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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김종인 ‘이김 연대’가 뜬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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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이면서 대세론을 굳히는 모습입니다. 당원 모바일 투표율은 9일 기준 42.4%를 기록했습니다. 최종 투표율은 5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30대 당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뒤집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대교체라는 심플한 명제 앞에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추격전은 힘겨워 보입니다. ‘0선’ 후보의 대세론을 깨기 위해 두 후보는 ‘김종인 막후 배후설’을 집중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어른거리는 ‘김종인의 그림자’를 분석해봤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9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정치하지 않겠다, 당을 떠나겠다’고 했는데 후보들에 대한 선호를 밝히는 게 화합 전당대회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경원 후보도 9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는 이준석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우리(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사실상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려야 하는 두 후보는 그 주요 전략을 ‘김종인 배후설’로 잡고 있습니다. TV토론회나 유세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메시지의 대부분을 김종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선 전략의 두 가지 흐름은 자강론과 영입론입니다. 이준석 후보는 자강론을 내세우며 외부 대권주자들과 자당 주자를 똑같은 조건으로 대우하겠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국민의힘이 외부주자들에게 입당할 수 있는 ‘소구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영입 자체가 불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국민의힘으로서는 한 명의 주자라도 더 영입해야 하는 아쉬운 처지인데 특정 인사를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은 대선 필패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두 후보는 그 ‘특정 인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영입하는 방법론에 있어 이준석 후보는 자강론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게 하는 것을,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도록 당을 윤 전 총장 중심의 호의적 환경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각각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김종인’이라는 변수가 등장합니다. 이준석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중립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해 “검찰총장이 대통령되는 법이 없다”는 식으로 언급하며 유력주자를 ‘디스’한 의도를 지적한 것입니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배제한다는 그런 걱정이 든다”고도 했습니다.


 

외부의 유력주자 영입에 있어서 ‘김종인이라는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느냐, 부정적으로 작용하느냐’를 놓고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주호영 연합군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후보는 ‘오세훈 학습론’을 내세웁니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그동안 모든 주자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실제 본선에 가면 흔들림 없이 지원해줬다는 점을 들어 윤 전 총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김 전 위원장이 당 안팎의 온갖 견제를 뚫고 오세훈 후보를 서울시장에 앉힌 ‘경륜’이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그의 ‘실전 경험’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경원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존재가 외부 주자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주저케 하는 장벽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의 당 ‘재입성’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에게도 ‘검찰총장이 대통령 되는 법은 없다’고 디스를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감정적으로 완전히 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김종인의 존재 자체가 외부주자 영입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후보를 두고 ‘당 대표가 되게 돼 있다’며 지지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던 것도 ‘중립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봅니다. 나 후보는, ‘유승민 계보’로 알려진 이준석 후보 덕분으로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올 경우 ‘이김 연대’가 특정주자(유승민)를 대권 후보로 밀어 올리려 한다는 음모론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당 복귀 논란에는 내년 대선 전략 차이뿐만 아니라 당 주류 교체라는 또 다른 권력구도 변화 가능성도 내포돼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바람’을 경원시하거나 부정하는 기류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친이 친박계 잔류파 당원들이 당에 폭넓게 분포돼 있습니다. 이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을 정할 때 ‘시험’을 치르겠다는 이준석 바람의 ‘쇄신’을 당 주류 물갈이 시도로 보고 있습니다.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이김 연대’ 가능성을 줄기차게 제기하는 것도 이 체제가 들어설 경우 당의 주류가 급격하게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득권 세력의 저항 분위기에 편승한 측면이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이준석 조합’이 보수야당의 대선 필승 구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당의 권력을 모두 윤 전 총장에게 헌납할 수 없습니다. 김종인이라는 경륜 있는 견제장치를 마련해 놓는다면 이준석의 윤석열 다루기는 더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0선 30대 당 대표의 말을 윤 전 총장이나 안철수 대표가 잘 들으려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면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노회한 김종인 전 위원장을 통해 두 유력 후보를 컨트롤 할 수도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새로운 권력을 얻게 되므로 나쁠 게 없습니다. 오히려 이준석 위의 ‘상왕’으로도 군림할 여지도 생깁니다(실제로 나경원은 ‘김종인 상왕론’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김 연대’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곧바로 ‘이김 연대’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의 변수는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대권주자를 선호할 경우 권력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준석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다면, 그 후의 관전 포인트는 ‘이김 연대’가 어떻게 합을 이뤄나가며 대권 주자를 ‘함께’ 만들어내는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6월 10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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