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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안전 모드’ 성공할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6. 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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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권 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계속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등이 따라붙고 있지만 힘에 겨워 보입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출마 변수가 사라지면서 이 지사의 대권행보는 더 거칠 것이 없어졌습니다.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도 이 지사가 작심하고 반대하면서 ‘내홍’에 부담을 느끼는 친문세력이 엉거주춤해 있는 상태입니다. 이 지사로서는 이대로 굳히기에 들어갈 심산입니다. 이 지사야 무혈입성에 신이 나겠지만 여권 전체로 보면 덩달아 기뻐할 일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노잼’ 경선은 필연적인 대선 ‘시청률 저하’를 가져올 것입니다. 투표 전날 단일화(노무현-정몽준)가 깨지는 게 한국 대선의 다이내믹한 모습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10개월 남은 대선 경쟁에서 무난하게 청와대로 입성할지는 전혀 예단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정치권은 ‘이준석 현상’을 놓고 혼란에 빠진 모습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러다 정말 30대 대표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어리둥절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옆 동네의 세대교체 바람이 자당을 덮칠까봐 ‘민심을 들으러 떠나자’며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 전 총리는 남의 집 싸움에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가(장유유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현상이 국민의힘 당 지지율까지 견인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인기 없는 정당의 정치인들이 세대교체라는 재미나고 대중적인 이슈를 가지고 흥행몰이를 하는 것 자체는 당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국민의힘이 예기치 않게 이번 전당대회 이벤트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은 변화의 목마름에 응답했다는 결과입니다. 민심과의 조응이 곧 표심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쟁력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번 흥행 대박으로 국민의힘 눈높이는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내년 대선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장면들을 연출하기 위해 더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하게 될 것입니다. ‘보수꼴통’ 이미지에서 ‘개혁보수’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락을 이번 ‘이준석 현상’이 깔아준 것입니다. 


하지만 여권으로 눈을 돌려 보면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몇 개월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의 ‘대세론’에 대한 피로감까지는 아니지만 피 말리는 경쟁이 없다보니 어떤 이벤트를 해도 그저 그런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지사로서는 독보적 1위의 여세를 몰아 안전하게 청와대에 골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떤 승부수도 던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기본 시리즈’도 타 주자들의 추격 먹잇감에 놓이게 되자 그것을 거둬들이고 ‘성장과 공정’이라는 안전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딱 ‘부자 몸조심’의 모습입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세론’에 대해 “역동성 결여와 구태정치”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도토리 주자’의 푸념 정도로 들리지만 이 지사에게는 ‘뼈 때리는’ 지적입니다. 박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동성이 없으면 흥행이 없고 흥행이 없으면 혁신도 없다”면서 “2002년 국민들이 퇴장시킨 이인제식 대세론으로 승리할 수 있겠나.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과연 대세론이기는 한가. 여론조사상 당내 1위 후보라고 부자 몸조심하듯 안전 모드로 가서는 안 된다. 역동적인 경선과정에서 검증되고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줄 세우기 등의 구태정치도 지적합니다. 박 의원은 “혁신은 없고 대세론 앞세우고, 계파 지원을 드러내고, 세 과시하는 것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 정책 검증을 위한 토론은 없고 세금 거둬 돈 나눠주는 선심행정 구상이 남발된다. 전형적인 여의도식 구태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지금 여권 안팎에서는 ‘어떤 의원이 누구 대권주자 줄에 섰다더라’는 카더라 통신이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대권주자에게 ‘의원 포섭’은 대권으로 가는 첫 번째 코스입니다. 의원들은 저마다 대의원들과 당원 등을 포함한 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권주자에게 그들은 말 그대로 ‘현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대권주자들은 현역의원 캠프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각종 지라시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는 있습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약 70여명의 의원들이 확실하게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쪽으로 가담한 것으로 나타난다. 나머지 100여명의 의원들은 아직 특정주자를 정하지 않고 관망중인 것 같다. 경선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이재명 지사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당내 의원들 역학구도에서는 아직 완전히 승기를 잡은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런 미완적인 대세론이 이 지사를 성급하게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5월 들어서만 그를 지지하는 포럼 2곳을 출범시켰습니다. 지난 13일 발기인 1만 5000명 규모의 ‘민주평화광장’이 출범한 데 이어 20일에는 이재명계 현역 의원 중심인 ‘성장과 공정 포럼’을 띄웠습니다. 다음 달 10일 국내외 지원조직 성격의 ‘공명포럼’까지 발족하면 총 3개의 포럼이 이 지사의 대권행보를 지원하게 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세력 동원 경선은 낡은 정치 문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찬심’(이해찬 전 대표)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쟁탈전도 벌입니다. 친노 ‘좌장’이라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사실상 지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정세균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누구를 꼭 편드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와전된 것이라 들었다”며 반박했습니다. 반면 이 지사 쪽은 “이 전 대표는 승리하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대표의 마음이 이 지사에 있음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줄 세우기 경쟁은 정치를 더욱 퇴행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친소관계에 따라 움직이면 결국 그들만의 이권 나눠먹기로 귀결됩니다. 이재명 지사는 현재 가장 유력한 미래권력입니다. 역동성이 없고 줄만 세우려는 방식으로 남은 10개월을 버티기에는 그 기간이 너무 길어 보입니다. 

 

(5월 26일 여성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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