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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코로나19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 주장 논란...진보 보수 정치 프레임 전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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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코로나19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 주장 논란...진보 보수 정치 프레임 전쟁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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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어준은 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방송에서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코로나19를 '대구 코로나19'라고 표기했다가 ‘실수이자 잘못’이라며 사과한 바 있다. 일부 종편 등에서 '대구 코로나'로 표기하거나 언급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자 여론의 엄청난 저항을 받았고 결국 '대구 코로나'는 일종의 금기어가 됐다. 어디에서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정지역과 코로나19를 연관시키는 것은 지역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어준은 6일 방송에서 “중국이 정말 (우한 코로나 확산의) 문제였다면 인구 2300만 수도권은 왜 10만명당 1명 꼴로 확진자가 나오겠나”라며 “숫자가 명백히 말하고 있다. 우리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것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상하다. 보수 야당은 왜 대구 시민들이 요구하는 강제 수사를 검찰에 압박하지 않는가, 검찰은 왜 움직이지 않는가, 언론은 왜 그들을 비판하지 않는가"라고 말하며 가수 김현철의 '왜 그래'라는 곡을 틀었다. 그리고 김씨는 "일주일에 (마스크) 2장이면 충분한데 불안한 분들이 있다"며 "저 같으면 일주일에 1장이면 충분하다. 불만은 원래 끝도 없다"고도 했다.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다. 한 네티즌은 "김어준 뉴스공장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들어보라. 나도 대구 출신이지만 지역 비하발언은 1도 없었다. 대구가 이만큼 심각한데 왜 신천지 압수수색을 방치한 거냐는 이야기와 통계를 전국적으로 평균하지 말고 지역적으로 구분하면 대구가 가장 심각하니 대구 경북을 집중적으로 방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이야기였다"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대구 사태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대구에 피해가 집중돼 있으니 그 주요 원인이었던 신천지 압수수색을 빨리 실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교묘하게 편집해 진위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어준을 비판하는 댓글들도 상당히 많다. 한 네티즌은 "신천지독박프레임, 반일죽창프레임 선동 왜 안나오나 했다. 신천지 문제있지만 99% 협조해서 검사 받지 않았나? 26만명 중에 돌아이 몇 백명, 몇 천명 없을까? 그렇게 정상 아닌 사람 가지고 신천지가 협조안한다고 할 수 있는가? 확진자들 그렇게 돌아다니지 말라해도 말 안듣고 돌아다니는 사람있듯이.. 지금 신천지프레임으로 가두고 정부 무능과 실책은 온데 간데 없다. 어제부터는 반일죽창프레임 가동중이다. 개돼지됨의 여부는 이 프레임에 말리느냐 아니냐이다. 보수도 보고 배울거는 배워야 한다. 이들의 뻔뻔한 프레임 낙인 딱지 전략. 꼭 갚아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어준의 발언은 대구가 명백하게 코로나19와 신천지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또 그 지역에서 신천지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구하는데 보수야당은 왜 나서지 않는가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발언의 기저에는 대구시민들이 그렇게 한결같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핵심원인인 신천지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왜 나서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깔려 있다. 검찰의 신천지 압수수색 외면에 대한 지적을 하면서 '코로나는 대구 사태'라고 언급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권영진 대구시장. 문 대통령과 권 시장은 보수 진보세력으로부터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근거 없는 비방과 정치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김어준의 발언 또한 대구를 코로나 발생 핵심지역으로 보면서, 그 주요원인인 신천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합당한 지적이다. 이와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전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임하고는 있지만,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같이 짚어주었다면 코로나19 사태를 '대구 신천지로만 프레임화 한다'는 비판은 좀 덜 수 있었을 것이다. 

 

마스크 부족 사태도 '나같으면 일주일에 한장이면 충분하다'며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과도하게 사재기를 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말에 이의경 식약처장이 부랴부랴 현장방문까지 하며 마스크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허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몇차례의 사과와 구입 5부제까지 내놓았지만 부족사태는 여전하다. 애초 정책판단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모자랄 수도 있으니 아껴쓰라'는 것과 사태 초기에 '물량을 충분히 공급한다고 했다가 부족해지자 아껴써라'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정부의 명백한 마스크 공급수요 예측 실수가 있었던 것이 드러나고 있다. 마스크 줄서기 행렬에 대해 '불만은 원래 끝이 없다'고 비난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친 정부적이고 친 여당적인 스탠스와 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야당이 볼 때) 쉴드 때문에 김어준의 방송이 정치편향성이 심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교통방송도 엄연히 공영방송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작은 사안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더 균형감 있는 가치판단과 보도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대구는 코로나19의 끓는 화마 한가운데에 있다. 사소한 발언 하나도 그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현재 대구는 코로나19로 사실상의 자체봉쇄를 하며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대구가 미래통합당의 주요 근거지라는 점을 내세워 코로나19를 정치 프레임화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소속의 권영진 시장에 대해서도 '능력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보수야당만 찍으니 저렇게 실력없는 시장이 갈팡질팡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를 보내기도 한다.


 

한편 일부 친문세력들의 코로나19 정치 프레임화가 도를 넘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위 소속 인사는 "대구는 미통당(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 청년위의 A씨는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치 코로나 사건 덕분에 문재인에 대한 신뢰가 강해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금 문 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니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고 했다. 이어 "대구·경북에 코로나 감염자가 아무리 폭증해도 타 지역까지 번지지만 않는다면 상관없는 문제"라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다른 지역은 안전하게 잘 보호해줘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엔 "대구는 무능력 그 자체"라며 "표는 통합당에 몰아주면서 위기 때는 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게 왜 많은지 이해가 안 된다. 양심이 없다"고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 청년위원회는 6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A씨를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현재 보수와 진보세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사태를 두고도 진영대결을 펼치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날마다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전국 지자체장 중 가장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진보진영에서는 그의 대처 능력이 형편없다고 공격한다. 그리고 그런 무능한 단체장을 뽑은 대구지역민들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정치 프레임화하고 있다.

 

물론 권 시장이 코로나19에 대처를 잘 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위기 대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대구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는 장수다.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이 코로나19를 정치공세화 한다는 비판이 있듯이 진보진영 일부세력 또한 '대구시장 무능론' 등과 같은 마타도어식 정치공세를 퍼붓는 것도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진보진영은 권 시장에게 중앙정부에 돈만 요구하는 무능한 시장이라는 프레임을, 보수진영은 문 대통령에게 중국인입국금지도 하지 않고 오로지 중국만 바라보고 사는 친중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양쪽 주장 모두 객관성과 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정치공세적 성격이 강하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지금도 우리는 가장 중요한 교훈 하나를 배우고 있다. '국난 극복을 위해서는 좌도 우도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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