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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모시기’ 이준석과 나경원의 싸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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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막판 혼전에 들어갔습니다. 1위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추격전은 ‘윤석열’이라는 전장터에서 불을 뿜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 영입을 두고 이준석 후보는 ‘버스론’을 내세웁니다. 이는 당의 자강론 우선에 가깝습니다. 이 후보는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경선을 치르려면 특정인을 기다리거나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가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나경원 후보측은 이와는 사뭇 다른 열차론을 내세웁니다. 나 후보는 “경선 열차는 추석이 지난 9월 말에 출발해야 한다. 그때까지 충분히 야권 후보 모두를 모으는 작업 하겠다. (이 후보는) 우리 당 후보끼리 먼저 개문발차 하겠다는 것인데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버스론은 윤 전 총장도 다른 군소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을 주겠다는 점에서 ‘1위 프리미엄을 전혀 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영입 방식과 예우의 정도에 따라 그의 대세론이 입당 후에도 연장되느냐, 아니면 야권 대선후보 중의 하나로 ‘리셋’되느냐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준석 후보가 특정주자를 지원해주려고 윤 전 총장을 나머지 후보들과 똑같이 대우하겠다는 것은 그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나경원 후보가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런 ‘음모론’적인 시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일련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는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후보는 “만약 문제가 있는 사람을 문제가 없다고 옹호한 것이라면, 공사 구분에 대해 정치인의 자질로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장모 사건’에 대해 법적인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측은 ‘장모 사건’을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 전 총장이 장모 사건을 ‘정치적 핍박’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이 후보의 ‘법적으로 해결하라’는 메시지가 다소 야박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이 될 경우 이를 ‘이준석 대표 체제’가 목숨을 걸고 지켜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가 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후보는 이 문제를 언급할 때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의 말을 빌려 공식화한 것이기 때문에 ‘전언’에 방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검사출신인 윤 전 총장이 법적으로 예민한 문제에 대해 10원 운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윤 전 총장 본인의 입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후보도 이에 대해 “10원 한 장 발언을 해명해주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구나 이준석 후보가 장모 사건에 대해 미리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쳐두는 것이 윤 전 총장에게는 오히려 정치적인 부담을 덜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당의 대규모 법률지원단이 이 문제를 법적으로 방어해주는 절차를 걸쳐 ‘소명’을 해준다면 윤 전 총장으로서도 제1야당의 법 보호막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주변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도발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 한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장모 사건’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인식하며 입당 전에 미리 국민의힘에 가이드라인을 던져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당 대표 후보들 주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하며 기세 싸움을 벌인다면 윤석열 입당 문제는 정치공학에 매몰돼 이전투구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측을 자극하는 말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된다면 김 전 위원장을 당으로 ‘모셔오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만큼 양측의 관계는 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은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며 윤 전 총장의 대세론에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당연히 윤 전 총장측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을 싸잡아 “위험한 공감대”라면서 이들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결정적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준석 신드롬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 입당을 조기가시화 하려던 윤 전 총장은 한 발 물러서며 페이스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60)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직접 들은 내용임을 전제로 “본인한테 정말 ‘입당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어떤 결정도 한 적이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총장 본인이 입당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며 최근의 입당 임박설을 공식 부인한 것입니다. 이는 이준석 후보의 장모 사건에 대한 법적인 잣대 주장과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견제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직접 반격을 가한 모양새로 비쳐집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비전과 정책대결보다는 점점 ‘윤석열 모시기'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에 대해 “경쟁후보들이 당대표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단 윤석열 전 총장을 전당대회 화두로 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0선’ 이준석 후보에게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할 상황에 놓인 나경원 후보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못 됩니다. 특히 나경원 후보는 윤석열 모시기 방식을 ‘뒤집기’의 가장 중요한 샅바잡기로 보고 계속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어떤 점을 못한다고 공격하기보다 우리가 함께 하면 이런 점을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경륜’ 아닐까요?

 

(6월 7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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