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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으로 본 한반도 안보 위기 정국의 척화파 주화파는 누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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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으로 본 한반도 안보 위기 정국의 척화파 주화파는 누구?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10. 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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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극장가에 개봉해 추석 연휴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영화 '남한산성'에 정치인들의 관람평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4일 오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한산성을 보면서 나라의 힘이 약하고 군주가 무능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고 전란의 참화를 겪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무능과 신하들의 명분론 때문"이라며 "비록 다소 역사의 왜곡은 있지만 북핵 위기에 한국 지도자들이 새겨 봐야 할 영화라고 본다"고 영화를 평가했다. 

  

홍 대표는 영화와 관련해 "척화파와 주화파의 논쟁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한산성을 관람하고 돌아와 "얼마든지 외교적 노력으로 사전에 전쟁을 예방하고 또한 백성의 도탄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민족의 굴욕과 백성의 도륙을 초래한 자들은 역사 속의 죄인이 아닐 수 없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잘못된 현실판단과 무대책의 명분에 사로잡혀 임진왜란에 이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것"이라고 영화평을 남긴 바 있다.


 


남한산성은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1636년 인조 14년 청나라의 공격에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에 피신한 역사적 사건을 스크린에 재구성한 영화다. 

  

홍 대표가 말한 척화파와 주화파는 각각 청의 공격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과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백성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했다. 작품에서는 척화파의 수장 김상헌 역을 배우 김윤석씨가, 주화파 최명길 역은 배우 이병헌씨가 맡았다. 대립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조 역은 배우 박해일씨가 맡아 열연했다. 

  

주화파와 척화파는 패전에 따른 강화(講和)를 논의할 때 등장하기 마련이다. 패색이 짙은 아군의 내부에서 '적군과의 강화교섭을 시작할 것인가, 적군과 끝까지 싸워 장렬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의 양자택일을 놓고 격론을 벌인다. 전자가 주화파라면 후자는 척화파이다. 전자가 비교적 온건한데 비하여 후자는 강경하다. 


척화파 김상헌은 국치를 한탄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자결을 기도하다가 두문불출 했고, 주화파 최명길은 이후 영의정에 올라 복잡한 대외문제 등 전후처리를 담당하게 된다. 


끝까지 대의를 지키고자 분전한 김상헌은 충절의 상징으로 부각되어 당대의 선비들에게 추앙을 받았지만, 끝까지 나라를 구하고자 분전한 최명길은 당대의 성리학적 사대 분위기에 밀려 폄하되었고, 결국 변절자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국가와 민생을 위해 대의를 버린 소인배라는 비난마저 감수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후대의 선비들에게 재평가를 받게 된다. 




지금 북한의 핵도발과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 미국의 한국 무시 경향 등이 얽히며 한국은 과거 병자호란과 같은 위기에 빠져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 한국의 정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남한산성의 저자 김훈은 올해 6월 ‘저자와의 만남’에서 남한산성과 국내정치를 비교한 적이 있었다.


김훈은 ‘남한산성’을 탈고한 지 몇 년 후 초겨울에 전라도 해남 우수영에서 열린 명량대첩 축제를 구경하고 서울로 올라 오는 KTX열차에서 함께 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남한산성’에 관해 나눈 대화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김훈 작가에게 ‘작가는 김상헌과 최명길 중 어느 편이냐’고 묻고 김 대통령 스스로는 최명길을 긍정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말에 대해 “그분은 김상헌의 우뚝한 뜻을 치하하면서도 현실의 땅위를 걸어간 최명길을 긍정하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협할 수 없는 이념의 지향성과 당면한 현실의 절벽 사이에 몸을 갈면서 인고의 세월을 버티어 내며 길을 열어간 그분의 생애를 생각했다”고 대화의 소감도 피력해 놓았다.


또한 김훈 작가는 ‘남한산성’ 100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는 현실의 길을 걸어간 김 전 대통령이 현실의 길을 택한 최명길을 긍정할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한다며 조선시대의 언어와 관념의 문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통탄했다. 그리고 이 문제의 실례로 북한과 관련한 정치권의 주적 논쟁을 들었다. 




김 작가는 '엄연한 정치.군사적 실체인 북한을 놓고 주적이냐 국가냐 이렇게 묻는 것’은 "병자호란 때 조선이 '정의냐 불의냐 도덕적이냐 아니냐'의 관점에서 청나라를 대했던 것과 같은 아주 몽롱하고 무지한 관념에 빠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작가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그 전에 명에 했던 것처럼 군사.외교적 주권을 포기하면서 200여년 간 청나라에 굴욕적인 사대의 예를 바쳐왔다”며 “이런 사실을 인정해야 된다”고 말했다. '인간의 역사는 영광과 자존만으로 구성될 수 없으며 치욕스러운 역사도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조선시대 사대라는 것은 약자가 강자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술로써 어쩔 수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남한산성의 저자 김훈이 말하려고 했던, 여야 정치인들에게 던지려고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북한의 핵 도발로 우리는 중국 미국 일본에 끼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싸우자고 하면 기분이야 낼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실익’은 무엇인지도 냉정하게 찾아봐야 한다. 인내의 과정은 쓰겠지만, 그 달콤한 열매는 우리 후손들이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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