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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승부수, 호평받는 '추미애 카드'는 성공할까?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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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뒤 자신의 의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앞두고 환하게 웃는 모습. 법무부 장관을 찍고 그에게 마지막 대권도전의 기회가 주어질까?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승부수가 다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조국 전 장관을 내세워 검찰을 직할통치할 계획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검찰의 1차 저항에 밀려 패퇴한 꼴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원투수 추미애 의원을 투입했다. 추 의원 카드는 조국 전 장관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카드에 대해 호평일색인 것 같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보다 더 세다”며 “검찰개혁 과정에서 검찰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법무부 신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본다”며 “5선 의원으로 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상당히 고집스러워 잘 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학자로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이지만 추 후보자는 법조인, 판사 출신으로서 국회의원을 하면서 강력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오히려 조 전 장관보다도 더 센 사람이라고 느낀다”며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공적인 문제를 중시하고 한번 결정하면 아주 고집스럽게 누구와 타협하지 않고 추진하는 강성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호흡을 깨지도록 하지는 않겠지만 녹록하게 타협을 하거나 그러한 일은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개혁뿐만 아니라 판사 출신이기 때문에 사법부 개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타협보다는 원리 원칙적인 검찰 개혁을 추진하리라고 본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은 물론 국회에서도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된다. 그렇지만 5선 의원이기 때문에 또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도 추미애 의원이 잘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성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판단처럼 추미애 장관이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인지"에 대해 "여권 내부 의견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정치적 중량감이다. ‘5선 국회의원’은 도박으로 딴 계급장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위기 돌파와 갈등 조정의 전문가다. 더구나 추미애 의원은 정당의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다. 기세 싸움에서 윤석열 검찰에 밀리지 않을 것이다.

둘째, 법조인이다. 추미애 의원은 법과 원칙을 지나칠 정도로 따지는 사람이다. 법무부 장관이 되면 주로 검사 인사, 수사 지휘 등 합법적 수단으로 검찰을 통제해야 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법과 원칙이다.

셋째, 균형 감각이다. 추미애 의원은 고집이 세지만 이상론자는 아니다. 2013년 <물러서지 않는 진심>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 추미애 의원이 이런 글을 썼다.

“나는 이상파와 현실파 양쪽으로부터 욕을 먹더라도 현실을 딛고 이상을 향해 한 걸음씩 옮기고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치 지도자라면 더 그렇다.”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은 대체로 추 의원의 정치경력과 소신 등을 놓고 볼 때 잘 해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이 문제를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 의원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선택하긴 했지만, 그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본다. 추 의원이 훌륭한 카드이긴 하지만, 검찰개혁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고 이런 논란이 결과적으로 검찰 개혁도 성공하지 못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 

 

먼저 추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부터 철저하게 비주류로서, 좋게 말하면 소신있는 지도자였지만, 좀 더 냉혹하게 말하면 철저하게 본인 위주의, 추미애식 대권정치에 입각한 행보를 보여왔다. 정치를 오로지 추미애라는 '태양'의 위치에서만 바라보고 해왔기 때문에 가끔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을 할 때가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봐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추 의원은 주저없이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 2016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자신이 찬성표를 던졌던 것에 대해 "정치 인생 중에 가장 큰 실수고 과오"라며 사과의 뜻을 밝히기는 했다.

 

필자는 추 의원이 당시 탄핵 찬성표를 던진 것이 정치적 소신이라기보다 '추미애라는 대권 주자가 노무현보다 더 낫다는 심중의 뜻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믿는다. 다분히 감정적이고 우월적인 시각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의 준거는 경쟁자와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소신과 철학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추 의원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성은 전혀 소신있는 선택이 아닌, 대권병에 의해 경도된 욕심을 정치행위로 투사시킨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추미애 의원의 정치적 선택 관성은 그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추미애 의원이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사죄의미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는 추 의원의 정치적 품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는 않는다. 그는 원칙과 소신이 있지만 화합형 정치인은 아니다. 정치를 오래 했는데도 친하거나 가깝다는 국회의원은 별로 없다. 동료 의원들 중에는 그를 지칭할 때 ‘대왕대비 마마’라고 비꼬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 의원들도 그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 눈치다."

 

필자는 추미애 의원이 대통령은 아니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대통령의 지위에 오른 사람으로서 인식하며 모든 정치적 선택의 순간에도 그런 준거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친문계 사이에 추미애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도 또 결이 다른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이해찬 대표 또한 노무현 대통령도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고집이 대단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대표는 대권욕심은 없었다.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다진 강철같은 정치적 이념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타협보다는 독선을 택한 지도자였다.

 

하지만 추미애 의원의 결은 이해찬 대표와는 다른 '추미애식 독자노선'이었다. 여기에는 어떤 일정한 기준과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어찌보면 (주류에 대한)반대를 위한 반대의 결을 가진 지도자였다. 그래서 친문계는 추 의원과 화학적으로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와 추미애 대표 사이에 선대위 인선을 둘러싸고 마찰이 있었을 때 정점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이후 추미애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이 '성격이 너무 강한 사람을 좋아 하지 않는 것'(성한용)도 이유가 됐지만, 모든 행성이 추미애를 위주로 돌아야 한다는 '대왕대비 마마'의 자의식이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필자는 추미애 의원의 이런 독단적인 노선이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현실정치에 발현될 것이라고 본다. 본인이 당연히 검찰개혁에 소신껏 임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추미애 장관'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청-법 갈등의 단초가 보인다는 것이다.

 

필자만의 상상의 나래는 이렇게 전개된다. 추 의원이 먼저 검찰개혁을 하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 위주의 인맥을 쳐내는 등의 가시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이 내놓았던 파격적인 검찰개혁안도 그대로 실행에 옮길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도 검찰을 지휘하는 최종 리더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비리 파일'을 파악하게 될 것이고, 때로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친문 또는 문재인 대통령과 직결되는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할 수 있다. 검찰과는 '오월동주'를 하며 문재인 정권의 비리에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것을 척결하려 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해 추미애라는 구원투수를 불렀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친문 핵심실세들과 필연적인 권력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돌발적인 변수에 대해 청와대는 '추미애 장관'을 극도로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추 장관 또한 고집스럽게 물러서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추미애 장관'이 '검찰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더 강하게 강조할 수도 있다.

 

평소 원칙주의자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추 의원이라면, 소신있는 판사출신이라면, 검찰의 독립 또한 중요한 '개혁명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물론 일각에서는 추 의원이 2004년 정치자금 관련으로 남편이 기소됐고, 2016년에는 당 대표로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검찰과는 개인적 악연이 많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이런 '청-법 갈등'이 검찰개혁이라는 본질은 희석되고 청와대가 추미애 장관의 소신(대권)행보 뒤치다꺼리에만 빠질 수도 있다.


 

조금 극단적인 상상을 해보았다. 사실 추 장관은 다음 총선에도 나가지 않고 어찌 보면 자신의 마지막 정치 행보를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보다는 추미애 장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권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추미애가 6선까지 포기하면서 검찰개혁에 올인했다면, 본인으로서는 당연히 법무부장관직을 훌륭하게 수행한 뒤 그것을 발판으로 대권주자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는 기적을 노릴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더욱 문재인 정권의 '주문'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주변 행성들이 추미애 위주로 돌고 있다는 믿음이 사그라지지 않았다면 추미애의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권과의 필연적인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 검찰과의 충돌을 예견하는 것은 추미애 의원의 대권시계를 놓고 볼 때, 1차원적인 시각이자 단견이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구원투수를 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하려 하는 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장관 취임 초기는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겠지만, 총선을 넘어서면서 추미애 장관은 반드시 대권주자 행보를 보일 것이다. 이럴 경우 검찰개혁은 잿밥이 되고 추미애 장관의 대권 염불이 더 크게 울려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추미애 의원은 지난해 8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대권도전 질문에 대해 그는 “제 입으로 말할 순 없죠.(웃음) 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문재인 정부 성공이 먼저입니다. 그런 평가가 누적됐을 때 (기회가) 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추 의원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다.

 

"정치라는 게 정말 구름 같아서요. 어떤 경우는 뭉쳐서 먹구름이 되기도 하고, 뭉쳐놨다고 한들 바람 불면 흩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정치(계파)라는 게 구름같다. 어떤 경우는 (친문)뭉쳐서 잘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때는 순식간에 깨지기도 한다(친박)는 말로도 들린다. 추미애 의원은 인터뷰 중간에 "나는 계파 꽃가마 없이 바닥부터 여기까지 왔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정치 인생을 회고한 바 있다. 추미애라는 태양은 아마도 한국 정치사에서 최초의 계파 없는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추미애 의원이 2016년 민주당 대표에 당선된 뒤 당원들 환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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