릅니다. 결국 자당 후보에게 대권도전의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최근 김종인 전 위원장이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라고 말한 대목도 눈 여겨 봐야 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외부인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국민의힘 주자 오세훈을 더 선호하고 적극 지원해준 이력도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도 최근 대변인 토론 배틀 공개 채용을 실시하는 등 국민의힘 붐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김종인 이준석 모두 당 자강론이라는 공통접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당 대표와 그의 ‘정신적 스승’이 모두 당 자강론 우선주의자라는 점은 윤 전 총장에게 입당하더라도 피를 말리는 경쟁을 요구하는 압박기제가 됩니다. 이 대표가 지난 15일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한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이 대표는 당의 대변인도 토론 배틀로 뽑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무한 경쟁을 통해 당의 경쟁력도 무한 확장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당과 국가 권력 모두를 차지하려고 덤비는 윤석열 전 총장에게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최근 하태경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화법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16일 라디오 방송에서 ‘윤석열 대변인’으로 데뷔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화법도 여의도의 새로운 정치문법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준비도 덜 돼 있고 기존 정치인들의 ‘고루한 정치단어’를 답습함으로써 거침없고 논쟁적인 이준석 대표와 대비돼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모든 것을 대신 말해주는 대변인도 ‘스펙’ 중심이 아닌 젊고 신선하고 똑똑한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내세워야 ‘0선’ 윤석열의 새로운 정치와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검투사에서 국민들에게 오로지 국정운영의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 6월 말 데뷔무대를 펼칩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과연 국민의 부름에 답할 통치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이준석은 바로 그것을 묻고 있습니다. 


(6월 17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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