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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왜건 언더독 모두 잡는 이준석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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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세는 이제 당심 반영비율 70%의 한계를 뛰어넘을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나머지 4명의 주자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보다도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절반은 넘어섰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 ‘근자감’은 선거용 바람몰이가 아닙니다. 

이 후보는 선거에서 흔히 나타나는 밴드왜건 효과와 언더독 효과를 동시에 누리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자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관심이 계속 집중되는 밴드왜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지난 10년동안 보수층을 대변하는 토론회 단골 패널로 등장한 이 후보의 각종 동영상들이 ‘역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과거 레전드’ 영상들까지 소환되며 밴드왜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더독 효과도 덤으로 얻고 있습니다. 언더독 효과는 약자들에게 쏠리는 이른바 동정 표심 같은 것입니다. 이 후보가 지금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30대의 원외 ‘0선’에 ‘당직자’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상대는 5선의 주호영과 4선의 나경원 등입니다. 선수 면에서나 선거 조직력 면에서 잽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다윗’이 ‘골리앗’을 그것도 2명이나 여유 있게 젖히며 앞서가자 당심도 그 ‘약자’의 ‘기적 실현’을 적극 응원하는 분위기입니다. 동정표에 변화를 바라는 ‘반란표’까지 더한 전형적인 언더독 효과입니다. 


이 후보의 이런 기세는 선거의 양극단 효과인 밴드왜건과 언더독을 동시에 누리는 상당히 독특한 경우입니다. 32만 당심이 아무리 철옹성이라 해도 ‘도전하는 약자’ 이준석의 바람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준석의 돌풍을 막는 마지막 방법으로 지지율 2, 3위인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의 단일화를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단일화마저 피해간다면 당선 확률은 그의 예언대로 절반 이상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준석 돌풍을 지켜보는 국민의힘 분위기는 크게 엇갈립니다. 신진세력의 부상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기존 당 권력구도를 완전히 뒤집는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설 경우 내년 대선뿐 아니라 당 역학구도 전체에 지각변동이 올 것을 크게 우려하는 세력도 있습니다. 기존 구도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쌓아왔던 장외의 당협위원장 등 기득권 세력들이 이준석 ‘대표’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은 오로지 공정한 경쟁으로 당의 권력을 나누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줄서기에 익숙해있는 기존 세력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당 권력구도 격변에 선뜻 동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당의 일부 수구세력 압력 때문에 나경원-주호영의 인위적인 단일화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단 양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이준석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두 사람이 앉아서 ‘새파란’ 이준석 후보에게 그냥 당할 수는 없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서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 안팎에선 막판 조직표가 나 후보나 주 후보의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자연스러운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위적인 단일화는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정치의 전형입니다. 또한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여론조사 상 1위와 2∼3위 차이가 크게 나 현실적 이득도 없기 때문에 나, 주 후보가 공개적으로 ‘야합’을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가동할 수 있는 최대의 조직을 동원해 한 사람 밀어주기로 암묵적 합의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선거방식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오더’가 먹힐지 회의적입니다. 

단일화 변수 외에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이준석 흠집내기에 올인을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양측은 지난 10년 동안 각종 토론회와 방송에 출연한 이준석의 과거 문제 발언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건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워낙 다변이라 연설이나 토론, 또는 SNS에서 말실수를 하는 것에 기대를 걸기도 합니다.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구태의연한 방식에 매몰돼 있는 중진들의 행태에 대해 ‘안쓰럽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것은 1위 이준석 후보를 잡기 위한 ‘경륜 있는’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선거 전략입니다. 나경원 주호영의 ‘말’에는 자신들의 언어가 없습니다. 오로지 1위 이준석을 끌어내리기 위한 ‘험담’ 일색입니다.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이준석이 되면 안철수와의 합당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합니다. 나 후보는 “이준석 뒤에 유승민 김종인이 다 있다”고 말합니다. 주호영 후보는 “이준석은 모든 걸 시험과 경쟁으로 보는데 이는 미숙한 시각이다”라고 공격합니다. 하나같이 정치공학적인 접근방식입니다. 당의 미래나 민감한 이슈에 대한 대안 제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 가서 박근혜 탄핵의 당위성을 당당하게 설파했습니다. 자신의 어려운 선택을 대구경북이 품어준다면 더 큰 통합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고 그것이 배신의 정치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탄핵’은 국민의힘에서 터부시 되는 가장 민감한 이슈입니다. 이준석 후보는 탄핵 찬성의 일관성을 이번에도 유지하며 자신만의 문법으로 복잡 미묘한 탄핵 주제를 풀어나갔습니다. 지지율 1위를 의식해 대구경북 지역민심에 영합하는 방식이 아닌 그 동안의 소신을 일관되게 주장해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입니다. 

나경원 후보는 지난 총선 이후 주요선거에서 계속 패해 정치생명이 거의 다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또 다시 출마했습니다. 낙선에 대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오로지 ‘내 권력’ 차지에만 골몰한 결과입니다. 명분은 이미 잃었습니다. 이번에 그가 36세의 원외 이준석 후보에게마저 패한다면 ‘정치력’이 완전히 소멸한 것으로 봐야합니다. 어쩌면 그는 정당 선거 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결과와 마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변화를 무시하고 기득권에 집착한 대가입니다. 

 

(6월 5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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