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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칼럼] 행복의 반납이 주는 선물

성기노피처링대표 2024. 3. 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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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자꾸 해외여행으로 날 데리고 간다. 그 유튜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 중 하나는 한국이 뭐든지 빠르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계좌개설 하는데 3달이 걸렸다고 푸념하는 유학생을 보면서 나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전화만 하면 뭐든지 빨리 와서 해결해주고 자기 전 주문하면 새벽에 물건이 도착해있는 나라에서 선진국 유럽도 우리에겐 그저 불편하고 허술해보이기만 한다.

한편으론 지금 우리가 세계신기록의 편의성을 누리는 뒷면에는 그 초고속 궤도를 멈추지 않게 뼈를 갈아서 돌려야만 하는, 누군가의 희생과 행복의 유예가 있을 거 같아 맘이 편치가 않다. 이렇게 발전하고 편리한 세상에 살면 누구나 평균율의 행복감 정도는 느껴야겠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작년 OECD 국가중 자살률이 10만명당 24.1명으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리투아니아 20.3명을 여유있게 앞선다.

비교하기 불편한 수치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 편리함과 삶의 포기 비율 사이의 간극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타 국가의 느리고 더딘 시스템 뒤에는 어쩌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누군가의 행복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과 배려가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개인의 행복에만 과몰입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나만 편하면, 내 가족만 괜찮다면 타인의 불행이나 사회의 불의 따위는 관심조차 주지 않아도 된다는 외면과 도피를 이 팍팍한 삶이 그 핑곗거리로 제공해 주는 것 같다.

문득, 세계 극단의 초스피드 생활의 편리함은 어떤 이의 행복의 반납과 여유의 유예 때문에 누리는 으시시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느려터지고 불편해도 기다리는 지혜와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인내하는 정속주행의 한국도 꽤 근사한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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