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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뉴스 피처링(2017.6.26) 최순실, 한미정상회담, '신 부적격 3인방' 본문
오늘부터 피처링이 '뉴스 피처링' 코너를 신설합니다. 한 주간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찾아 소개와 함께 해설과 뒷이야기 등을 전할 예정입니다. 뉴스 피처링을 통해 당신의 뉴스 감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최대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최순실의 ‘상왕정치’ 꼬리 잡혔나
건국 이래 최악의 ‘프로농단러’로 치부되고 있는 최순실의 마각이 서서히 드러나는군요. 최순실은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관세청장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검찰 조사 드러났습니다. 그는 자신과 친한 관세청의 ‘일개’ 과장에게 누가 청장이 되면 좋겠느냐고 ‘자문’을 구한 뒤 실제로 그를 관세청장에 임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은 고영태씨에게 그 관세청장 후보자를 ‘검증’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일을 고 씨가 한 셈이 되었군요. 이렇게 되면 대통령은 최순실이 되는 거네요.
그리고 달콤한 권력에 눈이 어두웠던 문제의 그 관세청장은, 강남 아줌마에게 충성맹세까지 했다고 합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의 자리욕심을 여실히 보여주는군요. 사실 관세청장은 일반적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이 맡아 온 자리여서 관세청 출신인 천 청장 임명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천 청장은 관세청이 청와대에 추천한 3배수 후보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천 청장은 자신의 부하 추천을 받아 최순실을 ‘영접’하는 행운까지 얻게되네요. 천 청장은 취임 다음 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식당에서 최순실을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합니다. 천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를 상석에 앉히고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천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시인했습니다.
더구나 천 청장은 지난해 4월 말 서울 강남구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근처 카페에서 고영태 씨와 만나 일종의 면접을 봤다고 합니다. 최순실이 부하를 시켜서 그 사람 좀 어떤지 보고오라고 했겠죠. 최순실의 관세청장 인사 개입 정황은 앞서 검찰이 2월 20일 최의 재판에서 공개한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 파일에 따르면 고 씨는 “중요한 것 또 하나, (최 씨의) 오더(명령)가 있는데, 세관청장, 세관장, 아니 세관장이란다, 국세청장. 국세청장을 하나 임명하라는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관세청장의 정확한 직함도 모르는 ‘아이’에게 그 사람의 면접을 보게 한 것이죠. 대한민국의 공무원 채용 시스템이 이토록 희화화된 적이 있었을까요? 물론 대통령의 측근이 주변의 인물을 천거하는 비공식 과정이 있겠지만, 이렇게 대낮에 버젓이 아무런 직함이나 전문성도 없는 강남 아줌마가 부하를 시켜 차관급 관세청장을 뽑는 사전면접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재판 결과가 곧 나오겠죠. 이대 학사비리만으로 일단 3년을 선고 받았는데 이런 국정농단 정황이 하나 둘씩 나오면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도 가능할 수 있겠죠. 징역형보다 한 나라의 인사 시스템이 이렇게까지 작살이 난 건 단군 이래 처음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승진점수 관리하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이번 해프닝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지, 아득해지는군요.
2. 극심배려형과 자유분방형의 충돌? 한미정상회담 어떻게 될까
6월 마지막 주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중요한 ‘슈퍼위크’가 될 전망입니다. 26일부터 한주간 6명의 장·차관급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고, 오는 28일부터는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합니다. 문 대통령은 주말 휴식을 모두 반납한 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상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럭비공’이라 청와대는 예상되는 모든 시나리오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에 맞는 대응법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정치권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도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논란, 북한에 억류됐던 웜비어씨 사망 등 ‘악재’도 있지만 두 사람의 ‘케미’가 제대로 맞을지 그게 더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분방형, 문재인 대통령은 지극배려형으로 완전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좀처럼 주변인물들에게 신경을 잘 안 쓰는 것으로 유명하죠. 자기 책상 앞에 놓인 옆사람의 찻잔을 영역을 침범했다고 느끼는지 슬쩍 옆사람 앞으로 찻잔을 밀어내는 다소 ‘무례한’ 장면도 자주 포착되곤 합니다.
문 대통령은 1953년생으로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7살이 젊습니다. 살아온 길도 문 대통령은 변호사였지만 ‘흙수저’ 느낌이 강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수성가해 큰 기업을 이룬 대표적인 금수저입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약점’은 바로 재미가 없다는 점인데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단 둘이 있을 때 얼마나 재밌는 시간을 보낼지 기대 반 우려 반이네요. 그리고 두 사람의 스킨십 스타일도 아주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가락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세게 잡는 악수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프랑스의 젊은 대통령 마카롱과 악수로 기싸움을 하던 장면이 떠으로네요. 하지만 문 대통령은 상대를 배려해서인지 그렇게 세게 악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정상회담은 국가간 정상의 만남이긴 하지만, 어쨌든 처음 본 사람끼리 만나는 ‘인간적인 만남’인 것도 사실입니다. 다루는 주제의 폭과 깊이에 비해 만나는 시간은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래서 정상회담, 환영행사, 공동 기자회견 등을 위해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하지만 그 전에 서로 본 적이 있거나 친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과정이 훨씬 부드럽게 됩니다. 초면인지라 아이스 브레이킹 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빼 먹을 수도 있겠죠. 실무진이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해도 역시 정상들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의제도 있을 겁니다. 이래서 외교력이 중요한 것이지요.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고 그냥 인사하는 수준에서 잘 마무리를 짓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들 합니다. 너무 욕심을 내다가 오히려 ‘럭비공’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음이 알려지면 역효과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정상회담이라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고, 또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선 절대적인 시간도 필요한 만큼 문 대통령도 참모들이 준비한 의제를 잘 실행하는 선에서 침착하게 하고 돌아왔으면 하네요.
3.“부적격 신 3종 세트” 인사청문회 단단히 벼르는 야당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국내에선 6명의 장·차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됩니다. 문재인 정부에게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한주입니다.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28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29일에는 김상곤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마지막으로 30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에 대한 임명 강행에 뿔난 야당들은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특히 김상곤·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를 ‘신 3종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지명철회 혹은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좌편향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 송 후보자는 방산업체인 LIG넥스원과의 유착 의혹 및 고액 수임료 논란, 조 후보자는 임금체불·음주운전·한국여론방송 사회이사 등재 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야 3당의 입장은 각양각색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이미 당은 ‘누더기’가 된 상태입니다. 이번에 부적격 후보자 3인에 대한 태클을 심하게 건다고 해서 더 손해볼 것도 없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어정쩡한 국민의당 바른정당보다 자신들이 선명한 야당이라며 큰 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막가파식으로 막가는 자유한국당을 보면서 애처롭다 못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바른정당은 합리적인 이혜훈 의원을 새 대표로 뽑았습니다.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묻지마 반대를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내에서는 확실한 야당 DNA를 살려야 바른정당이 살아날 것이라며 강한 대처를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겉으로는 부적격 3인에 대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치열한 ‘전의’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미 당내에서는 여당과의 ‘연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으로 국민의당은 당당하고 떳떳한 야당, 정부에 협조할 것은 거리낌 없이 인색함 없이 협조하는 ‘준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함께하겠다”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여당이면 여당이지 준 여당은 또 뭔가요? 좋은 보상이 있을 땐 ‘여당’이 되고, 별 실익이 없을 땐 ‘야당’이 되겠다는 것인데요. 웃기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짐 싸들고 민주당으로 들어가는 게 나을 것입니다. 야당은 야당의 정체성과 색깔이 확실할 때 빛이 납니다. 무조건 반대를 하라는 것이 아니죠. 높은 지지율로 일방적인 정국 운영을 하는 여당에 대해 비판적인 견제를 하라는 게 국민들의 마음 아닐까요?
오늘의 뉴스 피처링은 여기에서 마칩니다. 다음에는 보다 뜨거운 이슈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 피처링(feat.kino)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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