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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언박싱] 이철희 전 의원의 ‘문재인 구하기’ 성공할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4. 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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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이었던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차기 정무수석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 의원은 여권 내에서 ‘비문’ 인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조국 사태’에 대해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4.7 재보선 뒤 여권의 국면 수습책에서 가장 난이도 높고 골치 아픈 쟁점인 ‘조국 사태’의 해석을 두고 이 전 의원은 친문 강성파와는 사뭇 다른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여권에서는 이 ‘조국 사태’를 진성 친문과 유사 친문을 가르는 일종의 ‘감별기’로 삼아왔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전 의원의 정무수석 ‘내정’은 다소 파격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을 비문이 아니라 ‘범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이번 인사도 결국은 ‘탕평’이 아니라 ‘친문 2.0’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를 돕는 조직이었던 ‘진문’ 모임 ‘부엉이’의 멤버였습니다. 

부엉이의 이름을 처음 제안한 사람이 도종환 의원인데 현재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영표 의원도 부엉이 멤버인데 20대 후반기 원내대표 재임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사람이 바로 이철희 전 의원이었습니다. 홍 의원이 차기 당 대표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철희 전 의원의 정무수석 내정은 단순히 인적 쇄신의 상징이 아니라 친문 수성 작전을 위해 ‘범문’ 멤버 한명을 끼워 넣은 것 같은 모양새로 보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부엉이 모임 출신들이 이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추천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부엉이 모임은 2018년 친문 패권주의 논란이 일자 자발적으로 해산했지만 당시 간사였던 황희 의원이 최근 문체부장관에 기용되는 등 부엉이 출신 ‘인재풀’이 여전히 작동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 전 의원을 ‘비문’으로 분류해 인적 쇄신의 상징처럼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는 다소 도식적인 해석 같습니다.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 때 민주당 비례대표 8번으로 입성했는데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친문’ 인사입니다. 당시 컷오프 탈락된 정청래 의원을 대신해 ‘포스트 정청래’로 불리며 친문의 스피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부엉이 모임은 ‘밤이 오면 부엉이처럼 눈 크게 뜨고 힘을 보태자’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밤은 문재인 정부가 어려워지는 시기를 뜻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정무수석직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내놓습니다. 이 전 의원은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했던 그 정치의 가장 중요한 직책인 ‘정무수석’ 자리로 화려하게 컴백하게 됐습니다. 몇몇 언론은 “‘정치 부끄럽다’던 이철희 정무수석 내정”으로 제목을 뽑았습니다.

또한 그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586세대가 물러날 때”라는 말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은 본인이 586세대의 대표주자인데 다른 사람들은 물러날 때라고 하고 자신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들어가는 것이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서산의 지는 해 신세가 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부엉이를 자처한 이 전 의원의 충정은 돋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제안을 받기 전까지 한겨레TV의 공덕포차와 SBS 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 등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민주당의 ‘얼빠진’ 총선 전략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촌철살인 멘트를 그리워하며 청와대행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이 친문의 강고한 기득권 논리에 막혀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이제 뭇 시청자와 청취자들을 감동케 했던 그의 ‘민심은 무조건 옳다’ 전략이 ‘문재인 구하기’에 제대로 먹힐지 큰 관심이 모아집니다. ‘자유인’ 이철희의 생각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열려 있었지만, 그가 부엉이를 자처해 청와대로 들어가는 순간 그 자유는 ‘문재인’과 ‘친문’이라는 쇠창살에 가로막혀 ‘아름다운 구속’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옆에서 구경할 때 잘 보이는 수도 이상하게 장기판에만 앉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게 실전의 법칙입니다. 과연 이 전 의원은 ‘썰전’에서 보여준 신통방통수로 외통수에 몰린 ‘문왕’을 구해낼 부엉이가 될 수 있을까요? 

 

(4월 13일 여성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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